도산 안창호의 대공주의
도산의 독자적 사상으로 굳이 언급할만한 것은 사실 대공주의가 유일할 것입니다. 특히 대공주의라는 신조어는 독창성이 빼어납니다.
사실 도산의 대공주의 발표시점이 유럽의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의 선언보다 시기적으로 몇 십년(?) 앞선 것으로 기억합니다.
도산의 초기의 사상인 공화주의는 이미 그 시대에 세계적으로 많이 보편화 되었으며 이승만도 이를 주장했고 심지어 군주제를 폐지하기 위해 고종의 퇴위 운동을 벌이다 체포 구금되기도 했습니다. 도산이 주도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정치적 결사체인 신민회의 주요 정치노선이 공화주의였다는 것은 정치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실입니다.
공화제는 군주제에 대칭되는 말입니다. 군주제가 군주에게 권력이 주어졌다면 공화제는 국민에게 권력이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공화주의=민주주의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사민주의 모두 군주제를 폐지했다는 점에서 저마다 공화주의/민주주의라 표방합니다. 군주제와 공화제를 동시에 유지하려는 입헌군주제도 있습니다. 일본과 영국의 경우입니다.
도산의 대공주의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를 통합적, 대승적으로 수렴하여 양 사상의 장점을 취하여 독립운동가들을 화합 시키고 독립 후의 새 나라의 체제로 삼으려 했다는 점입니다. 해방 후 미군정과 동아일보의 여론조사결과 사회주의에 대한 선호도가 70%를 점했다는 사실을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좌우를 합리적 대승적으로 수렴하려는 의지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 민족에게 매우 절실합니다. 좌우 통합적 독립운동이나 양극화된 체제하에 분단된 남북한을 통일하려는 것이나 상황은 정확히 동일합니다.
그래서 대공주의의 오늘의 시대적 가치가 막대하고 유의미한 것입니다. 도산의 선각적 사상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