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뒤 미국 4분의1이 ‘체감온도 122도 열사병 지대”
- 싱크탱크 분석…인구 1억명 이상이 2050년대 ‘극열벨트’ 진입
미국 다수 지역에서 30년 뒤 한여름에 체감온도 섭씨 50도(화씨 122도)를 넘는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 위기를 연구하는 뉴욕의 비영리 단체 '퍼스트 스트리트 파운데이션'(First Street Foundation)은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2053년에는 텍사스주 북부, 루이지애나주에서 미주리주, 아이오와주를 거쳐 위스콘신주 국경까지 열지수가 섭씨 51도를 넘어가는 '극열 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미국 인구 3억3천만명 정도 중 1억760만명 정도가 사는 곳으로 미국 면적 4분의 1에 해당한다.
열지수는 미국 기상청(NWS)이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지수화한 체감온도다.
NWS는 이를 4단계로 분류하는데 열지수 51도 이상은 가장 높은 단계인 '극도의 위험'에 속한다.
NWS는 이 같은 단계에 노출되면 "열사병에 걸릴 위험이 매우 크다"고 경고한다.
그 전 수준인 3단계(열지수 39∼51도)의 경우에도 장기간 야외활동을 할 경우 열경련, 일사병, 열사병이 닥칠 위험이 있다.
보고서는 이들 지역이 내륙에 위치해 더위를 완화할 해안의 영향을 받을 수 없어 높은 체감온도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체감온도뿐만 아니라 더위가 지속하는 기간도 악화할 전망이다.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는 현재 1년에 7일 지속되는 39도가량의 더위가 2053년에는 34일 동안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 외 지역이 최고 온도가 지속되는 기간도 현재 평균 7일에서 2053년에는 18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은 지금도 기온 상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여름 로키산맥 동부 대평원 일부 지역 기온은 46도까지 치솟았고, 보스턴이 37도, 포틀랜드가 38.9도를 찍는 등 곳곳이 폭염 신기록을 썼다.
매슈 에비 퍼스트 스트리트 파운데이션 최고경영자(CEO)는 기온 상승을 논의할 때 연평균을 이야기하는 건 기후 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그보다 특정 연도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극단적인 사건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곧 국가 4분의 1이 열지수(체감온도) 51도를 넘어가는 극열 벨트에 빠지는 불가피한 상황에 대비해야 하며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