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 (1)

윤필립 칼럼

<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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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 스튜던트(Professional Student)는 원래 부정적인 뉘앙스로 사용하던 말이다. 직업은 갖지 않고 학위만 계속 쌓아나가는 대학생을 일컫는 말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니 말의 의미도 바뀐다. 대학에만 머물며 사회생활과 성인의 삶을 회피하는 온실 속 화초의 모습이 아니라, 치열하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변화에도 신속히 대응하려고 상시로 공부하는, 계속 성장하고 진화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프로페셔널 워커(Professional Worker)이면서 동시에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앞으로 살아남을 사람이다. 롱런(Long run) 하려면, 롱런(Long learn)해야한다는 말이 괜히 나오게 아니다.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 변화와 미래도 어떤 입장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팬데믹 기간에 쌓인 재정적, 경제적 위기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고난의 시기가 팬데믹 종식 이후 시작된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의 생존력과 경쟁력도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우리가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되는 건,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 항목이 되었다. 팬데믹이 끝나면 2019년의 삶으로 고스란히 돌아갈 거라는 생각은 아주 나이브한 발상이다. 그만큼 세상 돌아가는 판도에 대한 감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순진한 것은 무능한 것이고, 무능하면 위기를 부른다.

 

팬데믹이라는 터널에 들어섰을 때 25세였는데, 1년 뒤에 터널을 나와 보니, 세상은 5년 뒤인 30세에 기대했던 세상으로 변해 있을 수 있다. 5년이 걸릴 만한 디지털화가 1년 안에 일어날 수 있다. 디지털 혁신이 팬데믹 이면에 숨겨져 있지만, 대폭발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거대한 창의적 파괴의 시대를 촉발할 것이다. - 2020년 12월, 토머스 프리드먼이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다시 팬데믹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의미이자, 판이 바뀐다는 의미다. 팬데믹이 세상의 변화를 5년쯤 앞당긴다는 것은, 이런 변화에 바로 대응하지 못하는 이들은 5년쯤 뒤처진다는 얘기도 된다. 냉정하게 말하면, 세상이 빨리 바뀌면 개인으로선 기회보다 위기가 더 많아진다. 세상이 5년쯤 앞당겨지면, 로봇과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대체도 그만큼 앞당겨진다. 기업들은 확진자가 1명 생기면, 생산 라인을 중단하고, 건물을 폐쇄하고, 물류센터를 닫아야 했다. 그러니,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자동화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이번 팬데믹이 우리의 일자리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상황을 더 앞당기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이 세 회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자 모두 로봇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투자하기 시작해서 2020년을 기점으로 추자를 적극 확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세 회사가 공교롭게도 로봇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사업부 이관을 결정한 시점이 2020년이다. 우연이 아니다. 2020년은 팬데믹의 해가 아니라 로봇 사업이 성장하는 변곡점이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차를 테스트 버전으로 만들어 발표한 것도 2020년이고,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자율주행 경쟁도 치열하다. 아마존이 2020년 6월 인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Zoox)가 2020년 12월에 자율주행 택시를 공개했다. 핸들과 가속 페달, 브레이크 등 사람이 직접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아예 없다. 운전석, 조수석의 개념도 없고, 최대 4명이 마치 기차 객실처럼 서로 마주 앉는다. 글로벌 IT기업들이 퀀텀 점프한다고 할 정도로 비약적 도약과 성장의 계기를 만들어낸 것도 팬데믹 효과다. 당연히 팬데믹 이후에 더 거침이 산업적 주도권과 사회, 문화, 경제를 장악할 것이다.

 

돈이 충분치 않다면 결국 믿을 건 실력뿐이고 그 방법은 공부뿐이다.


100세까지 꾸준히 배우고 일할 각오로 인생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노년은 '선물'이 아니라 고독과 빈곤 속 '저주'다 될 수 있다. 런던 비즈니스스쿨의 린다 그래튼 교수가 2017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아주 먼 막연한 미래 같을 수도 있으나, 준비 없이 맞이한 미래는 저주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분명한 건 팬데믹 이후의 변화가 약자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하리란 점이다. 부자들과 상류층은 이번 변화에서 기회가 많다. 하지만, 다수를 차지하는 중산층과 서민들에겐 그 반대다. 팬데믹 종식에 환호하며 박수칠 게 아니라, 진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심기일전 각오를 다져야 할 때다.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로 거듭나야 할 때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문성을 쌓아야 한다. 지금도 전문가가 유리하지만 앞으로는 더욱더 그렇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이과 지위를 버려라. 나이과 지위가 가진 힘, 소위 나이빨, 지위빨로 이룬 것을 자신의 실력으로 이루었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 착각에 빠지면 안일해지고 공부를 소홀히 한다. 결국 새로운 전문지식을 계속 배우는 능력과 함게 위기대응력, 순발력, 생존력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프로페셔널 스튜던트의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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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필립  |  필리핀 중앙교회 담임목사, 아브라함 신학교 총장 

              저서 : ‘그들에게는 예수의 심장이 뛰고 있다', ‘하나님의 지팡이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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