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 (3)
삼성, 현대, LG, SK, 한화, 롯데 등 대기업과 정부기관에서 2천회 이상 강연을 한 저자에게 우리는 지극히 현실적인 질문을 하고 싶고, 지극히 실질적인 답변을 듣고 싶다.
대학은 꼭 가야 할까? 솔직히 현실의 진짜 부자들은 서울대 타령을 끝낸 지 오래다. 가면 좋지만, 서울대 가지 않더라도 별일 생기지 않는다는 걸 안다. 가방끈 길어야 유리한 시대는 끝났다. 이제 가방끈이 아니라 스킬이자 실력이 관건이다. 초등학생 유튜버가 대기업 임원보다 더 많은 연소득을 올리기도 하는 시대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변화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한 대학만 살아남는다. 당연히 4년이란 학부 기간이 크게 단축될 것이다.
어떤 전공을 선택하는 게 유리할까? 어떤 전공이라도 특별히 유리할 건 별로 없다. 어차피 모든 분야는 융합으로 간다. 결국 다른 걸 계속 배워서 융합시켜야 한다. 그러니 첫 전공 선택에 너무 의미를 두지 마라. 어떤 직업을 갖든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을 공부한 이들에게 기회가 더 많은 것이다. 2030년에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사람은 평생 8~10개 직업을 바꿔가며 일하게 될 것이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가 한 예측이다.
이동할 수 있는 자만 살아남는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능력을 발휘하며 일한다'라는 의미로 로케이션 인디펜던트(Location Independent)라고 한다. 미래 인재가 가져야 하는 기본 자질이다. 경제적 독립과 개방성을 가진 이들에게 이제 국경은 없다. 2020년 9월, <Post-COVID-19 CIO> 설문조사에 따르면, 62%는 직원들의 기술(역량) 부족으로 조직이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기업의 91%, 직원의 81%가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을 통해 업무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결국,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되는 것은 기업에도, 직장인데게도 모두 이득인 것이다.
IBM의 철학은 필요할 때마다 외부 인력을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킬링이나 업스킬링으로 내부 인재의 유기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IBM이 조직관리와 관련해 노력을 기울이는 부분 중 하나는 직원들이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IBM은 2016년 첨단 기술 영역에서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일컫는 뉴칼라를 인재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새로운 변화와 기술에 얼마나 능한지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 졸업장과 자격증보다 실제 업무에 적용할 스킬을 우선해서 고려해 채용하는 것이다. 이런 인재관 덕분에 미국 IBM에선 직원 중 1/3이 대학 학위가 없다고 한다.
이건희 회장이 1987년 회장이 된 후, 가장 먼저 내린 지시가 세계 최초 기업 내 대학인 GE의 크로톤빌 (Crotonville)을 모델로 삼성인력개발원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그는 천재 한 사람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어록을 남기고, 삼성의 핵심 가치 중 하나가 인재 제일이다. 덕분에 세계 최고 기업 중 하나가 되었다.
분명 일자리는 줄어든다. 하지만 두 분야만큼은 확실히 늘어난다. 하나는 IT분야다. 모든 산업의 주도권을 가지기도 했고, 향후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성장성이 가장 크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복지와 공공 부문이다. 과거의 관성만 고집하는 부모들은 반성하자. 공부하지 않는 부모가 변화도 모른 채, 관성에 따라 자식의 미래에 관여하는 게 제일 위험하다. 아이에게 뭐가 되고 싶은지를 묻지 말고 무슨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를 물어보세요. 그럼 대화는 누구를 위해 일할 것인지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로 바뀝니다. 이는 구글의 교육책임자 제이미 카삽(Jaime Casap)이 한 말이다. 사실 이건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중요한 얘기다. 무난하고 보현적인 실력으론 로봇과 일자리를 두고 싸워서 결코 이길 수 없다.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직장인들은 계속 늘어간다. 자신만의 오리지널(Original)을 가진 이들은 나이가 많아도 기회가 계속 이어진다. 국 우린 로봇이 아니라 언오리지널(Unoriginal)과 싸워야 한다. 효율성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전문성 없는 사람은 결코 로봇을 이길 수 없다. 당신이 원하지 않더라도 효율성 중심의 디지털 환경이 우리의 업무 환경을 장악할 것이다. 능력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살아남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안타깝지만 이미 현실이 된 미래다. 팬데믹은 우리의 현재만 두렵게 만든 게 아니라, 미래를 앞당신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교육과 일하는 방식의 급진적 혁신이 결국 우리의 일자리, 우리의 생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무난하게 중간 가는 인재는 더 이상 필요 없다.
급변하는 현실을 바로 인식해야, 내가 나아갈 방향을 잡을 수가 있다. 이 살벌한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진짜 공부를 통해 진짜 실력을 쌓는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성장하는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되어야 한다.
윤필립 | 필리핀 중앙교회 담임목사, 아브라함 신학교 총장 저서 : ‘그들에게는 예수의 심장이 뛰고 있다', ‘하나님의 지팡이를 잡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