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을 놀게하라 > (1)

윤필립 칼럼

< 아이들을 놀게하라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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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UN은 아동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제 조약인 아동권리협약을 채택했다. 협약 31조에는 아이들이 충분히 쉬고 놀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놀이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창의성을 발휘하여 능동적으로 흥미와 경험을 쌓는 일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무언가 할 시간이 없다. 특히, 한국은 명문ㅁ대 입학만을 목적으로 한 과도한 입시 경쟁 때문에 아이들이 쉬거나 놀 시간을 학원에서 잃어버리고 있다. 


미국 소아과 학회는 약 67,000명의 소아과 의사를 대표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아동의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 예컨대 면역, 미디어 노출시간, 자동차 안전, 모유 수유 등에 관하여 소아과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미국 소아과 의사들의 학습과 놀이에 대한 제언을 들어보자.


1.  놀이는 아동 교육의 필수불가결한 일부다. 놀이 시간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  모든 형태의 놀이는 아이들에게 이상적인 교육과 발전의 배경이 되어 준다.

3.  놀이가 주는 이익은 광범위하고 충분히 입증되었다. 실행 기능, 언어, 초기 수 연산, 사회적 발달, 동료 관계, 신체 발달 및 건강, 자아 통제감 증진 등이 포함된다.

4.  놀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점점 더 복잡하고 협력이 중시되는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운동능력, 사회-정서 능력, 언어능력, 실행 기능, 수학, 자기규제능력 등을 발달시킬 기회를 얻는다. 가장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상상 속의 환경과 역할에 맞게 협동하면서 자기 통제 능력을 발달시키고 가상의 사건을 추론하는 능력을 기른다.

5.  부모들이 자녀에게 행복하고 성공적인 성인기를 마련해 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이들을 온갖 학원에 이리저리 데려다주는 것도, 수많은 교외 활동과 학습 활동으로 스케줄을 빽빽하게 채우는 것도 아니며, 그저 조건 없는 사랑을 보여주고,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함께 놀고, 아주 어린 나이라고 하더라도 그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보살피고 대화하고 책을 읽어주며, 발달 과정에 적합한 효과적인 훈육을 통해 아이들을 이끄는 것이다.

6.  어린이들의 학업 준비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부모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보내는, 저비용의 독서 시간일 것이다.

7.  어린이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은 블록, 공, 양동이, 줄넘기, 인형, 미술도구 등 단순한 장난감을 통해 길러진다. 비싼 장난감일수록 오히려 놀이를 수동적으로 만들고 몸을 쓰는 경험을 줄어들게 한다.

8.  자유놀이는 아동기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모든 어린이가 창의력을 발휘하고, 반성하고, 회복탄력성을 키우고, 긴장을 풀기 위해서는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는 자유놀이 시간이 풍부해야 한다. 또한 놀이는 어른들의 지시보다 아이들 주도로 이루어져야 하며,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게임처럼 수동적인 놀이보다 적극적인 놀이가 필요하다.

9.  부모들은 아이들이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해 볼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사랑과 이해로 격려해야 한다. 혼자 놀 때나 다른 아이들과 함께 놀 때나 긍정적인 격려는 부정적인 반응보다 효과가 크다.

10.  자연에서 나무, 풀, 바위, 꽃, 곤충과 함께하는 정형화되지 않는 놀이는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영감과 신체적, 정서적 이익을 가져다준다.

11.  어린이들에게는 자신만의 필요와 능력에 기반을 두어 도전의식을 북돋우는 균형 잡힌 학습이 마련되어야지, 외부의 압박과 경쟁적인 공동체의 요구, 대학 입학을 위한 요구사항이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동을 보살피고 교육하는 프로그램은 '학업 준비' 이상의 것을 제공해야 하고, 사회적, 정서적 기술도 길러 주어야 한다.

12.  어린 시절의 배움은 시험 점수와 같은 외적 동기부여보다는 놀이를 통한 어린이 내면의 동기에 의해 더 잘 이루어진다.

13.  학교는 아이들에게 안전하고도 즐거운 곳이어야 한다. 학교에서의 실패는 자칫하면 우울증, 청소년 범죄, 지속적인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놀이와 창의적 예술 교육, 체육 교육, 사회 정서적 학습을 통해 참여가 적극 장려되어야 한다.

14.  어린 시절의 과도한 압박, 성인으로서 성공하기 위한 강도 높은 준비는 아동과 청소년들 사이의 불안, 스트레스, 우울 등 정신 건강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15.  학교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있고 싶은 곳이 되어야 한다. 저소득층을 포함하여 모든 아이들은 쉬는 시간과 체육 수업, 예술 교육을 누림으로써 잠재적인 인지, 신체, 사회 발달 능력을 최대한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학교를 좋아하게 될 것이다.

16.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국 소아과 의사들은 우리가 지금 아이들에게 주고 있는 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학교 및 가정환경을 제공해주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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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필립  |  필리핀 중앙교회 담임목사, 아브라함 신학교 총장 

              저서 : ‘그들에게는 예수의 심장이 뛰고 있다', ‘하나님의 지팡이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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