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제로베이스 리더십 - (2)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가 아닌 ‘미래’의 역량에 집중했다. 그는 ‘천재’보다는 ‘적합한 경험을 가진 인재’를 중시했다. 이 점에서 이건의 회장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리더십을 보여준다. 이건희 회장은 언제나 빌 게이츠 같은 천재급 인재를 선호했다면, 이 부회장은 천재보다는 적합한 경험을 아우르는 능력을 갖춘 경험자를 중시한다. 신종균 사장은 빛나는 천재가 아니지만, 평생 휴대폰을 만들었고, 숱하게 많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 대한민국 최고의 휴대폰 전문가이며 대가이다. 그가 가진 경험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경영의 달인’으로 알려진 GE의 전 CEO였던 잭 웰치도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리더였다. “경영은 사람 경영이다. 먼저 사람을 생각하고, 전략은 그 다음이다.” 그의 말처럼 기업의 모든 혁신과 가치 창출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사람이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경영의 실제>에서 경영자는 보스(Boss)가 아니라, 리더(Leader)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핵심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보스가 아니라, 진정한 리더형 경영자이다. 유능한 경영자는 보스가 아니라 리더여야 하고, 이론과 실무를 모두 겸비해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특권의식을 버리고, 스스로 보스의 자리에서 내려와 평범한 속의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13년 동안 볼모로 붙잡혀 살았고, 이후 오다 노부나가 밑에서 20년을, 도요토미 히데요시 밑에서 15년을 숨죽이며 살았다. 다른 사람 밑에서 그 오랜 세월을 보낸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인내의 화신이 되어, 이런 명언을 남겼다.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먼 길 같으니, 절대 서두르지 말라.”
위대한 기업들이 몰락하는 이유는 어제의 성공에 도취되어 자만심을 가지는 것이 첫 번째라고 한다. 자만심 때문에 기고만장해진 위대한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고 더 많은 시도를 하는 단계가 두 번째 이유이다. 너무나 위대한 성과를 이루었기 때문에 작은 위험과 위기 가능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단계가 바로 세 번째 이유이며 단계이다. 결국 몰락 직전까지 간 후에야 다시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그때는 너무 늦었기 때문에 회복되는 기업은 너무나도 적다는 것이다.
권력 간격 지수인 PDI가 높을수록 수직적인 문화이며, 권위주의적인 조직과 국가를 나타낸다. 놀라운 사실은 PDI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항공기 사고 발생 빈도가 높다는 사실이다. PDi가 높은 나라는 위계질서가 강해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말하기가 힘들고 어렵다. 그래서 항공기 사고의 발생 빈도가 높다. 제로베이스 리더십은 먼저 버리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가지고 있는 모든 특권의식을 다 버려야 한다. 게다가 당장 버려야 한다.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리더가 되려면 반드시 먼저 낮추고 소통해야 한다. 가장 밑바닥에 자리 잡아야 가장 먼 곳의 소리도 가장 높은 곳의 소리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경영 전략가 게리 하멜은 지금 시대는 ‘창조경영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런 시대는 경영자들이 의사결정을 한 뒤, 이를 임직원들에게 지시하는 그런 피라미드형 조직은 결국 쇠락하게 되고 만다고 주장한다. ‘노키아’ 같은 기업이 그 사례라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리더가 직원들에게 배려하고 소통하지 않고, 리더가 아이디어를 정하고, 직원들은 그것을 열심히 실천하는 그런 피라미드 형 조직은 이제 생존하는 것도 힘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마트한 배려와 소통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가, 조직과 시스템의 복잡함이다. 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추진해야 하는 목표가 너무 많을수록, 배려와 소통은 힘들어지고, 회사는 복잡하고 느리게 돌아가는 조직으로 변하게 된다. 비즈니스 환경이 점점 더 복잡해질수록 더욱더 배려가 필요하다. 복잡해질수록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관계이고, 그 관계의 토대는 배려다.
“위대한 리더 앞에서 우리의 마음은 쉽게 움직인다. 우리의 열정에 불을 붙이고 최고의 것을 끄집어 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
리더의 관대함만큼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 진정한 관대함은 어쩌다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에서 우리나와 리더의 삶 전체에 스며들어 그가 가진 시간, 돈, 재능, 갖가지 소유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존 맥스웰, <리더의 조건>
윤필립 | 필리핀 중앙교회 담임목사, 아브라함 신학교 총장 저서 : ‘그들에게는 예수의 심장이 뛰고 있다', ‘하나님의 지팡이를 잡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