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가 지도했던 학생의 어머니를 우연히 만나게 됐습니다.

이 학생은 우수한 능력으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문 사립대 여러 곳에 합격했었기에 기억에 남는 학생 중 하나였습니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아이에 대해 물으니 별로 내키지 않은 듯 주저하면서 뭔가 하소연하는 듯 대충 전해주는 얘기가 아이 때문에 적지 않은 마음 고생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어머니에 따르면 처음에 합격했을 때는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고, 온 식구가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만큼 자부심도 컸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생각지 않은 일들로 인해 부모와 적지 않은 마찰이 있었고, 이 때문에 "내가 이 고생을 하려고 아이를 명문대 보냈나?"하는 후회가 몰려왔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대학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 중에는 주변에 말못할 곤란을 겪는 경우들이 꽤 있습니다. 때론 힘들어서, 아니면 숨기고 싶은 일들이어서 가슴앓이만 하기도 합니다.

대학에 진학한 자녀들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합니다.

생각하는 것이 점점 논리적으로 바뀌고, 행동하는 것에서도 둥지를 벗어난 새처럼 자유를 추구합니다. 그리고 이는 자녀가 속한 대학 문화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 입장에서는 여전히 어린 아이로 느껴지는 자녀들이 혹 잘못된 길로 가거나 학업을 소홀히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곤 합니다.

그렇다고 매일 아니면 수시로 아이의 동태를 파악하려 하면 오히려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특히 이런 고민을 가진 부모들은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경우가 많은데, 미국 대학문화를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이 생소하고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자녀의 변화가 비뚤어진 길로 가거나 자신의 본업, 즉 학업에 소홀하지 않는 한 부모는 인내를 갖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학에 갔던 자녀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생긴다면 이를 이용해  진지하게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이해할 것은 이해하되, 부모의 의견도 전하는 시간을 만들 것을 적극 권합니다.

특히 돌이킬 수 없는 실수나 후회할 일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부모의 걱정과 우려를 정확히 알려줌으로써 아이가 이를 충분히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자신의 생활을 제어할 줄 알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약간의 방황이나 이탈을 짧은 시간에 제자리로 돌릴 수 있게 해줍니다. 이렇게 되면 점차 아이는 미래를 생각하게 되고, 진로를 보다 분명히 하게 될 것입니다.

온 가족이 아이의 대학생활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가족의 화합에 좋은 시간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