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의학에 관한 전망

남경윤의 의대칼럼

대체의학에 관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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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레지던시 매칭에 관한 얘기를 하다 '캐리비언 의대 진학에 좀 더 조심스러웠으면 좋겠다'는 필자의 의견을 듣고 많은 독자들이 의대에 진학하지 못한 경우 캐리비언 의대나 헝가리 등 미국 의대에 비해 입학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의대에 진학하는 것과 한의대 등의 대체의학에 관심을 갖는 것 중에 어떤 것이 전망이 좋을 지에 대한 질문을 해왔다. 그렇기에 오늘은 미국 의학계가 대체의학에 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고자 한다.

 

같은 질문을 10년 전에 했다면 아직은 먼 길이지만 한의학 등의 대체의학도 우리 자녀들이 사회의 주역이 되는 시점에는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겠지만 오늘의 대답은 벌써 그 날이 시작되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적어도 영어로 진료가 가능한 한의사들은 주류사회의 젊은 지성인들에게 자신의 건강을 매주나 격주 등 정기적인 진료로 챙겨주는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 이는 카이로프랙터(척추전문의)를 정기적으로 찾아 몸상태를 관리 받으며 살아가는 삶의 패턴과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한의사나 카이로프랙터들이 들으면 조금 불쾌할지도 모르지만 마치 미용실에 정기적으로 찾아가 머리를 손질하거나 네일샵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손발톱을 관리 받는 것과 같은 삶의 루틴으로 자리잡았으니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환자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한의사 등의 수입이 늘어 고무적이라는 의미보다는 예방의학 차원과 환자들의 입장에서 고무적이고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필자처럼 주치의와 함께 골프도 쳐가며 아주 작은 건강상의 문제도 상의하는 인구도 상시 있어왔지만 운 좋게 그런 주치의를 만나지 못한 경우라면 대체의학 전문가에게서 정기적인 관리를 받는 일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10년 전에 한의대에 진학한 자녀가 있다고 친다면 지금쯤 미국에서 교육받은 모든 부분들이 그들을 주류사회에서 인정받고 예약이 밀려 있어서 만나려면 기다려야 하는 대체의학 전문가로 자리매김해주었을 것이다. 실제로 필자의 10년 전 조언을 듣고 그 길을 걸은 학생은 유머스럽게 말하자면 빌딩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필자의 같은 조언을 들은 그 외의 수많은 학생들은 의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캐리비언에 갔다가 퇴학당하고 집에 돌아와서 지금이라도 필자의 프로그램에 가입이 가능하냐고 다시 연락이 오기도 한다. 캐리비언 의대를 우수하게 졸업하고 스텝 1뿐 아니라 스텝 2와 3 시험까지 모두 마치고도 매칭이 안 되어 전전긍긍하다 필자에게 레지던시 매칭을 도와 달라고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물론 캐리비언 의대를 마치고 당당히 뉴욕에서 레지던시를 마치고 자신의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 한인학생들도 제법 있지만 참으로 희한하게도 이들은 대부분 여학생들이었다. 한인 남학생들의 갈 길은 도무지 어디인지 극심한 우려를 금치 못하겠다.

 

대체의학이 예방의학 차원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는 와중에 최근 들어 의학계에 불어 닥친 심각한 문제인 오피오이드를 비롯한 마약성 진통제의 남용이 대체의학의 효용성에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접근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찌 보면 현대의학의 한계성을 대체의학이 보완해 주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딱 꼬집어 한의학이라고 표현하지는 않는 보수적인 자세를 현대의학이 유지하고는 있지만 University of Arizona Center for Integrative Medicine에서는 현재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레지던트들 중 일부에게 스페셜 트레이닝을 시키고 있는데 그 스페셜 트레이닝이라는 것이 바로 오피오이드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켜 주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2015년 National Survey on Drug Use and Health에 따르자면 미국내에서 약 구천이백만 명의 환자들이 통증완화를 위해 오피오이드 진통제를 처방받아 사용하고 있다고 추산되고 있으며 그 중 약 천백만 명이 넘는 환자들이 이를 오용 혹은 남용하고 있다고 보이므로 현 시점에서 많은 병원에서 레지던트들의 수련과정에서부터 오피오이드를 처방하지 않고 통증관리를 시도하도록 교육과정을 만들어 트레이닝을 시키고 있다. 병원들은 이런 추세를 유지해 오피오이드 진통제 사용의 남발이 불러온 중독현상이나 과다사용으로 인한 사망사건들이 해마다 그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대체의학이 관심을 끌며 말 그대로 현재의 현대의학이 안고 있는 한계점 및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대신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오피오이드라는 마약성분의 강력한 진통제가 얼마나 흔하게 오용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를 들 수 있다. 즉 국립의료연구소의 자료에 따르자면 미국 성인 중 약 80%가 크든 작든 허리통증(Low back pain)을 겪고 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오피오이드라는 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해 허리 아픈 대부분의 성인이 마약성분의 강력한 진통제로 허리통증을 진정시키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중년이 된 우리 부모들 대부분도 아마 허리통증 정도는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데 많은 한인들은 그런 마약성 진통제보다는 침을 맞는 과정을 먼저 거치고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을 미국에서도 만들고자 노력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어도 제대로 안 되는 부모세대 한의사를 찾기보다는 현재 미국주류사회의 환자들은 자신들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백인 한의사나 미국에서 교육받은 소수계 미국인 한의사를 주로 찾고 있는 점을 참고하자. 언어의 소통은 건강관리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내 한의대에 입학하려면 과거와는 달리 제법 경쟁력 있는 토플(TOEFL) 성적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는 한의대학들이 자체적으로 현재의 시대흐름에 발 맞추며 자신들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일 것이다. 원하는 학생 모두가 의대에 진학해 원하는 레지던시 매칭이 되고 바라는 전문의가 될 수 없다면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노력과 함께 현 의료분야의 추세와 사회 분위기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 흐름을 타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자녀의 팔자가 바뀔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일이니 온 가족이 함께 고민하기 바란다.

 

어떤 학생에게는 허울 좋은 미국 밖 의대에 진학하는 것보다 미국 내에서 대체의학 전문가의 길을 걷는 것이 절대적으로 현명하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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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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