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에 원서를 제출하는 시기의 중요성

남경윤의 의대칼럼

의대에 원서를 제출하는 시기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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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새로운 의대입시 사이클이 시작되었다.

상징적으로 필자가 매년 6월 1일에 시작된다고 표현하는 의대입시 사이클 개시일이 올해는 5월 30일이었다. 

 

물론 원서접수 개시일에 원서를 접수시킬 수 있는 학생은 극소수에 해당하며 이들 중 의대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개시일에 원서를 접수시킬 수 있을 정도면 그 이전에 MCAT 성적도 잘 받았을 것이고 에세이를 비롯한 모든 절차를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학생일 테니 이런 꼼꼼한 성향을 지녔다는 사실 한 가지만으로도 의사로 살아갈 기본 성향은 갖췄다고 인정되니 참고하자.

 

이 때가 되면 어쩜 그리 변하지 않고 몰려오는 질문 한 가지가 있으니 바로 "조금 늦게 지원하더라도 준비를 더 철저히 하는 것이 더 확실한 전략이 아니냐"는 질문이다. 

 

당연히 옳은 얘기다. 준비를 덜 해서 지원하는 것보다는 준비를 잘 해서 늦게 지원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현명한 생각이다. 하지만 필자가 매년 강조하는 것은 미리 준비를 잘 해서 일찌감치 지원하면 합격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지원하는 것은 절대로 말리는 일이지만 준비를 더 잘 하기 위해 학생들이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원서 개시일은 염두에 두지 않고 원서 마감일만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점을 지적해 왔고, 이런 생각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을 부모라도 제대로 인지하고 있어야 자녀에게 현명한 조언을 할 수 있기에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것이다. 

 

필자의 칼럼을 자녀가 고교시절부터 아니 초등학교 때부터 읽어 왔다는 부모들도 부지기수인데 그렇게 오랫동안 필자가 매년 강조하던 "미국의대는 선착순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롤링어드미션"이라는 얘기를 '명문대학에 다니는 내 자녀가 설마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몰라서 시간을 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며 후회하는 부모를 대할 때마다 힘이 빠진다. 하지만 그래도 다시 기운을 내서 올해도 또 다시 강조한다.  

 

미국의대는 롤링어드미션이라는 입시제도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선착순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즉, 원서를 제출하는 시기가 합격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이다. 

 

일찍 지원하면 일찍 합격하기 때문에 같은 조건의 학생이라도 일찍 지원하면 합격하고 늦게 지원하면 합격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말이다. 만약 이 이야기를 자녀에게 했을 때 만일 다른 얘기를 하며 마감일이 10월말 혹은 11월말이니 지금은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그 자녀가 의대에 진학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마음고생 안 할 비법이다. 물론 극소수의 명문의대는 한꺼번에 합격생을 발표하고 있고 그 학교들은 하버드 의대, 유펜 의대, 컬럼비아 의대, 예일 의대 등이다. 이런 극소수의 의대에만 원서를 낼 정도로 준비가 잘 된 학생이더라도 일찌감치 원서를 내지 않고 합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적어도 매년 위에서 언급된 의대에 진학하는 한인학생들의 절대 다수를 지도하는 필자가 지난 10여 년간 못 본 특별한 경우에 해당하는 학생이 바로 내 자녀가 될 수도 있다고 믿어도 좋지만 그 학생은 분명히 시간관리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이니 위기관리능력이 부족하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훗날 환자들의 안녕을 위해서도 굳이 의대에서 선발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사료된다.

 

제발 명문대학에 다니는 내 아이는 이 세상 모든 것을 잘 알고 판단하며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망상에서 벗어나자. 대학을 하버드에 보냈다면 그건 부모가 좋은 유전자를 물려줬으며 고교졸업 때까지 바친 부모의 헌신으로 이루어진 중간 성적표일 뿐이지 학생 스스로가 너무나도 뛰어나서 이루어졌고 그러므로 그 학생은 더 이상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고교시절과는 다른 자녀교육의 방법을 동원해야 하므로 너무 적극적 간섭은 피해야만 하겠지만 자녀의 진로에 관심을 갖고, 적당한 지식을 갖고 대화를 해야 한다. 

 

자녀의 의대진학도 부모가 알아야 도울 수 있는 것이다. 그 중에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사항 두 가지가 있다면 그 첫째는 자녀에게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이 있어야만 의대에 진학이 가능하며 더 나아가 행복한 의사로 살아갈 것이라는 사실이고, 둘째는 의대는 롤링어드미션제이므로 일찍 지원해야 합격의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이 두 가지 명백한 사실은 하버드 아니라 세상없이 좋은 대학을 다니는 자녀와 대화를 할 때에도 반드시 그들에게 주입시켜 줘야 한다. 이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5월 30일에 원서접수가 개시되는데 6월 15일에 원서를 낸다는 자녀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5월 30일은 염두에도 없고 10월 30일만 생각하는 자녀라면 원서비를 낭비하는 경우가 확실하니 참고하자. 문제는 7월말에 원서를 내겠다는 학생인데 안타까운 경우에 해당한다. 당연히 챙겨야 할 그 무엇인가를 아직 못 챙겼으므로 좀 더 시간을 갖고 제대로 챙긴 이후에 지원하는 것은 맞는 얘기인데 그 시기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도 맞으니 쉽지 않은 결정이다.

 

똑같이 준비가 제대로 된 학생을 시간적으로 분석해 보자. 

 

5월 30일에 지원했다면 6월말부터 2차 지원서를 받아 서둘러 제출하면 8월부터 인터뷰 초대장을 받아 9월에는 인터뷰에 다닐 것이고 10월 15일에 한곳의 의대에 합격하며 그 이후에도 여러 의대에 인터뷰를 편한 마음으로 다니며 더 많은 의대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7월말에 지원한 같은 조건의 학생이라면 9월 중순이 되어야 2차 지원서를 받기 시작할 것이고 서둘러 2차 지원서를 제출한다면 10월 중순에 인터뷰 초대장을 받기 시작해 빠르면 12월에 아니면 이듬해 1월에 첫 인터뷰에 참석할 것이고 2월에 합격소식을 들으면 최선일 것이다. 

물론 일반화시킨 시나리오이니 변수는 분명히 생길 수 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95% 이상 실현 가능한 현실적 타임라인을 제공했다. 심각한 문제는 7월말 이후에 지원하는 학생들, 특히 원서마감일을 기준으로 지원할 학생들에게 벌어진다. 이런 경우 똑같은 공식으로 타임라인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므로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으므로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기 때문이다.

 

가족 모두의 영주권 발급이 예상과 달리 차일피일 늦어져서 안타깝게 제 때 지원하지 못해 자신의 노력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자 재수를 고민하다 그냥 비명문의대에 진학하며 원하는 레지던시를 목표로 정진하고 있는 학생의 경우처럼 피치 못하는 상황은 발생할 수 있지만 원서 마감일을 기준으로 의대에 지원하겠다는 자녀가 있다면 반드시 잘못된 생각을 고쳐줘야 한다. 알아야 제대로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넘어 알고도 못 돕는 안타까운 일은 꼭 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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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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