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에게 USMLE Step 1 시험의 의미
의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의대 졸업 후에 어떤 병원에서 어떤 분야의 교육을 받느냐는 것이며 이는 평생 어떤 의사로 살아가며 심지어 어떤 경제적 혜택을 받으며 살아가게 되는지를 결정짓는 일이다. 이 과정을 레지던시 매칭이라고 부르는데 이 과정에서 원하는 병원에 매칭이 되는지 여부를 결정짓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3단계로 구성된 의사면허시험의 첫 단계인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 일차 시험인 Step 1이다보니 이 시험은 의대생들에게 더 이상 강조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중요한 시험이다.
대부분의 의대에서는 M2 학생들, 즉 의대 2학년 학생들이 2학년을 마치기 전에 Step 1 시험 성적을 확보하고서 3학년 때부터 로테이션이라 불리우는 실습 과정을 시작하게끔 커리큘럼을 마련해 두었다. 약 3년전 하버드 의대가 이 시스템을 바꿔서 이제 하버드 의대생들은 3학년 때 로테이션을 하면서 Step 1 시험을 보게 되었지만 아직도 절대적 다수의 의대들은 2학년 봄에 시험을 보게 준비시키고 있으며 만일 해마다 기준이 정해지는 합격선 이상의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3학년으로 진급하여 실습 교육에 참여하지 못하고 다시 시험을 봐서 정해진 성적을 꼭 받아야만 계속 그 의대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니 그 심각성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합격선은 300점 만점에 192점 이상이지만 이는 해마다 조금씩 조정되니 참고하자. 왜 Step 1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은 진급을 시키지 않을까? 이는 그 학생이 나중에 진료하게 될 미래의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Step 1은 의대생이 중요한 과학적 지식들을 잘 이해하여 그것들을 질병과 치료에 대한 원칙에 접목시켜 의술을 펼치는데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점검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의 의술에 대한 이해도만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의학적 지식을 탐구하며 살아갈 능력에 대한 기준도 제시하고 있다. 8시간이라는 시험 시간만 보더라도 얼마나 집중하여 한 가지 일을 할 수 있을지를 검증하게 된다. 물론 8시간을 연속으로 시험을 보지는 않고 7과목을 한 시간씩 나눠서 과목당 최대 40문항의 객관식 문제를 푸는 시험을 치루게 되며 각 과목 시험간 10분간의 휴식시간이 주어지니 인간이 감당하지 못할 시험은 아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300점 만점으로 채점되는 시험 성적은 매년 조금씩 커트라인이 달라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192점 이상이면 다시 시험을 볼 필요는 없다. 물론 200점 언저리의 성적을 받은 학생이라면 레지던시 매칭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만 하는 단점을 안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매칭 전략을 짜야만 하겠다. 인기있는 병원과 인기있는 전공과목은 자연스럽게 높은 성적을 가진 학생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또한 300점 만점이라고 해서 250점이 낮은 성적은 절대로 아니다. 250점 이상이면 상위 15%에 드는 성적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훌륭한 성적이니 250점을 받았다는 자녀에게 “그래도 애썼다.”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것이니 “수고 많았구나. 네가 자랑스럽다.”라는 칭찬을 하자. 프로페셔널 스쿨인 의대 재학생의 시험 성적은 곧 추후 경제적 보상과도 직결되어 있으니 아주 냉정한 기준이 적용된다.
즉, Step 1 성적이 몇 점이냐는 사실은 어떤 전문의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결정하는 기준 중에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며 전문분야에 따라 연수입이 달라지는 것은 냉정한 현실이다. 물론 물질적 소망보다 더 숭고한 목적으로 의대에 진학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꼭 더 많은 소득을 올리기 위해 전공분야를 선택하지는 않지만 Step 1 성적이 안 좋다면 원하는 전공분야에 매칭이 될 확률이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니 일단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추후에 매칭에 대한 전략을 수립할 때는 Step 1 성적만을 기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MCAT 성적과 Step 1 성적은 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며 특히 MCAT에서 받은 독해력 성적과 상당히 비례하고 있으니 조금 과장된 표현을 하자면 영어 독해력은 평생 어떤 분야의 의사로 살아갈 것인지와 얼마의 소득을 벌어들일 것인지에 대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의대 진학을 제대로 돕겠다고 필자의 전문지식을 독자들과 나누면서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독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이다. 단지 의대 진학에 도움이 되기 때문만이 아님을 제발 이해하기 바란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