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사랑하는 사람
음악학교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들이 말을 잘 안 들을 때? 수업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아이가 좋은 대학교를 갈 수 있는지에 대한 걱정? 큰 기획사에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두려움?
사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도 아니고,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려는 학생이다. 재미난 사실이 한가지 있는데,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음악을 배울 때에는 물론 1년부터 4년 과정의 디테일한 커리큘럼이 있지만 대부분 모든 아이들은 3달 안에 크게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높은 음을 어떻게 하면 잘 부를 수 있어요?” , “어떻게 하면 저렇게 불러요?”
3달이면 된다.
단, 3달 이후 아이들이 가장 크게 얻어 가야 하는 것은 자신의 색감이 있는 보컬이다. 또한, 음악 안에 얼마나 많은 직업이 있는지 알아야 하고, 자신의 음악이 무너졌을 때 빠른 시일 안에 똑똑하게 일어날 줄 아는 지식 등을 얻어가야 한다.
우리 학교에는 열성적인 부모님들이 많이 계신다. 그 부분이 너무 감사하고 좋다. 물론 상담을 하며 가끔씩은 ‘그렇게까지 하면 아이가 음악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는데…그렇게까지 안 해도 자연스럽게 될 텐데..’ 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부분 내가 드리는 답에 가장 만족스러워 하신다.
음악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컴퓨터가 있으니 음악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도 당연지사다.
단, 아이들의 음악 삶에 결과라는 것이 없으면 무의미하다. 차갑게 들릴 수도 있으나, 음악을 하면서 결과가 없는 삶은 너무 배고프고 쉽지 않다. 그 결과가 아주 작은 것이라도 어떠한 일에 “결정과 결과”가 있다는 것은 아이들에겐 ‘일이 마무리되었다’는 자각을 심어 주기 때문이다. 곧 그 마무리는 다음 스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어, 아이들의 ‘발전’으로 승화되기 때문이다.
Francis Kim | EEI NExtGen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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