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공부는 어렵다(02)

완결된 칼럼

누구에게나 공부는 어렵다(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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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수제자 중 정치에 뛰어났던 염구(冉求)에 관한 이야기이다. 염구는 스승인 공자로부터 염구지예(冉求之藝)라는 말을들을 만큼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한때 제나라와의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웠던 장수로도 이름을 날렸다.하지만 자로처럼 적극적인 성격도 못되고, 자공처럼 언변이 뛰어나지도 못했던 그가초기 공부를 할 때, 누구나 그런 것처럼 고민이 많았다. 학업을 중도에포기할 생각을 할 만큼 어려웠음을 논어 옹야(雍也)편 제10장에서는 이렇게 그리고 있다.

      


  冉求曰 非不說子之道 力不足也. 子曰 力不足者 中道而廢 今汝畫也 

  염구왈 비불열자지도 역부족야. 자왈 역부족자 중도이폐 금여획야

 

염구가말했다. "제가 스승님의 도를기뻐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힘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힘이 부족하다고 하는 자는 중도에 가서 그만두게 되는데, 지금 너는 (자기의 역량의 한계에) 획을 긋고 있구나."

 

공부하기힘들다고 핑계를 대는 제자에게 공자는 호되게 질책을 한다. 주저하는 멘티에 대한 멘토의 가르침은 역시 달랐다. “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대개중도에 포기를 하는데 너는 지금 이미 마음속으로 포기를 하고 있구나. 마음에 포기라는 획을 긋고 있구나.”  

마음의획을 긋는 것은 참으로 사소한 것으로부터 생긴다. 한통의 전화 때문에 혹은 가벼운 문자 하나 때문에 생긴다. 조금만 어려워도 핑계를 대고,조금만 부담스러워도 하지 않을 이유를 만든다. 밖에 비가 오니까 안 된다.바람이 부니 안 된다. 너무 더워서 안 된다. 너무 추워서 안 된다. 일요일은 쉬어야 하니까 안 된다. 월요일은 첫 날이니까 안 된다. 화요일은 날씨가 너무 좋아 안 된다. 수요일은 왠지 기분이 그래서 안 된다. 목요일은 달이 밝아서 안 된다. 금요일은 드라마 때문에 안 된다. 토요일은 날이 흐려 안 된다. 

 

한두번은 그럴 수 있다. 누구나 그럴 수 있기때문이다. 문제는 그것의 반복에 있다. 반복은 습관을 만들기 때문에핑계를 만들기 시작하면 모든 것의 결론은 No 혹은 Can't가 된다.학교에서는 과목에 핑계를 대고 적성에 핑계를 댄다. 선생님에게 핑계를 대고 부모에게핑계를 댄다. 직장에서는 상사를 핑계 대고 스스로를 핑계 댄다.  '상사 때문에', ' 나는 아니야', '나는 역량이 부족해', '꼭 그게 아니어도인생은 행복하게 살 수 있어.'라고 말한다. 사업장에서는‘조금 쉬었다 갈까?’ 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영락없이 다음 달 매출이 떨어진다. 그 누구에게 말을 하기는커녕 “조금“이라는 말조차 입 밖에도 내지 않았는데, 다음 달 매출이 시들해 진다.마음으로만, 머릿속으로만 조금만 쉬었다 갔으면 하는 마음뿐 이었음에도 신기하게도다음 달 매출이 떨어진다. 리더의 획(畫)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마음의획은 살아있다. 마음은 주인이 생각하는대로 텔레파시가 되어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간다. 마음의 움직임은 전자보다도 작은 입자의 움직임으로,그 입자의 파동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생각이라는입자는 나무와의 대화가 가능하다고도 한다. 가위를 들고 나뭇잎을 자르겠다는 생각만으로 사무실 창가에 있는화초는 바들바들 떤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파티션 너머 앉아있는 상사에게 마음으로 욕을 하는 순간 그 마음의파동은 바로 그 상사에게 달려간다. 그래서 그 상사는 누군가 자기를 욕하고 있다는 느낌을 바로 느끼게 된다.사람들은 그것을 귀신같이 감지한다.

 

마음에획을 긋는 순간, 그것은 이미 사실로 바뀐다.  ‘나는 할 수 없어‘ 라는 획을 긋는 순간, 할 수 없는 것으로 바로 인식하여 온 몸에 할 수 없는 부정 시스템을가동시키게 된다.  ‘할 수 있어‘라는 획을 긋는 순간 할 수 없을 것 같은 것도, 할 수 있는 긍정 시스템을 가동시킨다.

 

공자가그것을 염구와 자공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변화할 수 있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변화는 이미 시작된다. 변화할 수 없다는 부정의 획을 긋는순간, 변화는 이미 멈춰지고 있는 것이다.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획,더 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획을 그으면서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삶일 것이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12-02 06:32:14 최종엽의 교육칼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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