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과 놀기
관리자
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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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30 06:37
태양열 집열판을 차에 달고 여행을 했었더랬다. 그의 힘은 조그만 냉장고와 밥솥 그리고 추울때 전기장판을 켤 수 있는 편리함을 내게 주었었다. 매 순간 막연히 빛에 대해 감사하지만 실제적으로 그의 파워는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 아이들과 수업 할 때 빛, 태양, 그림자에 관한 아트작업과 책 만들기, 액티비티가 셀 수 없이 많아 시간이 모자라거나 어느 것을 더 해줄까 고민 해야 할 정도다. 빛에 대해서 생각을 잠시 한다면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
- 햇빛은 살아있는 것들을 더욱 살려준다.
물론 죽어 있는 것들은 더욱 죽여준다. 사람이나 식물, 동물들은 햇빛 없이는 살 수 없다. 식물에게 빛 차단을 했을 경우를 실험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물건들이 빛에 오래 노출 되면 색이 바래거나 변형이 온다. 음식도 마찬가지로 빨리 상한다. 머핀 팬같이 나누어져 있는 그릇에 여러 가지를 놓고 햇빛에 그냥 놔둔다. 크레용조각, 치즈, 버터, 얼음, 초코렛, 나무블럭, 지우개 등등. 노출된 시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 종이 접시에 원을 대칭적으로 잘 나누어 재미있는 모양으로 시계를 그린 후 가운데 막대기를 꽂고 햇빛 아래에서 막대기의 그림자 변화를 하룻동안 살펴보는 해시계 프로젝트. 해시계에 관한 역사책을 읽는 것도 좋다.
- 썬프린트라고 햇빛에 의해 인화 되는 종이가 있다. 물건을 올려 놓고 시간이 지난 후 종이를 물에 살짝 씻으면 사진 찍히듯 물건의 모양이 종이에 프린트 된다. 어떤 원리로 그럴까 하고 알아보는 것도 좋지만 색과 자세한 질감 표현 없이 아웃라인이 잘 나타내어진 실루엣을 보고 그리기 감각을 덤으로 키울 수 있다. 물건 즉 형태의 아웃라인을 잘 포착하는 사람이 그림을 잘 그린다.
- 장난감이나 그리고 싶은 물건을 보고 그릴 때 자신 없어하는 아이들에겐 그림자 아웃라인 그리기가 제격이다. 흰 종이 위에 물건을 올려 놓으면 그림자가 생긴다. 그 그림자의 아웃라인을 그려본다. 빛의 방향에 따라 물건 그림자의 모양이 달라지는 경험도 할 수 있다.
- 햇빛의 대용품 후래쉬라이트를 최대한 이용해 본다 -밤에 탐험하기, 이불 뒤집어 쓰고 놀기, 그림자놀이, 모르스부호 배우기
- 셀로판이나 티슈페이퍼, 기름 바른 종이, 투명한 컨택터 퍼이퍼등을 기본으로 꽃잎, 실, 색을 혼합한 글루등을 이용해 스텐인드 글라스 작업이나 썬캐처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그것도 일이 많다 생각 된다면 창문에 그냥 얇은 종이를 크게 붙인 후 나무 그림자 같은 모습들을 따라 그려 보게 한다. 그림자가 없더라도 색다른 캔바스의 경험이 될 것이다.
위의 예들 외에도 나의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후레쉬라이트 책만들기와 실루엣을 이용한 그림자 극장놀이, 수묵화 체험등이 있다. 매일 누구나 공짜로 만나는 햇빛이지만 셀 수 없는 많은 이익을 느끼고 본인 것으로 만드는 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 싶다. 조금이나마 아이들과 나누면서 그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풍부하게 누릴 수 있길 바란다.
김경희: abgo.ed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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