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혹은 거짓 누가 거짓말을 했나? - 대통령선거 1차 TV 토론 팩트 체크 (02)
►경제분야
트럼프는 포드자동차 같은 대기업이 미국에서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일자리 수천 개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포드가 떠나가고 있습니다. 일자리 수천 개도 미시건 주, 오하이오 주에서 사라지고 있어요. 다 미국을 떠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대기업 포드자동차를 예로 들며 미국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포드는 소형차 생산, 조립 라인을 멕시코로 이전하고 있다. 하지만 공장 이전 때문에 미국에서 포드의 고용 규모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하이오나 미시건 주가 급격한 일자리 감소로 지난 세대에 걸쳐 힘든 시절을 보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오하이오와 미시건에는 각각 78,300개, 75,8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지난 8월 실업률은 미시건이 4.9%, 오하이오 4.7%로 미국 전체 평균 실업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닐 어윈(Neil Irwin)
트럼프는 “이미 연간 무역 적자가 8천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데 나선 정치인과 관료들의 과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인용한 숫자는 틀렸다. 2015년 미국의 무역 적자는 약 5천억 달러이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 트럼프는 상품수지만 참고했는지도 모른다. 미국의 지난해 상품수지는 7,620억 달러 적자다. 하지만 서비스수지가 2,62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여 상품수지의 적자를 상당 부분 감소시켰다. 다시 말해,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미국은 실제 물건은 (수출보다) 수입을 더 많이 하는 반면, 금융 상품이나 관광, 소프트웨어 등에서는 수출이 수입보다 많은 상태다. —닐 어윈(Neil Irwin)
►에너지 환경 분야
클린턴dl “트럼프 후보는 기후변화는 중국이 만들어 낸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라고 하자 트럼프는 즉각 말을 잘랐다. “저는 그렇게 말한 적 없습니다.”
2012년 트럼프가 남긴 트윗을 보면 시비를 명백히 가릴 수 있다. “지구 온난화라는 개념 자체는 중국인들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려고, 그리하여 중국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자 만들어낸 것”이라는 트윗이다. 트럼프는 지난 1년간 기후변화는 속임수라며 자신은 현재의 기후변화가 인간의 활동 때문에 촉발됐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믿지 않는다”고 누차 밝혔다. —코랄 데이븐포트(Coral Davenport)
►치안, 형사 제도
트럼프는 뉴욕시에서 살인사건이 늘었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반대로 살인사건이 줄었다고 말했다.
클린턴이 맞다. 뉴욕시가 집계한 범죄 통계를 보면 작년 대비 올해 살인사건은 줄어들고 있다. 예를 들어 살인사건은 지난해 257건에서 올해 지금까지 246건으로 줄었다. 뉴욕경찰청 대변인도 트위터를 통해 살인사건이나 총기 범죄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뉴욕시 역사상 가장 안전한 해 가운데 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브 에더(Steve Eder)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
토론 막바지에 클린턴은 여성을 향한 트럼프의 막말 사례를 들며 트럼프를 맹공격했다. 트럼프가 미스 유니버스 출신인 알리시아 마차도 씨를 가리켜 살이 쪘다며 “돼지(Miss Piggy)”, 라틴계 출신이라며 “가정부(Miss Housekeeping)”라고 불렀다고 한 것이었다. 트럼프는 도대체 어디서 그런 낭설을 듣고 왔는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는 이미 올해 마차도 씨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밝혔던 내용이다. 심지어 트럼프 본인이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인수한 뒤 공개적으로 그녀에게 살을 빼라고 종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메간 투히(Megan Twohey)
워싱턴 포스트는 두 후보가 펼친 23개의 주요 주장의 진위 여부를 따져본 결과 일자리, IS관련 발언, 자유무역협정으로 무역적자가 8천억 달러나 발생했다는 발언 등 16개의 트럼프 후보의 주장이 거짓,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됐거나 다른 사실을 잘못 인용하고, 무책임한 주장을 했다고 분석했다. 클린턴 후보도 트럼프 후보가 트럼프 후보가 세금을 낸 것은 1970년대 두세 번뿐이라는 주장 등 6개 주장에서 사실과 달리 과장했거나 실현 불가능한 주장을 펴고, 사실을 오도했다고 분석했다. 두 후보가 서로 충돌한 5개 사안에서는 두 후보 모두 사실을 과장하거나 부당하게 상대를 공격했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트럼프 쪽이 잘못된 주장을 많이 했다는 결과. 뉴욕타임스나 CNN 등의 주요 언론들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워싱턴 포스트는 팩트 체크 결과 명백한 거짓말이나 잘못된 주장에 대해서는 이른바 피노키오 점수를 매기고 있는 데 클린턴 후보는 피노키오 2점, 트럼프 후보는 피노키오 4점까지 받았다.
선거철이면 정치인들이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때다 이런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의 경우에도 온갖 장밋빛 공약, 혹은 허위 주장, 비방이 난무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과연 맞는 이야기인지, 과거의 주장이나 태도는 어땠는지 즉 일관성과 진정성이 있는 주장이고 공약인지를 따지고 가리는 것은 언론들뿐만 아니라 유권자들도 게을리하지말아야할 것이다.
미 대선 TV토론은 오는 10월 9일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ABC의 마사 래더츠 기자와 CNN의 앵커 앤더스 쿠퍼 사회로, 그리고 19일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에서 FOX의 크리스 월러스 사회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