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을 도와주는 추천서, 방해하는 추천서 (03)
합격을 도와주는 추천서, 방해하는 추천서 (03)
대학 입시 교사 추천서 받기.
<추천서 잘 받을 수 있는 방법>
2011년 미 전국 대학입학 카운슬링연합회(NACAC)가 '입학사정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추천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는 대학의 비율은 35.7%이다. 이는 카운셀러 (19.2%)와 교사 (16.5%)의 추천서를 합한 수치이다. 추천서는 대학 지원 시 입학사정관들이 제 3자의 눈을 통해 지원자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UC 버클리는 지난 해부터 지원서를 2장 받는다. 현재 버클리가 사용하고 있는 입학사정 방법인 '홀리스틱 리뷰(holistic review)' 과정을 강화하는 것으로써 성적과 에세이로만 지원자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나 다른 사람들의 시각을 통한 실력과 인성을 판단해 합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버클리는 추천서에 ▶학업 성적과 전반적인 가능성 및 수업 내용 ▶배움에 대한 열정 ▶학교나 가정, 커뮤니티에서 보여주는 리더십 ▶도전에 대한 의지와 지속성 ▶다문화 참여 ▶독창성과 창의성 ▶다른 이에 대한 배려심 등을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을 요구하고 있다.
추천서는 SNS의 ‘좋아요’를 클릭하는 일이 아니다. 비슷비슷한 점수와 자격을 갖춘 경쟁자들 사이에서 내가 돋보일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거나 때로는 합격으로 가는 길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본지에서는 2회에 걸쳐 교사 추천서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지난 호에서는 어떤 추천서가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추천서이며 또한 교사들이 추천서에 어떤 내용을 담는지, 평가 대상의 항목들은 무엇인지를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좋은 추천서를 받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려고 한다.
추천서를 써 줄 사람을 신중하게 선택한다.
교사 추천서는 가이던스 카운슬러와 학과목 담당 교사들이 작성할 수 있다. 지원서 작성시 추천서를 써줄 교사와 카운슬러의 이메일을 적으면 교사에게 바로 추천서를 등록하는 링크가 담긴 이메일이 발송되어 교사는 링크된 사이트에 연결하여 추천서를 직접 작성하면 된다. 커먼앱 (Common Application)의 추천서 항목은 획일화되어 있으나 별도의 내용을 첨부 할 수 있다. (이미지 참조)
일반적으로 가능하다면 가장 최근 있었던 10-11학년 수업을 받은 교사로, AP또는 Honor 수준의 주요 과목(영어•수학•과학•역사•외국어) 선생님의 추천서를 받으라고 한다. 또 전공에 따라 요구하는 과목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the Program in Liberal Medical Education (PLME) at Brown University 는 수학이나 과학 선생님의 추천서 중 하나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그러므로 관심을 갖고 있는 특정 대학의 프로그램이 있다면 미리 미리 알아보고 해당 과목 교사 추천서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주요 과목에서 성적도 좋고 선생님과의 관계도 좋았다면 걱정할 것이 없겠지만 주요 과목 선생님들에게서 추천서를 받는 것은 경쟁이 치열할 뿐만 아니라 학교마다 추천서 잘 써주는 선생님으로 인기가 높은 선생님들은 추천서 수에 제한을 하거나 심지어 학점 커트라인을 정해두는 경우도 있어서 추천서를 받고 싶은 선생님이 있다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 교사 이외의 인사에게 추천서를 받을 때는 나를 잘 아는 사람에게 추천서를 부탁하는 것이 좋다. 어떤 학생들은 아빠의 친구의 아들의 아는 사람이 유명인이라 그 인맥을 통해 추천서를 받기도 한다. 잘못된 방법은 아니지만 그 유명인은 지원하는 학생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상투적인 표현이 가득한 추천서를 작성해 줄 수밖에 없다. 추천하는 사람의 유명세는 입학사정관들에게 그다지 흥미 있는 요인이 아니다.
예의를 갖춰 추천서를 부탁한다.
추천서를 요청하는 자세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복도에서 지나치면서 또는 이메일이나 보이스 메일로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되도록이면 정중하고 격식을 갖춰서 부탁하는 것이 좋다. 또 제출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부탁하는 것은 거절당할 확률도 높을 뿐만 아니라 다행이 수락했다고 해도 촉박한 시간에 쫓겨 좋은 추천서를 받기 어려우므로 되도록 일찍 부탁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커먼앱에서 ‘추천서를 읽을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겠다(waive my right to access)’는 란에 서명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물론 포기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추천서를 쓰는 교사 입장에서 나중에 추천서로 인해 이런 저런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학생이라고 생각을 하면 추천서를 써주는 것 자체가 꺼림칙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추천인에 대한 예우로 생각해서 “읽을 권리 포기”에 서명할 것을 권장한다.
추천서 쓰는 선생님을 돕자.
선생님이 좋은 내용의 추천서를 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은 학생뿐이다. 우선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의 리스트와 마감일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학교에 따라서는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을 서술해야 하는 별도의 추천서 양식이 있을 수도 있다. 온라인이 아닌 우편으로 제출할 경우 봉투와 우표까지 준비해야 한다. 추천서 의뢰만 해놓고 손 놓고 있다가 나중에 황당한 일을 겪을 수 있다. 선생님은 나 말고도 많은 아이들의 추천서를 써줘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레주메 등 자신에 대해 자세히 알릴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에세이와 함께,
Extra Activities, Award 등의 경력과 고등학교에서 수강한 과목들 같이 잘 정리된 자신의 정보들과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와 관심 있는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면 교사는 지원자가 어떤 사람이며 해당 학교의 어느 프로그램에 왜 적합한지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주기가 쉬울 것이다. 또한 그 학생의 학교 생활뿐만 아니라 과외활동, 장래희망, 수상 경력, 재능과 장점 등을 한눈에 파악을 할 수 있어서 추천서를 쓸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추천서를 제출한 후 이를 작성해 준 분들에게 감사의 편지 등을 작성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추천서를 작성하는 일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추천서를 작성한 사람은 학생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투자했을 것이다. 비싸고 좋은 선물이 아니라도 된다. 그저 ‘추천서를 써줘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하는 성의만 표해도, 추천서를 작성해 준 선생님을 기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12학년이 되고나서 대학 지원서 양식을 보고서야 '누구에게 추천서를 부탁하나' 고민하는 것은 너무 괴로운 일이다. 되도록이면 11학년이 끝날 즈음 혹은 여름방학 동안 결정하는 것이 좋다. 대학이 가장 좋아하는 추천서는 지원서 다른 부분에서 찾을 수 없는 정보를 보여주는 추천서다.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보다는 나를 좋아하는 선생님이 추천서를 더 잘 써 주실 것이다. 따라서 9학년부터 매 수업 시간마다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관계 그리고 학습 태도 등을 신경 써야 한다.
관계는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복도에서 만난 선생님과의 인사, 수업 시간의 발표, 제 시간에 맞춰 제출하는 숙제 같은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모여 관계를 형성한다.
합격 불합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없는 교사 추천서는 어쩌면 12학년이 아니라 9학년부터 준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로이스 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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