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번 “수학”...수학에 관련된 몇 가지 재미없고 중요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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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다시 한번 “수학”...수학에 관련된 몇 가지 재미없고 중요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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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 대중가수 레이디 가가의 공통점은?

미국 존스홉킨스대가 1971년부터 운영하는 수학영재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것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최근 미국의 수학영재 연구 프로젝트(SMPY, The Study of Mathematically Precocious Youth)가 지난 45년간 연구해 온 영재 연구의 발자취를 조망한 특집 기사를 실었는데 총 5000명의 영재를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추적 연구)’를 했다. 이 중 상당수는 뛰어난 업적을 이룬 과학자와 엔지니어로 성장했다고 한다.


SMPY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어린 시절 수학 분야의 천재성을 가진 아이들은 성인이 돼서도 각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사례가 많다는 대목이다. 어린 시절 치른 SAT 점수가 상위 1%에 드는 학생들은 보통 학생보다 뛰어난 과학자나 학자, 미국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500명 최고경영자(CEO), 연방판사, 의원, 백만장자가 될 확률이 높았다. 반면 연구자들은 지능지수(IQ)는 더 이상 영재 기준으로 유효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산업 수학] 


지난 2016년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로 전세계를 놀라게 한 세계경제포럼(WEF)은 충격적인 '미래 고용 보고서'를 발표했다. 향후 5년간 전세계에서 710만 개의 직업이 사라지고 대신 210만 개의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주목할 점은 이중에서도 수학 및 컴퓨터 분야 직업군에서 41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컴퓨터와 결합된 수학 분야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수학자가 최고의 직업으로 손꼽힌다. 수학 관련 업종은 유망 직업 '톱10'에 5개나 차지한다. 수학자가 세운 스타트업 '아야스디'는 시티그룹, 미국 식품의약국(FDA),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등 미국 주요 기업과 정부기관이 주요 고객이다. 생체 데이터가 비슷한 환자들 중, 누가 추가 암 검진이 필요하고 누구는 그렇지 않은지를 구별해 낸다. 신용카드 사용 패턴을 분석해 사기 목적인지 아닌지도 판단한다. 은행이 금융위기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을지도 분석해 준다. 오늘날 수학은 단순한 학문적 가치 이상으로 산업에서의 다양한 응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헐리우드 영화의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인간을 뛰어넘은 인공지능 컴퓨터에도 수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수학과 직업]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 노동부의 직업정보 네트워크인 오넷(O*NET)의 데이터를 이용해 전문직 900여 개의 직업별 ‘스트레스 내성’ 및 수입을 분석했다.  스트레스 내성이란 스트레스를 유인하는 자극을 받았을 때 어느 정도까지 견뎌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0~100 중 낮은 수치일수록 스트레스를 덜 받음을 뜻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스트레스 내성이 70 이하이고 연간 수입이 7만 달러 이상인 상위 20개의 직업을 소개했다. 스트레스는 적게 받고 돈은 많이 받는 직업 1위는 물질과학자(Materials scientist)다. 물리학, 화학, 지질학, 광물학 등을 연구하는 과학자를 통틀어 일컫는 물질과학자의 스트레스 내성 지수는 53, 연간 평균 수입은 9만 4940달러로 조사됐다.


수학자가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수학자의 스트레스 내성 지수는 57, 연간 평균 수입은 11만 2560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지리학자가 스트레스내성 지수 58, 연간 평균 수입 7만 4920달러로 3위를, 경제학자가 스트레스내성 지수 59, 연간 평균수 입 8만 9000달러로 4위를, 통계학자가 스트레스내성 지수 59, 연간 평균 수입 8만 4440달러로 5위를 차지했다.


[수학에 약한 사람들] 


2014년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실린 엘리자베스 그린(Elizabeth Green)의 ‘미국인들은 왜 이렇게 수학을 못하는가?’(Why do Americans stink at math?)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햄버거를 통해 수학을 못하는 미국인들의 실상을 보여줬다.


1980년대 초, A&W 레스토랑이 맥도널드의 ‘쿼터 파운더’(The Quarter Pounder, 1/4파운드 햄버거) 메뉴에 경쟁하기 위해 새롭게 ‘서드 파운더’(The Third Pounder, 1/3파운드 햄버거)를 출시했다. 소고기를 1/3파운드나 쓴 A&W의 새로운 햄버거는 맥도널드의 쿼터 파운더에 비해 고기의 양이 많다는 것뿐만 아니라, 시식 평가 결과에서도 우위를 보이면서, 소비자의 입맛을 얻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가격도 더 저렴했다. A&W는 텔리비전과 라디오 마케팅 광고를 통해 맥도널드의 쿼터 파운더에 비해 여러 모로 더 나은 자사의 서드 파운더의 장점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맥도널드의 햄버거를 선택했다. A&W는 자신들의 햄버거가 선택 받지 못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햄버거 출시 실패의 이유를 찾게 되었다. ‘서드 파운더’는 미국인들에게 ‘분수’ 시험을 보게 했다는 것이다. 고객 조사의 대상자들은 질문자에게 A&W의 햄버거가 더 비싸서 맥도널드의 쿼터 파운드를 선택한다고 대답했는데 서드 파운더가 더 비싼 이유는  1/3의 3이 1/4의 4보다 적은데 같은 돈을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분수의 개념을 모르는 사람들이 4는 3보다 크니까 무조건 맥도널드의 햄버거가 더 좋은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입시와 수학] 


학생들은 9학년 때부터 대입 준비를 시작해야한다. 대입준비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다름 아닌 과목 선택이다. 어떤 과목을 수강하고, 얼마나 좋은 성적을 받느냐에 따라 대학 입시에서 결과가 엇갈린다.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영어, 수학, 과학, 외국어, 사회과학 등 주요 5개 과목은 빠트리지 않고 수강해야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


UC와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 진학이 목표인 학생이라면 고등학교 때 과목 선택을 신중하게,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것은 아너스 및 AP 과목 수강이다. 명문대 일수록 지원자가 이수한 과목들의 수준(strength of curriculum)을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수학의 경우 고교 3년간 수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명문대들은 4년 수강을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수학은 내가 듣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다. 어떤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수해야하는 선행 과목이 있다. 기초가 없으면 이해할 수 없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같은 반 친구라도 다른 수업을 받는 경우는 초등학교 6학년 또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시작된다. 그래서 어쩌면 수학 과목에 한해서 입시는 6학년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수’를 벗어나서 본격적인 ‘수학’ 수업을 어디서 시작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학군마다 수학 과목 진도(Math Subject Take-Tree)를 정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어디나 수준별 학습을 시행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몇 개 학군의 수학시스템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Fullerton School Distr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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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 Olinda Unified School District 

<7th Grade>

*Math 7 Essentials - 7 학년 국가 공통 핵심 수학 기준에 부합하는 이 과정은 유리수, 대수 표현 및 방정식, 비율 및 퍼센트, 기하학, 통계 및 확률 등의 주제가 포함된다. 이 과정은 시험 점수와 교사의 추천에 의해 결정된 대로 수학과목에서 추가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돕기 위한 과정으로  배치는 교사와 관리자의 추천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

**Math 7 Core - 7학년 일반 수준 과정으로 여기서 다루는 주제에는 유리수, 대수 표현 및 방정식, 비율 및 퍼센트, 기하학, 통계 및 확률을 포함 한다.

***Algebra 1 - 이 과정은 대수학 I의 국가 공통 핵심 수학 기준에 부합하며 다루는 주제에는 방정식과 부등식, 선형 함수, 방정식 , 2 차 함수, 지수 함수, 다항식 및 유리식이 포함한다. 이 과정은 시험 점수와 교사의 추천에 의해 결정된 대로 수학 능력이 우수한 7 학년 학생들을 위한 상위의 과정이다. 때문에 학생들은 A 또는 B 학점을 유지해야한다. 학기 점수가 B 미만인 학생은 Math 7 Core로 이동한다.

 

<8th Grade>

*Math 8 Core 

**Algebra 1 - Math 7 Core 에서 A 학점을 취득한 학생을 위한 과정. 고급 코스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A 또는 B를 유지해야 하고  학기 점수가 B 미만인 학생은 Math 8 Core로 이동한다.

***Geometry - 7학년의 Algebra I 과정을 A로 마친 학생들을 위한 과정으로 합동, 유사성, 기하학적 특성 및 측정, 삼각법 및 원 등을 공부하고 이 코스 역시 학기 성적 B 이하를 받으면 Algebra I으로 내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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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vine Unified School District 

어바인 교육구(IUSD)는 2015-2016 학년부터 통합 수학 과정((Integrated Math Pathway)을 운영해오고 있는데 통합 수학이란 중고등학교의 수학 교육 방식 중 하나로 한 학년 동안 수학의 여러 주제 또는 요소들을 통합하여 가르치는 것을 일컫는다. 중고등학교의 각 수학 과정은 대수학(algebra), 기하학(geometry), 삼각법(trigonometry) 및 통계(statistics)의 주제를 모두 다룬다. 한국의 수학 교과과정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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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평가는 6 학년 말에 있는데 학년 말 수학 평가 시험, 성적, 기본 능력 테스트, 및 학생의 준비상태에 대한 교사 평가 등 다각적 평가 기준에 기초한다. 또 캘리포니아 주 공통 핵심 기준과 Standards for Mathematical Practice, 즉  어떻게 학생들이 수학 학습에 참여하며 추론하며, 끈기있게 수행하는가 등의 수업 태도가 학생의 준비 상태에 대한 교사 평가에 고려된다고 한다. 이후 매년 성적에 따라 수업 수준이 정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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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상당히 빠르고 높은 수준의 수학 과목 진도(Math Subject Take-Tree)를 원한다. 하지만 이 방법이 누구에게나 유익한 것은 아니다. 문과 계열을 전공하려 한다면 AP Calculus BC나 AP Statistics 까지 필요하지 않다.  이과 계통 혹은 공대를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도 AP Calculus BC 레벨 이상의 과목이 필수로 요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학기 초 담당교사, 카운셀러와 상담을 통해 조정하기도 하지만 수학은 일반적으로 한번 정해지면 대부분 그 코스로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학부모들은 수학에 관해서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관심을 가지는게 좋다.


또 아무리 수학이 싫고 자신없더라도 포기하면 안되는 것이 수학을 공부하면 논리, 비판적 사고, 지적 능력 등이 향상되어 다른 학과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만 읽어도 머릿속에서 저절로 계산이 되는 특별한 재능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수준에 맞게, 원리를 이해하며 성실하게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최선이다.

 

“수학(數學)에는 왕도(王道)가 없다”는 말이 있다.

기하학의 아버지라고 하는 최고의 수학자 유클리드(Euclid )가 한 말이니 믿어도 될 것이다.


로이스 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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