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 쿼니 인터뷰
● 본인 소개를 부탁해요.
저는 음악을 만들고 있는 조니-쿼니 (Johny Kwony)라고 합니다. 크린 루터란(Crean Lutheran)하이스쿨 11학년입니다. 원래 이름은 존 권인데요, 뒤에 y를 붙여서 제가 만든 이름이에요.
● 한국말을 잘 하는데, 미국에는 몇 살 때 왔나요?
처음 미국에 온 것은 유치원 때였는데, 계속 왔다갔다 했어요. 중학교는 중국에서도 다녔고 다시 8학년 때 미국에 왔습니다.
● 중국어도 잘하겠네요?
네, 처음에 외국인 학교를 다니다가 중국 학교로 옮겨서 많이 배웠습니다.
● 어렵지 않았나요?
많이 힘들었죠. 저의 18년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였어요.(웃음) 일반 중학교를 들어가려면 중국어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어요.
● 조니는 지금 가수인 거죠?
네, 싱어송라이터.
● 한국의 TV 프로그램 ‘고등래퍼’에 출연해서 알려지게 됐는데, 어떻게 출연하게 된 건가요?
TV 광고를 보고 지원을 했어요. SNS에 1분짜리 랩하는 영상을 올리는 건데, 방송국에서 나중에 연락이 왔어요. 그때가 방학이라서 제가 한국에 있을 때였는데, 개학 날이 다가오는데 방송국에서 언제 연락이 올지도 모르고 그래서 그냥 미국에 돌아왔었어요. 근데 미국에 도착한 날 연락이 온 거에요. 미국에 3일 있다가 다시 한국으로 출국을 했어요(웃음)
● 부모님들께서 한국에 가는 것을 흔쾌히 허락 하시던가요?
아니요. 솔직히 제가 음악 하는 것을 부모님들께서 좋아하시지 않으셨거든요. 제가 작년에 ‘고등래퍼’ 나가기 전까지 하루에 노래 하나씩을 썼어요. 진짜 힘들었는데 실력을 기르기 위해서 16마디씩 매일 하나씩 만들었어요. 제가 계속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결과물도 많아지다 보니까 엄마도 어쩔 수 없이 허락을 하신 것 같아요.
● 언제부터 음악을 시작했나요?
10살 때부터 음악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시작했는데요. 악기도 잘 다루지 못했지만 혼자서 터득을 했어요. 날짜도 정확히 기억하는데 제대로 녹음을 시작한 건 2016년 3월 23일이에요.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저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보다 제 노래를 만드는 게 좋거든요. 저보다 훨씬 오랫동안 음악을 한 사람들도 많은데, 저는 한 1년 밖에 안됐는데 많이 알려지게 돼서 진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 여러 음악 장르가 있는데 왜 힙합이죠?
힙합 음악이 자기 이야기를 하기가 제일 적합한 것 같아요. 그냥 말하는 것처럼 비트에다가 자기 이야기를 얹으면 되니까요.
● 한국에서 학교를 오래 다니지 않고 한국어를 잘하기는 힘든데, 한국말로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어렵지 않나요?
저는 한국인이니까 당연히 한국말에 대한 자부심도 있고요, 열심히 배우려고 하고 있어요.
사실 작년까지 욕도 많이 먹었거든요. 한국어 맞춤법도 틀리고 발음도 이상하다고… 근데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까 조금씩 나아졌어요.
● 한국에서 래퍼가 꿈인 친구들을 많이 만났을 텐데, 어땠어요?
다들 엄청 잘해요. 대한민국에서 랩을 제일 잘하는 고등학생들이 다 모였으니까요.
● 좀 위축되지는 않았나요?
그런 건 전혀 없죠. 래퍼는 자신감이니까. 저는 긍정의 힘으로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을 믿습니다. 한국에서 만난 친구들, 형들과 다 친해졌어요. 지금도 서로 연락해요.
●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주 많고 또 실패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음악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저는 제 자신을 믿기 때문에 실패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꿈꾸는 다락방’ 이라는 책이 있어요. 간절히 소망하고 원하고 실천하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 저는 진짜 제 자신을 믿었어요.
이번에 같이 방송에 나간 친구들 중에 음악을 8년을 하고 처음 빛을 본 친구들도 있지만, 저는 방송에 나갈 때가 음악을 한 지 1년이 안 되었을 때거든요. 어디서 배워본 적도 없고 혼자서 한 거 가지고 된 건데 그래서 더 확신이 생긴 것 같아요.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다.
● 미국에서 자란 것이 도움이 된 부분도 있을까요?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교육 방식이 좀 다르고… 한국에서 같이 경쟁했던 친구들 중에 학교를 안 다니는 친구들도 많았는데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 찍고 다시 돌아와서 학교를 다니고 하잖아요. 한국에서는 두 가지 길이 선명하게 나누어져 있는데 여기서는 학교를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것 같아요. 방송 때문에 한국에 왔다갔다 하면서도 작년에 저는 올 A를 받았거든요.
● 처음엔 부모님들께서 반대하셨다고 했죠?
많이 반대하셨죠. 장비도 안 사주셨고요. 사실 그 동안엔 많이 힘들었어요. 엄마가 힙합 음악을 너무 싫어하시니까, 힙합이 욕도 많고 좀 그렇잖아요.. (웃음) 컴퓨터도 부서지고, 제가 가사를 쓴 빨간 공책이 다섯 권 정도 있는데 그 중에 세 권은 다 찢어져 있어요. 제가 다시 테이프로 다 붙여 놨어요. 학교 다녀오면 찢겨 있고, 다시 붙이고 또 찢겨 있고..(웃음)
● 부모님들은 조니가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셨나요?
뭐가 되기를 바라셨다기보다는 제가 공부도 좀 잘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여태까지 니가 쌓아놓은 게 아깝지 않느냐고 하셨죠. 그런데 전 음악이 더 좋았어요.
●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했나요?
설득했다기보다는 결과로 그렇게.. 한국에 다녀오니까 어쩔 수 없이 그냥 풀린 것 같아요. 제가 열심히 하니까 지금은 응원해 주세요.
● 공연도 많이 하나요?
섭외 오는 것은 크건 작건 최대한 다 하려고 해요.
● 무대에 서면 좋아요?
저는 무대에 서는 것이 진짜 좋아요. 모두들 다 그렇게 말하는데, 진짜 안 해본 사람은 몰라요.
저는 음악이 다 완성될 때까지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데, 중간에 어떤 사람에게 들려주면 여기는 이렇게 하면 어떠냐, 저기는 저렇게.. 그렇게 되면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영향을 받은 것이 되잖아요. 노래를 만들 때 만큼은 오직 제 것만 담은 다음에, 제가 방에서 혼자 흥얼거리던 멜로디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고 사람들이 좋아해줄 때 기분이 너무 좋아요.
● 지금까지 몇 곡이나 만들었어요?
음.... 잘 모르겠어요. 셀 수 없을 것 같아요.
● ‘고등래퍼’에서 만났던 가수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던가요?
네, 엄청 많이 도움이 됐어요. 제가 완전 날 것이라고 그랬어요. 모르는 게 너무 많죠.
● 어려서 음악을 배운 적은 없나요?
6살때 피아노를 잠깐 배웠고, 색소폰도 아주 잠깐 했었는데 그건 유치원 때니까,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나서부터 다시 독학했어요.
●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요?
일단, 내일 모레(11월 16일) 신곡을 발표합니다. 제가 혼자 다 만들고 녹음했어요.
작사, 작곡, 편곡, 다 집에서 혼자. 장비도 그렇게 좋은 게 아닌데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서 웬만큼만 만지면 다 혼자 할 수 있어요. 사실 방송 나가기 전에는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집에서 혼자 만든 건데, 방송에 나가고 난 후에는 좋은 스튜디오에 갈 기회도 있고, 오라는 사람도 많았어요. 그런데 막상 작업실에 가서 해 보니까, 저는 아직 혼자 작업하는 게 더 편하더라구요. 시간도 맘대로고 엔지니어가 하는 것보다 제가 직접 만지는 게 더 편하고..
● 신곡 제목이 뭐죠?
조니스 월드(Johny’s World)라고 ‘제 세상’ 이에요. 뮤직비디오도 제가 직접 다 만들었어요. 진짜 힘들었어요.
● 음원은 어디서 들을 수 있나요?
멜론, 엠넷, 애플 뮤직 그런 곳에서 들으실 수 있어요.
● 졸업하면 대학에 진학할 생각인가요?
아직 모르겠어요. 고민 중이에요. 부모님과 계속 대화를 하고 있어요.
● 음악을 하니까 행복한가요?
작년 이맘때만 해도 노래를 하나 만들어서 SNS 올리면 80명만 들어줘도 너무 행복했었는데, 지금은 만 명, 10만 명이 듣고 하니까 그 쾌감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크죠.
● 음악을 하면서 뭐가 가장 힘들었나요?
몸이 힘들기도 했는데, 왜냐하면 처음엔 제 음악을 알려야 하니까 자전거를 타고 동네에 있는 버라이즌, AT&T 대리점을 다 돌아 다녔거든요. 거기 매장에 전시된 폰에다가 제 음악을 깔았어요. 나중엔 매니저가 그만 오라고, 내가 알아서 깔아줄테니까 그만 오라고 한 적도 있었어요. 정신적으로 힘든 것은 없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니까.
● 핸드폰 대리점 얘기를 더 자세하게 말해줄래요?
핸드폰 매장에 가면 전시된 핸드폰이 2~30개씩 있거든요. 거기에 제 노래를 다운 받아 놓으면 무료인데다가 조회수도 올라가고, 핸드폰을 사러 온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게 되니까요. 거의 매일 자전거를 타고 가서 전시된 셀폰에 제 노래를 링크해 놓았어요.(웃음)
● 학교 친구들은 뭐라고 하나요?
제가 힙합을 한다고 하니까 예전에는 “니가 힙합을 한다고? 니가 할 수 있겠냐?” 이렇게 의심이나 놀리는 말을 많이 했는데, 한국에 다녀와서는 완전히 바뀌었어요. “내가 너는 될 줄 알았다.” (웃음) 기분이 좋았죠.
● 특별히 빨간색을 ‘트레이드마크’처럼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음..그냥 열정. 빨간색을 보면 조니가 생각나고, 조니 하면 빨간색이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 주로 어떤 가사를 쓰나요?
저는 제 얘기를 써요. 무조건 제 얘기. 일상에서 느낀 감정을 가사에 담죠.
● 조니처럼 음악을 하고 싶은 친구들이나 동생들도 많이 있겠죠?
네, 최근에 제 케이스를 보고 음악을 시작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거나 메시지를 보내오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캘리포니아에도 많고요. 너무 많이 오긴 하는데 최대한 다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관심도 모두 다 사랑이니까.
● 그 친구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은가요?
꿈꾸고, 포기하지 말고, 자신을 믿어라. 자신의 꿈을 밖으로 표출한 것은 진짜 멋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꿈을 다른 사람들이 비웃을까봐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그렇다면 그건 진짜 꿈이 아니에요. 진짜로 원한다면 자신의 꿈을 말하고 반대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야 해요.
● 앞으로의 꿈은 뭐에요?
저는 꿈이 많은데요, 궁극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제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거죠.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제 노래 많이 들어주시면 좋겠어요.(웃음)
< 조니 엄마와의 인터뷰 >
● 어머니께도 여쭈어 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 모셨습니다. 조니가 음악하는 것을 반대하셨다죠?
네, 당연히 반대했죠. 컴퓨터도 몇 번 부서지고(웃음)...
원래 공부를 잘했어요. 집에서 제일 기대하는 아이였죠. 지금도 성적은 나쁘지는 않은데, 누나는 지금 고대 의대를 다니고 있고, 동생도 10학년에 ACT만점이 나오고, 서브젝도 거의 다 끝냈고, AP도 12개씩 들으니까 당연히 조니도 그 길을 갈 거라고 생각을 했지 음악을 할 거라고는... 동생보다 얘가 공부를 더 잘했거든요.
● 저라도 반대를 했을 것 같네요. 특별히 뭐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으셨나요?
특별히 그런 것은 없었지만 아빠가 의사이기도 하고 집안에 의료 쪽이 좀 있고 그래서 그냥 막연히 비슷한 길을 가지 않겠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날부터 음악을 들으면서 그것도 힙합 음악을..그쪽이 좀 껄렁껄렁하잖아요..(웃음) 음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처음엔 당연히 말렸죠.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서 저 혼자 걸어온 길을 보니까 ‘아, 이제는 좀 인정을 해줘도 되겠구나’ 하는 때가 오더라구요. 음악 공부를 따로 시켜 본 적이 없어서 지금은 부모로서 좀 일찍 음악 공부를 시켜줄 걸 하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 또 그렇게 말하면 힙합은 그렇게 하는게 아니라는 둥 하면서 요즘 말로 근자감이 넘쳐요.(웃음)
● ‘고등래퍼’에서 출연 제의가 왔을 때의 이야기 좀 해주세요.
그동안 제 혼자 만든 뮤직비디오와 노래 6~7 곡을 유튜브에 올리고 해서 힙합에 관심있는 아이들 중에 조니를 아는 아이들도 조금 생겼었나 봐요. ‘고등래퍼’ 작가님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미국에서 다니는 학교랑 이런걸 좀 촬영해서 오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조니가 다니는 학교는 1월 3일이 개학이었는데 ‘고등래퍼’는 한국의 겨울방학을 타겟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1월부터 2월 초까지 찍는다는 거에요.
시간도 안 맞고 그래서 가족 회의도 많이 하고 조니를 잘 달랬죠. 네가 음악을 좋아하는 건 잘 알지만 학교를 빠질 수는 없지 않느냐, 대학을 가서 해라. 그때까지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유튜브에 올리고 홍대 이런 곳에 가서 공연을 하고 이런 정도였거든요. 그렇게 잘 달래서 1월 3일날 비행기를 태워서 보냈죠.
그런데 1월 6일 날 다시 오겠다고 하는 거예요. 3일날 학교에 도착해서 선생님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허락을 받았다더군요. 엄마의 명분은 학교 생활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는 건데, 학교 선생님들을 다 찾아가서 “내 일생 일대의 기회가 온 것 같은데 이 기회를 살려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하면서 설득을 한 거에요. 여기 선생님들이 또 그런 열정을 좋아하시잖아요. 그전부터 얘가 음악을 한다는 것은 알고 계셨으니까, 한 달 정도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온라인 수업이나 숙제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신 거에요. 그렇게 하고 1월 6일에 다시 한국으로 오겠다고 전화를 하니까 그때는 막을 명분이 없더라구요.
● 기회가 온 것이 아니라 본인이 기회를 만들었군요. 기특하네요.
방송할 때도 저는 한 번도 방송국에 같이 가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방송을 하면서 아주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요. 방송을 하기 전에는 ‘학교에 다니지 않더라도 난 음악을 하고 싶다’ 였는데 ‘‘아, 밸런스를 좀 맞추는 게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 것 같더라구요.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이 정말 힘들잖아요? 한 컷을 만들기 위해서 쪽잠을 자며 밤을 새워 일을 하는 스텝들도 보고, 한국 사회의 치열한 모습과 경쟁을 통해 위로 올라가는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학교를 그만두지 않고 내 능력을 좀 잘 갖추어야겠구나’ 하는 것을 스스로 깨달은 것 같아요. 저는 그게 너무 좋더라구요.
● 대학 진학 계획을 물어보니 아직 고민 중이라고 하더군요.
음, 일단은 뭐 대학은 갔으면 좋겠는데, 그건 다음에 아이에게 찾아오는 기회나 상황을 봐서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 엄마가 좋다고 생각하는 길과 자신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길을 서로 맞춰가면서 가장 좋은 결정해야 하겠죠.
● 나이는 어리지만 좀 믿음직스러운 부분도 생기셨죠?
네, 이젠 좀 그래요. 지난 번에 한국의 한 엔터테인먼트사 대표님이 조니를 중국에 데려가셨는데, 중국어가 가능하니까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일처리 하는 거나 여러 면에서 보는 시각이 좀 달라지셨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사회성은 좀 있는 것 같아요. (웃음) 무엇보다도 스스로 7~8 시간씩 꼼짝 않고 음악을 만들면서도 너무나 행복해 하고, 모든 걸 본인이 다 하다보니까 혼자 헤쳐나가야 하는 문제가 많은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 좀 대견하기도 해요. ‘고등래퍼’ 에 나갈 때도 온통 빨간색 옷을 입고 나간다길래 “얘, 촌스럽게 그게 뭐니, 좀 예쁘게 입고 나가지” 그랬더니 “ 엄마, 방송은 무조건 튀어야 해. 그리고 빨강이 내 컨셉이야. 평상복이 아니니까 괜찮아” 그러더라구요. 그것도 결과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 총명하고 아주 영리한 친구 같아요. 중국에서 중학교 생활을 했다더군요.
아빠 일 관계로 중국에 가게 됐어요.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니까 처음엔 국제 학교를 보냈죠. 원래 현지 학교를 다녀야 언어나 문화도 빨리 배우니까 그게 좋다고 생각해서 중국 중학교에 보내려고 봤더니 HSK5급을 따 와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2년 동안 준비를 해서 HSK5급을 따고 중국 학교에 잠깐 다녔어요. 그때는 중국 학교에 가는 것을 무척 싫어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때 친구들과 같이 생활 했던 게 아주 좋은 추억이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 외국 생활을 오래 했는데, 한국어를 거의 완벽하게 하네요. 별도로 한국어 교육을 계속 시키셨나요?
어려서부터 책을 되게 좋아했어요. 동화책부터 시작해서 한국 영화, 한국 역사 이런 걸 좋아했거든요. 그런 영향인 것 같아요.
● 제가 아까 책을 많이 읽느냐고 물었는데 그렇지 않다고 대답을 했거든요.
아마, 중학교 때 까지는 한국어 책을 많이 봤는데 그 후로는 많이 보지 않아서 그렇게 대답한 것 같아요.
● 고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로서의 솔직한 심정을 말씀해 주세요.
뭐든 아이가 행복한 것이 첫째죠.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기회가 많으니까 공부도 음악도 열린 생각으로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인생은 길고 아직 가능성이 무궁한 나이니까요.
● 컴퓨터를 부수고, 노트를 찢으면서까지 반대를 하셨던 부모님으로서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부모님들께 한 말씀하신다면요?
(웃음) 힘들지만, 그 단계를 거쳐야 할 것 같아요. 그 단계를 지나서 아이가 그래도 굽히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는 인정해주고 서포트를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하면 아이와 대화라도 되잖아요. 완전히 벽을 쌓아버리면 전혀 대화가 안 될 테니까, 아이가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면 그냥 좀 지켜봐 주고..
● 과도하게 화를 내신 것을 후회하신 적은 없나요?
아니요. 지금 그때로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 같아요.(웃음) 그걸 자기가 겪었기 때문에 음악을 그렇게 좋아한다는 것을 부모에게 어필을 한 것이지, 거기서 멈췄으면 그냥 보통 아이들처럼 제자리로 돌아가서 공부를 하고 대학에 가고 그 길로 갔을 테죠. 그걸 스스로 한 번 넘었으니까 또 다른 길을 부모가 지켜봐 주는 것이죠. 다만 너무 감정적으로만 대하면 예민한 사춘기의 아이들이 마음에 크게 상처를 받거나 돌발행동을 할 수도 있으니까 부부 중 한 쪽 또는 할머니, 할아버지 중에서 따뜻하게 감싸주는 역할도 필요할 것 같아요.
● 조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힙합이 자기 얘기를 하는 거래요. 그래서 지금 노래들을 보면 자신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담은 가사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제 다른 여러 가지 방면에서 많이 보고 배워서 풍부한 글귀로 좋은 가사, 좋은 글 이런 것들을 노래에 담고, 훌륭한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하니까 그 길을 잘 제대로 걸어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바르게 잘 컸으면 좋겠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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