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랜스 연합 한인 학부모회 Kathy Kim 회장 인터뷰
토랜스 연합 한인 학부모회 Kathy Kim 회장 인터뷰
지난 9월 5일 토요일, 토랜스 연합 한인 학부모회(이하, TKPTA)에서 주최한 대입 진학 세미나가 토랜스의 미주서부장로교회에서 열렸다. 토랜스 지역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대입 준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올해도 7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등록을 마친 학부모와 학생들은 각각 별도로 마련된 세미나장으로 이동하여 대상에 따라 내용과 수준을 달리한 맞춤형 강연을 들었다. 학부모들은 강사의 말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수시로 메모를 하며 시종일관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대입을 준비하기 위한 정보뿐만 아니라 자기주도학습이나 글로벌 리더십, 디베이트 등과 같이 대학진학 후의 학업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꾸며진 점이 인상적이었다. 행사를 주최하고 주관한 TKPTA의 '캐시 김' 회장과 인터뷰를 했다.
* 토랜스 한국 학부모회(TKPTA)를 소개해 주세요.
넓게는 사우스베이 작게는 토랜스와 PV(팔로스 버디스)의 한인 밀집 지역에 거주하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생까지의 자녀들 둔 학부모님들이라면 누구라도 함께 참여하실 수 있는 비영리 봉사단체입니다. 25년 전부터 각 학교의 PTA가 꾸준한 활동을 해왔고요, 지금은 토랜스 연합 한인 학부모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 TKPTA에서는 주로 어떠한 활동을 하시나요?
공식적인 대규모 연례 행사로는 '일대일 멘토 멘티 프로그램' 과 '대학 진학 세미나'가 있습니다.
'일대일 멘토 멘티 프로그램'은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대학을 졸업한 선배들을 초대를 해서 아이들과 함께 대화하고 질의와 응답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로서 방학을 맞는 학생들이 방학 기간 동안에 느슨해 지지 않도록 방학을 시작할 때쯤인 6월 말에서 7월경에 하고 있는데요, 선배들에게 대학생활에 대해 궁금한 점과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묻고 듣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9월 개학 시즌에 오늘과 같이 '대학 진학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학부모님들이 자녀들의 대학 입학을 돕고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하는 것입니다.
크게 하는 행사는 이 두 가지 정도가 있고요, TKPTA 산하에 Torrance Youth Club(TYC)이 있습니다. 약 5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TYC는 100% 아이들 스스로가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활동하는 단체 입니다. 다운타운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음식 봉사도 하고, 지역 내 청소도 하고, 필요에 따라 펀드레이징도 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토랜스 지역 안에서 학생들끼리 서로 교재도 공유하고, 학교나 특별활동 같은 교육관련 정보를 서로 나누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회장직은 맡으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3년을 했고 올해가 4년째가 되었습니다. 어느새 제 아이들은 모두 대학생이 되었네요, 그래서 이제 회장직은 그만하고 PTA 회원으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 PTA 활동을 하시는 이유는요?
PTA는 내 자녀를 위해서만이 아니고 내 자녀의 자녀까지 생각해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세들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줄 의무가 우리에게 있는 것이니까요.
* 대학 입학 세미나를 개최하게 된 이유는요?
한인 PTA는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는 열심히 참여하시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참여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생업 때문이기도 하고 자녀가 성장할수록 소통이 어렵고 대화가 줄어드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죠. 그렇게 학교와 아이의 학업에 대해서 점점 관심이 멀어졌다가 대부분 대학 입시가 코앞에 닥치면 그때서야 부랴부랴 세미나에 나오십니다. 10학년에서야 처음으로 세미나를 들으러 나오신다면 좀 늦으신 거죠. 적어도 7학년 때부터는 관심을 갖기 시작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학년부터 자녀에게 SAT 공부를 시키라는 뜻이 아니라, 부모가 관심을 갖고 미리 공부를 해야 나중에 아이와 교감을 하고, 학교의 카운슬러와 상담도 하면서 자녀의 진로선택을 도와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10학년, 11학년이 되어서야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공부도 힘들뿐만 아니라, 자녀와 대화조차도 안 된다는 거죠. 중요한 시기를 다 놓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제 자신 또한 그런 실패를 겪으면서, 학부모부터 미리 교육이 되어야만 늦지 않게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PTA 학부모님들하고 함께 의논을 하게 되었고, 저희가 학부모님들을 대신해서 자녀의 눈높이로 대화할 수 있는 실력 있는 교육 전문가들을 섭외해서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 정보를 제공하기로 한 것입니다. 또, '먹고 살기 바쁘고 돈도 없다.'는 이유로 자녀교육에 손을 놓으시는 학부모님들이 생각보다 많으십니다. 사실 마음은 그렇지가 않으시겠죠.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돈이 없어도 교육 정보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이러한 세미나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 이번 세미나는 TKPTA의 몇 번째 세미나 인가요?
제가 진행한 것은 4번째이고요, 예전에도 PTA 선배님들께서 세미나도 하시고 골프 토너먼트도 하셨어요. 예전엔 규모가 컸었는데 안타깝게도 점점 작아졌습니다.
* 작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교회 일이나 다른 단체의 일은 무척 열심히들 참여 하시는데요, 학교 일이나PTA의 일에는 많이 참여를 안 하십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인식의 문제라고 봅니다. 한인 학부모님들의 PTA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아이만 잘 키우면 된다는 생각은 틀린 생각입니다. 특히,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학부모님들의 PTA 참여도가 매우 낮습니다. 나는 영어가 능숙하니까 학교에 가서 내 아이에 관한 것을 직접 다 매니지먼트 할 수 있는데, PTA에 가서 다른 엄마들하고 함께 할 필요가 있냐는 거죠.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PTA 이기 때문에 할 수 있기도 하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PTA의 힘으로 서포트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코리언 PTA가 없는 학교에서는 한국어 클래스가 많이 없어졌지만, PTA가 한글 학교를 열심히 지원하는 학교는 한글 클래스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시간이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이 PTA의 힘입니다. 어바인이나 풀러튼에 있는 한인학부모회의 경우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교육구에서도 PTA의 활동이 왕성한 학교에 더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 활동하는 PTA라는 인식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PTA를 하시면서 보람을 느낄 때와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진학 세미나를 열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는데요. 자녀가 11학년 때 이민을 오신 학부모님께서 제 앞에서 눈물을 흘리신 적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공부도 아주 잘했던 자녀가 여기에 와서는 제때에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해서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고 커뮤니티 칼리지에 간 거에요.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시면서 여기에는 왜 PTA가 없느냐고 하시더군요. 그때는 그 학교의 한인 PTA가 없어진 상태였거든요. 중간에 이민을 오신 부모님들은 자녀의 진학 문제와 관련해서 도움을 받고 싶어도 마땅히 도움을 받을만한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진학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 드리기 위해서 이런 세미나를 시작하게 된 것이죠. 저희가 준비한 세미나가 끝나고 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 부모님들이 생업에 종사하시다 보면 학사 일정에 대해서 놓치는 것들이 많은데 중간중간 PTA의 미팅을 통해서 그런 정보들을 놓치지 않고 얻게 되어 고맙다는 인사를 받습니다. 그럴 때도 뿌듯하죠.
아이들 같은 경우는 TYC를 통해서 한 달에 한 두 번씩은 꼭 학생들끼리 모여서 식사를 하게 했어요. 아이들의 말이 학교에서는 몇 년 동안 얼굴을 보고 수업을 같이 들어도 인사도 나누지않을 만큼 친해지지가 않았는데 TYC모임을 통해서 여러 아이들과 많이 친해졌다는 거에요. 서로 서먹서먹 했는데 고민이나 애로사항을 터놓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친한 친구가 생겨서 너무 좋다는 거죠.
힘든 점은 다른 게 아니라 PTA가 '내' 아이에서 끝난다는 점입니다. 이게 '우리' 아이들로 가야 하는 건데, 내 아이만 졸업하면 끝이라는 거죠. 또는 PTA는 하는 사람만 하는 거다. 그런 것이 안타깝죠. 그런 작은 생각이 결국에는 우리 자녀들의 권리를 자꾸만 잃어버리는 결과로 돌아오니까,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우리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될 세상으로 돌아올 테니까 그런 점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학부모님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저는 사실 봉사자가 아니라 PTA를 통해서 많은 것을 얻은 수혜자 입니다. 다들 그렇듯 저도 바쁘게 살다 보니까 우리 애들에게 많은 관심을 두지 못하고 살았는데요. 제가 PTA를 하면서 가장 크게 도움을 받은 것은 교육 정보를 아주 많이 배웠다는 점이 아니라, 예전보다 내 아이들에게 더 많이 포커스를 두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죠. 그것은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고 있는지 어떤지를 지켜본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지금 아이들의 감정과 방향을 잘 맞추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또 PTA의 다른 부모님들을 통해 그 분들은 자녀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보고 느끼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훈련이 되어 내 아이와 제가 소통을 하고 진정한 교감을 이룰 수 있게 됐다는 것이에요.
PTA가 교육정보를 나누는 것뿐만이 아니라, 내 자녀와 나의 교감이 어느 수준에 와있는지를 점검해 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죠. 모여서 정보도 교환하지만, 그 안에서 훌륭한 다른 학부모님들의 모습을 보고 배울 수 있어서 저는 그것이 정말로 좋았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PTA에 나오셔서 서로 배우시면 좋겠어요. 사실, 봉사보다도 중요한 것이 내가 먼저, 부모가 먼저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육 세미나, 가정 세미나에 열심히 나오셔서 듣고 배워야 한다는 거예요. 끊임없이 시도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자녀와 더 잘 소통할 수 있게 되고, 내가 배운 것을 자녀에게 사랑으로 전해줄 수 있게 됨으로써 공부든, 대학이든, 미래든 자녀에게 진정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모가 된다는 것입니다. PTA에 많이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Kathy Kim 회장은 인터뷰 내내 PTA의 활동은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를 위해서 해야 하는 활동이라며 '우리'를 여러 번 강조했다. 본인의 자녀들은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니 지금은 '남'의 아이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셈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우리' 아이들 이라는 표현을 쓴다.
앞으로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결코 내 아이 혼자 사는 세상은 아닐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불행한 세상 속에서 내 아이 혼자서만 행복할 수가 있을까?
토랜스 한인 학부모회 여러분들께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내드린다.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아이들을 위한 학부모회의 노고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조금씩 더 행복해지고 있다.
(denis@caledunews.com)
Vol.38-09112015
2015 Torrance Educational Seminar 개최, TKPTA, Kathy Kim 회장, 토랜스 연합 한인 학부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