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약 3500년 전에 사용됐던 일회용 잔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 잔은 점토로 만들어졌으며 먹고 마시는 연회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됐다. 

16일 CNN에 따르면 손잡이가 없는 단순한 모양의 이 점토 컵은 내년 2월23일까지 박물관에 전시된다. 점토 컵 옆에는 1990년대에 처음 제작되어 기내와 공항에서 이용되던 최초의 종이컵 에어인디아 컵이 함께 전시된다. 

이 점토 잔은 기원전(BC) 1700~1600년쯤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 살던 미노스인들에 의해 제작됐다. 컵들 수천점이 크레타 섬 유적지들과 크놋소스 궁전에서 발견됐으며 와인을 담는데 썼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큐레이터인 줄리아 팔리는 "지역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부와 지위를 자랑하려고 큰 연회를 열고 거기서 사용한 것 같다"면서 일회용 잔이 만들어진 연원에 대해 "오늘날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였겠지만 누구도 설거지를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사람들은 일회용 컵이 현대 소비사회에서 발명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매우 놀랄지도 모른다"면서 "재료만 다를뿐 3500년 전에도 미노스인들은 오늘날 우리와 같은 이유로 일회용 잔을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점토는 오늘날의 종이나 플라스틱처럼 구하기 쉽고 싸고 모양을 만들기 쉬웠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 전시회는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내는 쓰레기에 대해 고찰하는 의미에서 기획된 전시회다.  주최측은 "(고고학자들은) 미노스인들이 사용한 수천개의 일회용 잔을 발견했고 그것도 많은 양이라 할 수 있지만, 오늘날 우리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3000억 개의 종이컵을 쓰레기로 배출해낸다"고 지적하면서 쓰레기의 양을 줄일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