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아시아계 차별 논란 재판 드디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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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아시아계 차별 논란 재판 드디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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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가 입학 심사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를 차별했다는 논란을 둘러싼 재판이 지난 10월 15일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법원 보스턴지법의 앨리슨 버로스 판사가 3주 가량 배심원 없이 재판을 진행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하버드대가 학부 신입생을 선발할 때 아시안 학생을 실제 차별했는지 여부다.

 

이날 재판은 하버드대 입학처장인 윌리엄 피츠시몬스(74)에 대한 증인심문으로 시작됐다. 1986년부터 입학처장을 지내온 피츠시몬스는 이 같은 평가기준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이날 아시안 학생들이 성적면에서 뛰어나면서도 개인 평점에서 최하점수를 받게된 경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버로스 판사는 앞으로 3주간 드루 파우스트 하버드대 전 총장과 라케쉬 쿠라나 학장을 법정으로 불러 증언을 청취할 계획이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SFFA)은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아시아계 입학 지원 학생은 학과 시험과 과외 활동 점수가 다른 어떤 인종의 학생들보다 높지만 성격 평가를 포함한 개인 평점은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버드대가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 수를 제한하고자 아시안 학생들에게 다른 인종 학생들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입학 기회를 줄이고 조직적으로 차별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학교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수계 우대정책은 집단 내 다양성(Diversity)을 확보하기 위해, 백인을 제외한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안 등에게도 명문대 입학이나 고용 등이 가능하도록 가산점을 주는 제도이다. 그러나 그동안 소수계 우대정책을 채택하지 않던 소위 사립명문 '아이비 리그' 대학들이 아시안 학생들의 입학 성적이 압도적으로 높아지자 소수계 우대정책을 교묘히 적용해 오면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피해를 본 사실이 일부 드러났다. 소수 인종을 차별하지 말라는 취지로 도입된 정책이 아시아계를 역차별하는데 동원된 셈이다. 실제 소수계 우대정책을 배제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립대의 경우 아시안 학생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SFFA측 변호인 애덤 모르타라는 하버드대가 흑인, 히스패닉, 백인 지원자의 입학이 유리하도록 하기 위해 아시아계 지원자의 입학을 제한했으며 용기, 호감도 등과 같이 모호한 개인적 특성 평가 점수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버드대 측 변호인 윌리엄 리는 인종차별 주장을 부인하면서 인종은 여러 고려 요인 중 하나일 뿐이며, 학생의 입학 기회를 높이는 긍정적인 방식으로만 사용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하버드대 측은 흑인 학생의 비율은 대략 15%, 히스패닉은 12%이지만 아시아계 학생의 비율은 2010년 이래 크게 늘었으며 현재 입학이 허가된 신입생 2천 명 가운데 23%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는 입학 심사 시 학업성적과 특별활동, 운동, 개인적 특성, 종합적인 평가 등 총 5개 항목을 평가하고 있으며 항목별로 1등급에서부터 6등급까지 점수를 매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이번 사건이 미국 대학 입학 심사에서 인종적 요소의 역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번 소송 판결이 연방대법원까지 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로이터는 '젊은 보수'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의 취임으로 보수 우위의 구도가 굳어진 연방대법원이 이 재판을 통해 대학 입학 '소수 인종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금지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재판 전날인 14일, 보스턴 코플리 광장에서는 아시아계 하버드대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여 "하버드는 아시안 학생에 대한 차별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대규모 피켓 시위를 벌였다.


Vol.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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