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숙 한국학교연합회 회장

에듀라이프

신영숙 한국학교연합회 회장

관리자 0

신영숙 한국학교연합회 회장

 

513eb05a70355e312c311728e3e0b900_1477594319_73.jpg
 

 

▲  한국학교는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근무를 하시게 되셨는지요?

 

1987년에 세리토스 한마음 한국학교에서 교사로 근무를 하기 시작 했어요. 남편이 주재원으로 발령을 받아서 가족이 함께 미국에 오게 되었는데, 그 때 살았던 주재원 아파트의 아이들이 대부분 그 학교를 다녔어요. 저는 6개월 된 큰 아이를 안고 미국에 왔는데, 그때 당시에는 남편이 주재원이니까 한국에 다시 돌아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아이에게 한글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었죠. 그래서 큰 아이(아들)가 네 살이 되자 마자, 생일이 9월 1일인데 학기가 개강하자 마자 입학을 시켰어요. (웃음) 그리고는 저도 학교에 대해 관심이 많았으니까 그냥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학교 교장선생님께서 교사로 일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신 거에요. 한국에서 받은 교사 자격증도 있었고,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한글 교육에 당연히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감사히 그제안을 받아드렸죠.

 

▲  지금은 남가주 어바인 한국학교 교장으로 계시는데 교장이 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세리토스 한마음 학교가 없어지고, ‘남가주 세리토스/다우니 한국학교’로 옮겨서 교사생활을 쭉 해오다가 2005년에 교장직을 맡게 되었어요, 그리고 1년 전에 지금의 ‘남가주 어바인 한국학교’로 오게 되었습니다.

 

▲ 자제분들께서는 모두 한국말을 잘 하시나요? 

 

네, 둘다 잘해요. 어려서부터 한국 학교를 꾸준히 다녔었고, 아들이 올해 서른 살이 되었는데 지금도 한국과 관계가 있는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서류나 문서작업 까지도 문제없이 잘 하지요. 딸은 지금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잘해요. SAT 한국어도 둘다 만점을 받았죠. 엄마 덕분에? (웃음)

 

▲  예전에는 한글 교육에 대한 관심이 지금처럼 높지는 않았었죠? 

 

네, 예전 엄마들은 자녀들이 영어를 더 빨리 완벽하게 배우기를 바랬었던 것 같아요. 그 때는 한국 학교에 학생수가 너무 적어서 교사들이 홍보를 하러 다니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부모님들께서 먼저 찾아 오세요.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쭉 가르쳐야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계시죠. 특히, 아주 젊은 엄마들 중에는 한국말을 전혀 배우지 못한 엄마들이 계시는데 그런 분들은 본인이 한국말을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 심하게 말하면 ‘한’같은 게 있는 거죠. 그래서 자녀들에게는 꼭 한국말을 가르치고 싶어 하세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게 되잖아요.

 

2005년쯤 이후로 한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어요. K-POP과 같은 한류의 영향도 있고,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잖아요. 친정이 잘되면 어깨가 펴지는 것처럼 자부심을 갖게 되죠(웃음). 우리말에 대해서도 그런 것 같아요. 또, 요즘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사회에 나가서 직업을 구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큰 경쟁력이 됩니다.

 

▲  우리말을 배우기 위해서는 한국학교를 꼭 다녀야 할까요?

 

네, 저는 다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체계적으로 한글 교육을 받을 수 있고요,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가정에서 직접 가르쳐 보려고 시도하는 부모님들도 있지만 대부분 중도에 포기하시고 학교로 찾아 오십니다. 아무래도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적합 한 수준별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기가 무척 어렵지요. 좋은 선생님들로부터 오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체계적인 커리큘럼에 따라서 배우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  ‘남가주 어바인 한국학교’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남가주 어바인 한국학교’는 어바인 Woodbridge High School 내에 있구요. 선생님 열 한 분과 T.A 20여명, 학생은 유치부터 12학년까지 200여 명이 매주 토요일 9시부터 12시까지 공부하고 있습니다. 또 SAT반, 크레딧 반 (외부학점인정제)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  남가주 어바인 한국학교만의 교육방침이나 특별한 계획 같은 것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이들에게 정직과 예절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가르치려고 해요. 그래서 제가 작년에 부임하자마자 시행한 것이 배꼽 인사였어요. 인사를 할 때 자기의 배꼽을 바라보는 자세로 하라는 것인데, 일년이 지나니까 아이들이 학교밖에서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깊숙이 숙이면서 인사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올해는 ‘감사하는 마음 가지기’로, 일주일 동안 감사했던 일 세 가지씩 적어 오기 등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 어바인은 교육도시라는 별칭답게 젊은 학부모님들이 많은데요, 특히 영어가 더 편한 학부모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 학부모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성인반을 개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주로 어떤 분들께서 한국학교의 선생님이 되시나요?

 

정규 4년제 대학을 졸업하신분들 중에 교사자격증을 가지고 계시고, 교사 경력이 있으신 분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거의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표정이 밝고, 마음이 따뜻하신 분인가를 중요하게 봐요.

 

한두 번 수업하고 말 것이 아니라 매주 아이들을 만나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런 마음은 아이들에게 다 전달 되거든요. 책임감과 성실함, 열정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한국학교 선생님들은 사명감과 봉사정신이 없이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보수가 전혀 없는 곳도 있고요, 남가주 한국학원 같은 경우에는 보수가 있는데 초봉이 21 불부터 시작해서 1년이 지나면 한 호봉씩 올라가요. 오래 계신 선생님들이 30붙이 좀 안되시니까. 한달에 200불이 좀 넘는 정도... 정말 기름값 정도인 거죠. 좋은 교사들을 확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니만큼, 교사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것도 모두가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513eb05a70355e312c311728e3e0b900_1477594441_63.jpg
 

 

▲  한국학교를 운영 하시는데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가요?

 

현재 가장 큰 애로사항은 ‘학부모님들의 참여도’입니다.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무슨 행사가 있다고 하면 열심히 참여하시잖아요. 그런데 한국학교에서 하는 행사에는 그렇지가 않으세요.

제가 ‘중국학교’의 교장선생님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부러웠어요. 학부형들이 학교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자녀를 등록시키는 동시에 학부모님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학교를 지원한다고 해요. 그게 다 아이들을 위한 것이잖아요. 그런데 한국학교 부모님들은 대부분 그렇지 못하거든요. 일년에 한번 얼굴을 뵙기 힘든 부모님도 계시니까요. 

 

아이들이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라시지만 그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부모님은 드물다는 점이 많이 아쉽죠. 자녀들이 양질의 모국어 교육을 받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국인으로서 우리 한인사회가 한국학교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키고 큰 성장을 이룬다면 이웃 커뮤니티에서도 우리를 높이 평가하지 않을까요?

 

▲  가장 보람 있으셨던 일이 있으셨다면?

 

보람 있는 일은 참 많죠. 그 중에서 제일 기억나는 일을 말씀 드리자면 ...

한 15년전쯤인가 봐요. 크리스라는 히스패닉 학생이 있었어요. 그 아이가 어느 날 그 동네에 있는 마켓에 물건을 사러 갔는데 그 마켓 주인이 한국 분이셨대요.

 

그런데 그 분은 스패니쉬를 잘 못했으니까 서로 떠듬떠듬 이야기를 하다가, “너, 저기 다우니에 가면 한국학교가 있는데, 거기에 가서 한국말을 좀 배워 올래?” 그러셨대요. 그래서 그 아이가 한국학교에 온 거에요. 참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해서 나름대로 정말 따듯하게 대해줬어요. 그렇게 기역, 니은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나중엔 한국말로 대화를 할 정도까지 배우게 됐어요. 그때 유행하던 한국 노래의 DVD를 구해와서 다른 아이들에게 틀어주고, 자랑도 하고 한국 아이들 보다 더 열심이었죠.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게 됐는데 자기는 미군에 입대해서 한국에 꼭 가겠다는 거에요.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좋아하고 자랑하게 된 거죠. 그 아이가 기억에 남구요.

 

또 하나는 제가 한 가정의 아이들을 8년 동안 라이드를 한 적이 있어요. 그 부모님들이 자바에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셔야 하는 상황이어서 아이들만 집에 있게 됐는데, 어떤 분이 그 집 아이들이 넷인데 아침에 라이드를 좀 해줄 수 있냐고 물어 보시더라고요.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8년이 됐어요. 아침에 눈만 비비고 나오는 아이들을 8년동안 만나다 보니, 큰 아이가 어느덧 칼리지를 가게 된 거에요. 그래서, ‘너 대학은 어디로 가기로 했니?’하고 물었더니, 자기는 롱비치 칼리지를 가겠대요. 거기서 Nursing 공부를 해서 교장 선생님이 자기를 이렇게 도와 줬으니까, 교장 선생님이 Old하면 자기가 Nurse가 되어서 교장선생님을 도와주겠다는 거에요(웃음). 참 기쁘고 고마웠어요.

 

▲  미주한국학교연합회 회장이 되셨는데 어떤 과정을 거치셨고, 신임 회장으로서의 각오는?

 

미주한국학교연합회는 190여 개의 한국학교가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조직이구요. 2년 이상 연합회에서 임원으로 봉사를 한 사람 중에서 후보자를 정하고 투표를 통해 선출됩니다. 임기는 1년이고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습니다. 지난 연말, 투표를 통해 제가 중책을 맡게 되었는데요, 190여개의 회원 학교에 교사가 2천명, 학생수가 1만 5천명이나 되는 큰 조직이기 때문에,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고 화합하는 일이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밖으로는 타 단체와의 소통과 화합에, 안으로는 정보 공유와 협력 강화 등 조직의 소통과 화합에 힘을 쏟고자 합니다.

 

▲  올해 미주한국학교연합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기본적으로 미주한국학교연합회의 설립 취지가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육의 질적 향상과 저변확대 입니다. 이를 위한 다양한 연간 사업계획이 수립되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올해 중점적인 사업분야는 차세대 교사 발굴과 맞춤형 연수교육, 멀티미디어 시대에 걸맞은 시청각 교육자료 개발 등이 있습니다.

 

▲  한국학교 선생님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학생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학생들은 선생님이 아는 만큼만 배우게 되는 거니까, 선생님들이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자녀의 한글 교육을 미루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한 말씀 하신다면?

 

많은 부모님들이 ‘우리가 한국말을 잘 하고, 집에서 늘 쓰니까 아이도 저절로 익히게 되겠지’하고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언어라는 게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한글 교육도 일찍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에게 다양한 능력을 길러 주려고 노력하시는데, 그 중에서도 언어는 평생의 가장 큰 재산입니다. 우리말 이라고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마시고 일찍, 그리고 꾸준하게 시키셨으면 좋겠습니다.

 

▲ 어머니로서 또 교육자로서 자녀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성이죠. 인성교육. 부모님들께서 욕심을 좀 버리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공부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요. 인생의 목적은 ‘행복’ 이잖아요. 그런데 과연 지금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행복하게 사는지 잘 모르겠어요. 나중의 행복을 위해서 지금의 행복을 놓치는 것이 지나보면 후회로 남는 경우도 있잖아요. 서로 사랑을 표현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그게 가장 좋은 인성 교육이 아닐까요.

 

▲  끝으로 저희 가주교육신문의 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 가주교육신문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 주세요. 저희도 4월부터 교육 신문에 한글 교육 페이지를 제공해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여러분께서 뜨거운 사랑을 주시는 만큼 가주교육신문도 더 좋은 내용으로 보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육 신문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오는 5월 9일에 저희 미주한국학교연합회에서 개최하는 ‘제29회 동요 합창 경연대회’ 신청이 3월 31일에 마감됩니다. 주말 학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마다 개최하는 행사인데요,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데니스 한 기자

Vol.16-20150327

 

, , , , ,

0 Comments
Facebook Twitter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