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지옥’ 최악의 이민자 참사... 희생자 50명으로 늘어
27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남서부 외곽에서 경찰들이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된 대형 트레일러 인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로이터=사진제공]
- “내부 온도 170도 넘었을듯”…에어컨 없고, 식수도 발견 안돼
- 사망자 신원 파악중…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출신 확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남서부 외곽에 주차된 대형 트레일러 안에서 이민자로 추정되는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불법 이민자로 추정되는 시신은 최소 46구였으며, 어린이 4명을 포함한 16명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이들 중 3명이 숨졌다.
병원에 따르면 고열과 탈수 증상을 보인 일부 환자들은 위독한 상태여서 희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텍사스주와 국경을 접한 멕시코 정부도 이번 참사의 희생자가 50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현재까지 확인된 국적별 사망자 현황은 멕시코 22명, 과테말라 7명, 온두라스 2명이라고 밝혔다.
미국 당국은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또 트레일러에서 뛰어내렸거나 숨진 채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탑승자를 찾기 위해 사고 현장 주변에서 수색 작업도 진행 중이다.
당국은 단속을 피해 밀입국자를 싣고 가던 트레일러가 무더위에 '찜통 지옥'이 됐고, 온열 질환과 질식 현상 등으로 사망자가 속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트레일러에는 에어컨 장치가 없었고 식수도 발견되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샌안토니오 지역 최고 기온은 화씨 90~100도에 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유사한 과거 사고 사례로 유추해 볼 때 트레일러 내부 온도는 170도를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현장에 수사관을 파견해 증거를 수집하는 등 사고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텍사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3명을 체포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주자들 사망 사건 조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엄청나게 불행한 사고"라며 멕시코 등 중남미 출신 희생자들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워싱턴 DC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이민 문제가 핵심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