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인 여고생의 자살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의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모든 걸 떠나 한 어린 학생의 죽음에 대해 같은 어머니의 입장에서 "얼마나 힘들었길래…"라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고, 상상도 못한 상황으로 충격을 받은 가족의 슬픔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사실 우리 자녀들은 부모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통을 가슴에 안고 지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성적과 입시 스트레스에서 친구들의 따돌림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고통을 받곤 합니다.

저 역시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개인 면담을 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눈을 흘리는 경우들을 적지 않게 경험하곤 합니다.

저의 경우 입시 컨설팅이다 보니 대부분은 입시에 대한 강박감, 그리고 부모와의 이견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습니다.

지난해 제가 지도했던 한 학생은 한 시간여의 면담 내내 자신의 자신감 결여를 호소하며 부모의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엄청난 압박감에 울음을 감추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상담 후 우리 컨설턴트들은 회의를 통해 이 학생에 대한 우선 순위를 입시 지도 대신 심리적 인정에 두고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뒀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되찾아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10대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처럼 아직 어린 나이에 자살을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희망'과 '누군가의 도움'이 사라졌다고 느낄 때입니다. 그래서 그같은 환경에서 탈출하려는 몸부림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비극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자녀가 힘들다고 말할 때 "정말 힘들겠구나"하며 가슴으로 받아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이런저런 얘기들을 항상 귀담아 들어야 하는데, 왜냐하면 중요한 시그널, 즉 "나는 엄마, 아빠의 도움이 필요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왜 너는…" "그게 뭐 힘들다고…"라는 식의 대꾸는 자녀가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드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설 곳, 버틸 곳을 잃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는 자녀가 대학에 진학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대하고 예상했던 것과 너무나 다른 게 대학 1학년 생활로, 고등학교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숙제와 공부량에 쉽게 지치게 되고, 친구를 사귀는데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에는 취업이란 큰 산을 넘어야 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자녀가 대학생활을 시작하면 부모와의 대화 시간도 많이 줄어들게 돼 그만큼 자녀의 심리, 생활에 대해 파악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자녀와의 대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특히 자녀의 말을 끊거나, 무시하지 않고 일단 끝까지 들어주는 부모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부모가 존중하는 모습을 자녀가 느낄 때, 자녀도 부모의 의견과 주장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