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과 대리만족
자녀가 대학에 지원했거나, 현재 다니는 대학에 대해 누군가 질문을 해 대답해줬는데 상대방의 반응이 시원치 않아 다소 당황하거나 기분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던 경험들을 가진 학부모들이 꽤 있을 것입니다.
나름 괜찮은 대학인데도 그 대학에 대한 질문자의 인지도가 낮아서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달가운 경험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사실 우리 학부모들 중에는 아이비리그나 일부 명문 사립, 그리고 UC계열을 제외하고, 다른 대학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일부 학부모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대학들 외에 다른 대학들은 그다지 좋은 대학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긴 수천 개나 되는 4년제 대학들을 일일이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관심을 갖고 조금만 리서치를 해봐도 정말 괜찮은 대학들이 많습니다. 종합대학이든, 리버럴 아츠 칼리지든 쉽게 떠오르는 대학은 아니어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대학들이 즐비합니다. 그런데 일부 학부모들이 좁은 시야를 가지게 된 배경에는 각 기관들이 발표하는 랭킹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적어도 '10위권에 든 대학들 정도는 돼야 명문대'라는 얄팍한 판단이 올바른 사실을 깨우치는데 장애를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더 헷갈리는 것은 기관들이 발표하는 순위들이 저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평가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지만, 알게 모르게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하고, 심지어 대학들도 이에 대해 예민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게다가 대학에 자녀를 보내려는 학부모는 물론, 이미 대학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재학 중인 대학의 최신 랭킹 결과를 비교해 보는 부모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 이면에는 일종의 '대리만족'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번 얘기하면 상대방이 단숨에 "아 그 대학이요? 좋은 데 보냈네요."란 시원한 대답을 통해 남들이 알아주는 대학이란 자부심을 느끼는 것 말입니다.
얼마 전 가장 인지도가 높은 랭킹 발표기관인 US뉴스 앤 월드 리포트가 각 대학들의 순위를 발표했습니다.
물론 큰 그림으로 볼 때 상위권에 오른 대학들은 대부분 수긍이 가는 곳들입니다. 대학 재정여건도 좋고, 학생 개개인에 대한 지원도 뛰어납니다. 나름 상당한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랭킹에 얽매여 지원대학을 결정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학에서 즐겁게 공부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아간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대학입니다.
그래서 지원대학을 결정하려면 여러 가지 요소들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비는 얼마나 되고, 얼마를 보조받을 수 있을지, 그리고 지역은 어디에 있는지, 학교 분위기는 어떤지 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정말 중요합니다.
지나김 | 시니어 이그제큐티브 디렉터 / 어드미션 매스터즈 www.TheAdmissionMasters.com / (855)466-27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