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선택
보험플랜을 선택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임에도 실제 보험혜택과 Network 등 꼭 필요한 요소들을 잘 비교해 본 후 선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반면 아주 단편적인 사실이나 주위에서 들은 풍문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LA 한인타운(Zip Code 90020) 에 거주하는 동갑내기 부부인 홍길동 씨 부부(60세)는 자녀들이 독립해서 나가고 두 사람만 세금보고를 하고 있는데 연 인컴이 $55,000 이다. 두 사람이 오바마케어에 가입하기 위해 보험료를 알아보니 두 사람 인컴 $55,000 은 정부보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인컴이기는 하지만 나이로 인한 기본적인 보험료가 비싸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보험혜택을 선택하기에는 보험료에 대한 부담이 컸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입원, 수술의 경우에만 커버되는 Bronze 플랜이다. Bronze 플랜의 보험료를 알아보니 Bronze 플랜 내에서도 보험회사에 따른 보험료 차이가 많았다. 가장 저렴한 보험사인 O 보험사의 보험료는 $30 인 반면 가장 비싼 보험사인 P 보험사의 보험료는 $650 이었다. 주변에서 P 사가 가장 좋은 Network 을 가진 회사라는 권유가 많아 결국 P 사의 보험에 가입해 매월 $650의 보험료를 냈다.
이런 경우 홍길동씨의 선택이 옳은 결정인지 잘못된 결정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다. 홍길동씨에게 어떤 상황이 생길지 또 그로 인해 어떤 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보험이든 보험혜택과 보험회사를 결정할 때는 보험의 특성을 잘 고려해서 비교해 본 후 자신의 상황에 맞도록 선택해야 한다. Bronze 플랜은 일반적인 진료에는 거의 커버가 없기 때문에 입원을 하거나 수술을 할 경우에 사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입원,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가 또 얼마나 좋은 수준의 병원이 포함돼 있는가 하는 것을 살펴야 한다.
보험사별로 보험료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얼마나 많은 병원에서 진료 받을 수 있는가 하는 Network 의 크기이다. O 보험사는 LA 와 Orange 카운티에서만 가입 가능한 보험으로 입원, 수술의 경우 가입자가 커버 받을 수 있는 병원의 숫자가 30여 개 밖에 되지 않아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Good Samaritan Hospital, USC Verdugo Hills Hospital, St. Jude Medical Center, St. Joseph Hospital of Orange, 등 메이저 병원들이 포함돼 있다. 반면에 P 보험사는 LA 와 Orange 카운티에서만도 입원,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150여 개에 이른다.
가입자가 만약 Good Samaritan Hospital, USC Verdugo Hills Hospital, St. Jude Medical Center, St. Joseph Hospital of Orange 등 O 보험사와 P 보험사 두 보험서의 Network 에 있는 병원에서 입원, 수술을 받게 된다면 100% 동일한 보험혜택을 받게 된다. 다시 말하면 O 보험사의 보험에 가입해 월 $30의 보험료를 낸 사람이나 P 보험사의 보험에 가입해 월 $650 의 보험료를 낸 사람이나 보험커버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약 22배나 더 비싼 P 보험에 가입한 것이 O 보험에 가입한 것보다 좋은 선택이 될 때는 언제일까? 당연히 O 보험으로는 커버되지 않는 병원에서 P 보험으로 커버될 때일 것이다. 문제는 '입원, 수술이 가능한 메이저 병원 30여 개의 병원 외 다른 병원에서만 꼭 입원,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이 과연 얼마나 현실성 있을까' 하는 것이다.
다른 상황으로 비교해 보면, LA 와 Orange 카운티 내에 30개의 Gym 이 있는 Fitness Club 의 1년 회원권이 $360이고 150개의 Gym이 있는 Fitness Club의 1년 회원권이 $7,800이라면, 과연 더 많은 Gym이 있다는 이유로 $7,800짜리 회원권을 선택할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의문스럽다.
그럼에도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이유는 충분히 그런 선택을 해야 할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왠지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이 추천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와 막연히 비싼 보험이 더 좋은 혜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한국의 오래된 CF 중에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카피가 있는데 이는 보험 플랜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Joseph Park | Financial Adviser insuprobj@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