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시 매칭 인터뷰가 의대입시 인터뷰와 다른 점
한겨울로 접어드는 이 시점은 의대입시에 임하는 학생들과 레지던시 매칭에 임하는 의대생들이 인터뷰에 모든 공력을 들이는 시기다. 이미 의대에 성공적으로 입학하여 4학년까지 된 학생들은 레지던시 매칭 인터뷰에 임할 때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다. 하지만 모든 인터뷰는 긴장되기 마련이고 모두가 다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그 중에서 뛰어나야 하므로 레지던시 매칭 인터뷰는 더욱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가장 중요한 사항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기로 하자.
이미 의대입시 인터뷰와 레지던시 매칭 인터뷰 과정의 절반 이상이 지나갔다. 의대의 경우는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주립의대의 경우라면 가장 매력적인 지원자라고 학교가 판단한 학생들은 이미 인터뷰에 초대해서 만나봤을 확률이 상당히 높은 반면 최고명문 사립의대의 경우라면 지금이 인터뷰의 절정기라고 봐도 좋겠다.
주립의대들의 입학사정일정이 조금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며 이 일정은 레지던시 매칭 일정과 유사하다고 보면 되겠다. 레지던시 매칭 인터뷰는 9월 말부터 시작되어 10월에 절정기에 달했었고 11월과 12월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물론 1월과 2월에도 인터뷰는 진행될 것이다. 주립의대, 명문 사립의대 및 레지던시 매칭 과정 모두 2월까지도 인터뷰가 진행되며 심한 경우 일부 의대는 충분한 입학생이 확보되지 않을까 우려해 3월에도 인터뷰에 초대하곤 한다.
'어느 시점에 인터뷰에 초대되어 가서 실제로 인터뷰를 하느냐'의 시기적인 요소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필자가 의대입시를 선착순이라고 크게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의대들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합격생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발표하지 않고 단 한 번에 발표하는 극소수의 의대들도 예외는 아니다. 미리 준비하여 제때 지원한 학생의 원서를 검토했더니 준비가 매우 잘 되어 있어 일찌감치 인터뷰에 초대해 만나봤더니 매력이 있는데 그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더 좋은 학생을 기다릴 만큼 의대입시가 한가하고 이해심을 많이 발휘해 주는 그런 과정이 절대로 아니기 때문인데 이는 레지던시 매칭 인터뷰에서는 더욱 심하다.
이미 의대입시를 거친 학생들 간의 경쟁인데 원서를 제때 내지 않는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은 시간관리능력에서 최저점을 받는 평가를 받을 것이 자명하다. 그렇게 바쁜 의대생이 어떻게 제때 원서를 낼 수 있냐고 문의하는 부모들이 가끔 있는데 병원 측에서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모든 지원자들도 바쁜 의대 4학년생들이며 이는 매년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들릴 뿐이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사항도 의대입시 때와는 조금 다른 것이 레지던시 매칭 과정이다. 대학입시는 온전히 가능성만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의대입시는 준비된 학생만을 선발하는 과정이라는 점이 대학입시와 다른 점이다. 레지던시 매칭은 준비된 지원자들 중에 누가 해당병원에 이로운 인물인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준비된 모습은 USMLE Step 1 성적을 통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전문분야에 따라 Step 1 성적이 얼마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은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버린지 오래된 일이고 이는 어떤 의대 출신이냐는 사실보다 훨씬 더 중요한 준비된 모습 확인방법이다. 상위권 의대출신이지만 Step 1 성적이 낮은 학생보다는 중하위권 의대출신이지만 Step 1 고득점자가 원하는 매칭에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은 이유이다.
그 다음은 직접 만나서 다양한 얘기를 나누어 실제로 매력적인 학생인지를 판단한다. 의대입시 인터뷰는 통상 2명의 면접관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게 된다. MMI 방식의 인터뷰는 예외적인 경우로 약 8명의 면접관을 만나게 되지만 일반적인 대화를 통해 지원자의 매력을 검증하는 제도는 아니므로 통상적인 인터뷰를 기준으로 약 2명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레지던시 매칭 인터뷰는 이보다 훨씬 많은 면접관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게 된다. 최소 4명의 각기 다른 병원 관계자와 만나서 다른 분야의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열 명이 넘는 면접관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일도 다반사다.
해당 전공분야의 최고 책임자와 만나서 나누는 대화가 다를 것이고 의국장과 만나서 나누는 대화가 다를 것이다. 왜 의사가 되고자 하는지부터 시작하여 특정 케이스를 치료하는 과정에 대해 질문할 수도 있다. 지원서에 적힌 많은 활동들 하나하나를 모두 점검하는 까다로운 면접관도 있을 수 있고 특정 리서치에 대해 한 시간 내내 송곳질문을 하는 면접관도 있을 수 있다.
레지던시 매칭은 매우 특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분명히 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이긴 하지만 월급을 주며 일을 시키는 존재를 선발하는 과정이므로 속칭 밥값을 제대로 할 지원자를 선발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여기서 밥값을 제대로 한다는 말을 되새겨 보면 부모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월급을 줘가며 일을 시키려 인원을 선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능력이 아닐 수도 있다. 주변의 평판과 팀플레이어 여부가 개인의 능력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는 병원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학생이지만 학생이 아닌 레지던트를 선발할 때는 인터뷰 과정과 함께 중요시되는 것이 추천서 내용이다. 물론 의대입시에서도 출중한 학생들이 인터뷰를 제대로 못 받는 일이 다반사이며 이런 경우 대부분은 추천서 내용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칭찬을 한 듯 하긴 한데 다시 읽어보면 위험한 학생으로 보일 수도 있는 표현들이 존재한다. 너무 뛰어나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인물로 보이는 그런 표현들 말이다. 레지던시 인터뷰에서 이런 추천서를 받는다면 매칭을 재수해야 한다.
진득하게 암기하는 능력을 갖춘 팀플레이어가 레지던트로서는 가장 매력적인 모습으로 보인다고 하니 참고하자.
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