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의대 입시가 예년에 비해 다른 점
매년 6월 첫 주에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의대 입시에서 예년과 비교해 다른 점이 있는지 문의하는 가정이 많다. 그중 첫 번째 궁금증은 인터뷰가 언제쯤 시작되는지에 관한 것들이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이지만 인터뷰에 초대할 학생들을 선발하여 인터뷰 초대를 시작하는 시점이 조금 더 빨라진 소수의 학교들이 존재한다.
올해 가장 먼저 인터뷰 초대를 받은 학생은 조지타운 의대로부터 인터뷰 초대를 받은 학생인데7월 말에 받았다. 물론 실제로 인터뷰를 하는 날짜는 9월 초로 정하고 현재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지만 8월이 되기도 전에 인터뷰 초대장을 받은 경우는 생소한 일이기에 눈에 띈다. USC 의대와 메이요 의대로부터 인터뷰 초대를 받은 학생들도 존재하지만 이 학생들의 경우에는 8월 둘째 주와 셋째 주에 인터뷰 초대장을 받았으므로 예년에 비해 한 주 정도 빨라진 수준이므로 이는 큰 의미를 둘 필요까지는 없는 현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10년 전과 비교하자면 상당수의 의대들이 인터뷰를 시작하는 시기를 앞당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9월 중순 이전에 인터뷰를 시작하는 의대가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8월 중순부터 인터뷰를 시작하는 의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늘어난 지원자들 중 경쟁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서 평가하고 선발하기 위한 의대 측의 노력이라고 보인다.
또한 이런 현상은 지원자들이 일차 지원서와 이차 지원서를 제출하는 시기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즉, 10년전에는 롤링 어드미션이라는 의대 입시전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마감일에 맞춰 원서를 제출하던 학생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훨씬 더 많은 학생들이 의대 입시는 선착순으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서둘러서 원서를 제출하므로 각 의대 입시 사정팀들이 업무를 시작하는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 한인 사회도 이 정도는 당연한 정보로 알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에 한인 학생들의 의대 진학 성공률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정보력의 향상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이제는 원서를 서둘러 제출하는 것만으로 의대 입시에 성공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지도하는 한인 학생들뿐 아니라 거의 모든 한인 학생들이 일차 원서는 가능한 조속히 접수시키고 있으므로 이제 경쟁은 이차 원서를 얼마나 알차고 빠르게 제출느냐에 달려있다. 이로 인해 인터뷰 초대를 받는 시기가 결정되고 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10년 전에는 학생들이 원서만 제때 접수하게 지도만 해도 의대에 모두 합격하는, 지금보다 수월한 진학 지도가 가능했다. 환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깨우치게 지도한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지만 소수의 명문 의대가 아니라면 의대에 진학하지 못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었다. 물론 지금도 변치 않는 하나의 사실은 각 의대가 선발하고자 노력하는 학생은 그 무엇보다 환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보도 우리 한인 사회에 잘 알려져 있으므로 옛날처럼 학점 관리와 리서치만 하고 있는 프리메드 학생은 거의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필자에게 이메일로 질문을 하는 부모 중에는 필자의 컬럼 내용 중에 그 가정의 자녀에게 해당하는 부분을 언급하며 그 다음 단계에 대해 질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우리 아이가 과학을 잘 하므로 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와 같은 질문은 더 이상 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우리 한인 사회의 질적 성장을 가늠하며 감사히 즐거워하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든 아니면 한국, 캐나다, 영국, 독일, 호주, 스위스, 불가리아 등 미국 외 지역에 거주하든 자녀의 미국 의대 진학에 관심있는 부모들 중 정보력이 뛰어난 부모들은 필자의 칼럼을 꾸준히 접하며 해당 가정의 경우에 맞게 적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초급 단계의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면 요즘은 기본 정보를 토대로 진일보한 질문과 감사의 글이 주를 이루고 있으니 살맛 나는 일이다.
그렇다면 기본 정보가 모두에게 공유된 이 시점에는 어떤 지도를 해야 내 자녀가 원하는 의대에 진학할 수 있을까? 여전히 원서접수의 타이밍부터 강조하고 싶다. 일차 지원서도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제때에 제출해야 하지만 적어도 이 부분은 대부분이 성공적으로 해낸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인 이차 지원서는 조금 다른 얘기이다. 학생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의료 경험 및 인생 경험 자체가 천차만별 다르므로 다양한 각도에서 학생이 의대에 진학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이차 지원서의 질문들에 대답하는데 걸리는 시간에 차이가 많다. 이는 글을 잘쓰고 못쓰는 문제가 아니라 답할 얘기거리가 많은지 적은지에 관한 문제이다.
그러므로 이차 지원서를 제때 접수시켜야 제때 인터뷰 초대를 받을 것이라는 얘기는 단순한 원서접수 타이밍에서 끝나는 조언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각 가정에서 챙겨줬으면 좋겠다는 당부이다. 온 가족이 함께 의료봉사에 참여하는 행복을 누려 보기를 아주 강력히 권한다. 다른 많은 조언들보다 꼭 나누고 싶은 얘기이므로 모든 한인 가정에, 특히 자녀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들에게 전한다. 의대 입시를 떠나서도 큰 기쁨이 될 것이고 이차 지원서를 남들보다 인상적으로 써서 조속히 제출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가족이 함께 의료봉사여행을 다녀오고서 또 의료봉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이 의대에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감히 자신한다.
자녀의 의대 진학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잘한 정보가 아니라 자녀를 건전한 사고력을 갖춘 건강한 성인으로 키우고자 하는 각 가정의 노력이라고 믿는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