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에 합격은 했으나 원하는 의대에는 합격하지 못한 경우(1)

남경윤의 의대칼럼

의대에 합격은 했으나 원하는 의대에는 합격하지 못한 경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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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에 합격은 했으나 원하는 의대에는 합격하지 못한 경우(1)


의대에 합격하는 그 힘든 과정을 거쳐 이제는 축하를 받으며 지내고 있을 것만 같은 의대 합격생 가정에도 고민은 남아있다. 어떤 의대에 진학하든지 원하는 직업을 갖게 되었지만 각 가정마다 기대치가 다르므로 의대에 합격하고도 마음에 둔 의대가 아닌 다른 의대에만 합격했다면 그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옳은 결정인지 아니면 조금 부족해 보이는 부분을 남은 시간 동안에 보완해서 다시 한 번 도전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를 놓고 갈등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고려해 봐야 할 사항들에 대해 알아보자.

 

필자가 지도한 학생들 중에도 2명의 학생이 이번 사이클에 의대에 합격하였으나 기대했던 의대가 아닌 조금 평판이 덜 좋은 의대에만 합격하여 재수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인데 지난 주에 칼럼독자 한 분이 “마음이 답답한 학생 아빠” 라고 본인을 소개하며 동일한 고민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메일을 보내왔기에 개인정보를 최대한 공개하지 않으며 여러 독자들과 이 부분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문의 드리고자 이렇게 이메일 드립니다. 금쪽같은 시간이겠지만 답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이번에 의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자녀를 둔 아빠입니다. 지금까지 제 아이가 혼자서 잘 헤쳐 온 지라 맡겨 두었다가 고민이 되어 문의 드립니다. 진작에 선생님을 알았더라면 많은 도움을 받았을 텐데 이제야 알게 되어 이메일을 드립니다. 제 아이는 고등학교를 1등으로 졸업하고 아이비 리그 대학에 얼리 디시젼으로 진학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의사가 꿈이었고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강한 것을 보면 의사의 길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학교 성적관리가 만족치 못해서 GPA가 3.67 정도이고, MCAT 성적은 518점을 받았습니다. 대학교 때 연구과정에 동참해서 출판물에 제 3저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거주하는 주의 주립의대 중 한 곳으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았고 그 외의 주립의대들의 결과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여쭙고 싶은 것들은 최종적으로 언급한 그 주립의대만 된다면 그 학교를 가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재수를 해 보는 것이 좋은지요? 만약 재수를 하며 포스트백 프로그램을 이수한다면 진학에 많은 도움이 되는지요? 재수를 해서 좀 더 평판이 좋은 학교를 가는 것이 의사로서 장래를 위해 많은 도움이 되는지요?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이 답답한 학생 아빠가 드립니다.”

 

이 학생을 필자가 만난 적은 없지만 여러분들도 알 수 있듯 아이비 리그 대학에서 3.67이란 학점을 받았고 MCAT은 상위 3~4 퍼센트 내에 드는 뛰어난 성적을 받았으니 학점이 약점이고 MCAT은 강점인 학생이다. 따뜻한 성품이고 기본적인 연구활동도 한 상태이라는 정도를 알 수 있으므로 기본적인 부분들은 잘 챙기지 않았나 싶지만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의대에만 합격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가 보낸 답글은 아래와 같다.

“마음이 답답한 학생 아빠라고 표현하신 점이 이해가 됩니다. 고교시절 성적이나 MCAT 성적을 보면 학습능력을 잘 갖춘 학생이라는 것이 느껴지지만 대학에서의 성적이 아쉽네요. 물론 MCAT에서 CARS(영어독해) 성적이 어떤지를 모르지만 제게 주어진 정보가 제한적이라 일반적인 조언을 드리자면 언급하신 그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입니다. 마음이 따뜻한 의사로 살아가기에는 어떤 의대를 다녔냐는 사실이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그 의대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USMLE Step 1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매칭 되도록 지금부터 방향을 잡으라고 하고 싶습니다. 특히나 거주하는 주의 주립의대에 가면 학비부담도 적을 테니 이 점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부모님의 경제력이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다른 선택들도 신중히 고민해 봐도 좋습니다. 물론 학생의 비젼이 어떤 것인지가 중요하지만 현실적인 경제력도 중요합니다. 포스트백에 진학하는 것만으로 더 나은 결과가 있을지 아니면 전반적인 특별활동들을 분석해 전략을 세우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죠. 더 자세한 상담을 위해서는 학생과 제가 직접 만나 대화를 해서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요한 문제이니까요. 아래의 링크를 확인하시고 더 도움이 필요하시면 다시 연락 주십시오. 

 

http://www.gradprepacademy.com/web/about-us/ 큰 도움이 되지 못해 안타깝지만 주어진 정보를 토대로 제가 드릴 수 있는 답은 여기까지이니 참고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답변에서도 언급했듯이 제한된 정보를 갖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므로 피해야 하겠지만 위의 학생은 좋은 의대에 가기에는 부족한 학점을 갖고 있고 518점이란 MCAT 성적이 학부에서의 낮은 학점을 100% 보완해 주지는 않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 것이다. 이 학생의 경우는 아니지만 같은 518점이라도 영어 독해 성적이 과학분야 성적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면 의대 진학은 전혀 불가능해지므로 이 점도 참고하자. 이 학생보다 더 고민스러운 경우는 학점이 3.8에 가깝고 MCAT도 잘 본 학생들이 한국에 사는 친척들은 전혀 들어본 적도 없는 의대에만 합격한 경우이다. 부족한 부분이 정확히 보인다면 재도전을 하는 것도 과감히 권한다. 하지만 문제가 뭔지 정확히 모르겠다면 그냥 진학하는 것이 더 안전한 길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결정을 하든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고민할 문제이지만 부모가 주도적으로 결정할 문제는 절대로 아니다. 또한 의사가 되는 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의대가 아니라 레지던시 과정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시는 일을 통해 보람을 많이 거두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답글로 마무리 한 이 부모 밑에서 자란 학생이라면 분명히 따뜻하고 행복한 의사로 살아 가리라 믿는다. 어느 의대를 가든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감사를 분명히 표현하는 부모를 보면 그 자녀가 함께 보이기 때문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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