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미국 의대에 대한 이해
미국 의대에 대한 이해
미국 교육 제도상 의대는 대학원 과정에 속한다. 학부(College 또는 Undergraduate)와 대학원 (Graduate School)으로 구성되어 있는 대학교(University) 시스템에서 학부를 졸업해서 학사학위 (Bachelor Degree)를 보유한 학생이 대학원인 의대에 진학해서 4년간 공부하고 나면 의학박사(Doctor of Medicine 통칭 MD) 학위를 취득한다. 중간에 석사학위는 따로 받지 않고 학사학위 취득 후 곧장 박사학위를 받는 것이 의대나 법대 등의 특징이다.
흔히 메디컬 스쿨이라고 부르는 의대의 공식명칭은 학교별로 다양하며 School of Medicine 혹은 학교 이름 뒤에 Medical School이라고 쓰인다. 하버드 의대는 Harvard Medical School(HMS)이 공식 명칭이고, 스탠포드 의대는 Stanford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이 공식명칭이다. 또한 많은 중동부 지역의 의대들은 College of Medicine이라고도 사용하고 있으니 Florida State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이 그런 경우에 속하고 컬럼비아 의대처럼 Columbia University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라는 학교 이름을 사용하는 의대도 존재한다.
또한 UCLA나 Brown처럼 학교 이름 외에 의대 자체적으로 이름을 갖고 있는 의대들도 제법 되며 UCLA 의대의 공식명칭은 David Geffen School of Medicine at UCLA이고 Brown 의대의 공식명칭은 Warren Alpert Medical School of Brown University이다.
공식 명칭이 뭐라고 불리우든 미국 의대는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진학하는 4년제 대학원 과정이며 졸업과 함께 박사학위인 MD(Doctor of Medicine)를 취득하는 교육과정이다.
미국 전역을 통틀어 의대는 141개교에 불과하며 이것이 바로 의대 진학을 극도로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로 꼽힌다는 것은 이미 설명한 바 있다.
이러한 의대에 진학하는 대표적인 과정은 대학에 진학하여 프리메드 과정을 거쳐 의대에 지원하는 것이고 소수의 학생들은 대학에 지원할 때 대학/의대 통합과정 (BS/MD Combined Program)을 통해 의대에 진학하고 있다.
프리메드 과정을 거쳐 의대에 진학하는 가장 이상적인 타임라인은 대학 3학년을 마치고 지원하여 4학년이 끝나기 전에 합격하고 대학졸업과 동시에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상적인 타임라인대로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절반에 채 이르지 못한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4년간 하기에도 벅찬 의대 진학 준비를 3년만에 성공적으로 마치고 의대에 지원한다는 것은 굉장한 노력이 따르기도 하지만 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목표를 의대진학으로 완전히 정해놓은 학생들만이 이룰 수 있다.
고교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때는 11학년까지 준비한 내용을 12학년 1학기에 원서에 담아서 지원하면 12학년 2학기 중에 그 결과를 받게 되어 고교를 졸업하고서 자연스럽게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데 의대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원서를 제출하고 일년간 공백기 (Gap Year)를 갖고서 그 결과를 받게 되어 졸업한 다음 해에 의대에 진학하고 있다.
물론 성공적으로 진학을 하는 경우에 그렇다는 얘기지 의대 진학은 대부분의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다.
장기간의 불경기를 겪다 보니 미국에서도 대학 신입생들의 절반 이상은 의대 진학을 꿈꾸는 프리메드(Pre-Med/의대진학준비생)라고 본인을 소개한다.
법대를 졸업해서 변호사 자격증을 따도 취업이 잘 안되고, 뉴욕의 월 스트리트에서 많은 신입사원을 채용 하지도 않는 작금의 취업 현실이 지난 10년간의 미국 의대/치대 입시경쟁률을 사상 최고치로 매년 경신하고 있는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건 해당분야의 취업 및 고용안정성이 해당분야의 입시 경쟁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이유와 더불어 의사라는 직업이 갖는 사회적 의미가 이민 사회에 더욱 크게 작용하므로 우리 한인사회를 비롯해 중국계와 인도계 학생들이 주축을 이루는 동양계 학생들이 전체 의대생의 2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안 인구가 미국 전체 인구의 약 5~6%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의대생 중에는 너무 많은 동양계 학생이 있다는 불평을 타민족들이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동양계 학생들의 의대 진학은 타민족 학생들에 비해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이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의대에 진학하는 한인 학생 수가 일년에 500명에 육박하고 있으므로 장기적으로는 그리 고무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인사회에 의료전문인이 많아지면 고령화되는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므로 반가운 일이다.
특히 우리 한인 학생들의 의대합격률을 중국계 학생들의 합격률보다 높게 만든 것은 필자의 보람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대뿐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분야에 우수한 한인 학생들이 진출하여 정계/재계/ 교육계/문화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남경윤 - 의대진학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