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을 넘나드는 놀이- 가베, 아트
“차원”이라 함은 두 가지 뜻이 있다.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입장, 방법으로써 '관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수학적 물리적 범위에서 좌표와 축으로 나타내어져 좀 더 체계적으로 설명 할 수 있다.
후자를 살펴보면 4차원 이상의 차원도 거론되기도 하지만, 보통은 0차원에서부터 4차원까지 분류할 수 있다.
0차원이라 함은 점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점을 뜻한다기보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1차원은 점들의 만남으로 인한 선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우리가 보고 그리는 점과 선은 3차원일 수 있으며 1차원의 세계는 우리가 볼 수 없다.
2차원은 평면의 세계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면은 종이처럼 아무리 얇아도 높이를 가진다. 그러므로 2차원의 세계도 우리는 볼 수 없다.
3차원은 입체를 말하며 공간적이며 부피가 있으므로 시각적으로 우리의 일상과 친숙한 편이다. 여기에 시간이 더해져 우리가 사는 세계를 4차원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 4차원 공간을 가진 세계는 가로 세로 높이를 초월하는 다른 축의 공간이 있으며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개념과는 다르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을 대하는 나로서는 차원의 개념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1차원적인 아이들 -대개 융통성이 없거나 단순한 성향의 사람을 일컬음- 부터 4차원적인 아이들 -엉뚱하고 기발하지만 비현실적일 수 있는 성향- 을 만나면서 아이들 각자의 고유한 특성을 잘 살려 주면서 다른 성향의 경우를 알려 주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가베'라는 교구와 함께 기본적 3차원 입체의 나무 도형에서부터 점까지 분해되어 가는 여행길에서 수학적 용어와 원리를 놀이와 이야기로 알려 주어야 한다.
아트는 개인의 독창적 표현물 또는 행위이다. 그림을 처음 그릴 때 무작위의 선들로 시작하여 실제 보이는 것 그대로, 사실적 표현을 하기까지, 또한 4차원의 공간을 추상적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을 때 까지 반복과 인내로 인해 나타내어지는 기술이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깊이와 확장에 대한 기본 터다짐도 중요하다. 이 두 가지 모두 차원의 개념으로 접근 할 수 있다.
조형의 기본 원리인 점, 선, 면, 입체를 연령대에 맞게 체계화된 미술 놀이로 인지시켜 주어야 하며 차원의 이동으로 인한 간극을 사고의 깊이와 확장을 위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놀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이러한 차원을 넘나드는 특권이 있다. 다만 넘나드는 차원을 본인이 인식하지 못하고 정의하지 못 할 따름이다. 1차원의 앞 뒤로 움직이는 기차 놀이와 2차원의 여러 면을 그리며 이동하는 자동차, 3차원의 공간에서 움직이는 비행기를 거쳐 4차원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하울의 집 문이 열고 닫힐 때 바뀌는 공간처럼 공간 이동을 자연스럽게 할지도 모를 아이들에게 수학적, 물리적, 예술적, 심리적 차원을 선물하고 싶다.
김경희: abgo.ed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