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위한 음악교육 (4) - 시대별 작곡가들의 삶을 통해 알아보는 클래식 음악 < 바로크 시대 II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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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위한 음악교육 (4) - 시대별 작곡가들의 삶을 통해 알아보는 클래식 음악 < 바로크 시대 II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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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작곡가들의 삶을 통해 알아보는 클래식 음악 < 바로크 시대 III >

 

바하의 명곡들(2)

 

지난 호에 이어 바하의 골드베르크 변주곡(Goldberg Variations BWV988)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영화를 하나 더 소개하자면, 2013년 깐느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Like Father, Like Son, 2013)’를 들 수 있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신을 빼 닮은 아들과 함께 만족한 삶을 누리던 주인공 료타가 병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지난 6년간 키운 아들이 친자가 아닌 병원의 실수로 바뀐 아이라는 것이다. 료타는 자신과 삶의 방식이 너무 다른 친자의 가족들을 만나게 되고 자신이 키운 아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며 갈등에 빠진다. 낳은 정과 기른 정, 아버지와 아들을 잇는 것이 핏줄인지 아니면 함께 보낸 시간인지,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가족이 된다는 것, 아버지가 된다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 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영화에서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탁월한 연주로 정평이 나있는 전설적인 캐나디언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Glenn Gould)’의 연주로 들을 수 있다. 감독은 변주곡 형식의 이 곡이 가족이 바뀌는 충격을 경험하는 아이의 이미지와 딱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고, 기존의 느린 템포 연주보다 빠른 연주가 어울린다고 생각해 글렌 굴드의 연주를 고집했다고 한다. 글렌 굴드 유족은 평소 고인의 연주가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가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고자 했던 감독의 철학과 신념 그리고 진정성에 감동해 허락했다고 한다.

 

마태수난곡(St. Matthaus Passion) BWV 244

 

바하는 살아서는 명성을 얻지 못했으나,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위대성이 빛을 발하게 되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곡이 마태 수난곡이다. 낭만파 작곡가이자 지휘자로 유명했던 멘델스존이 우연히 푸줏간에서 가져온 종이가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고 펼쳐보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바하가 작곡한 마태수난곡이었다. 멘델스존은 1829년 베를린에서 마태수난곡을 처음 소개함으로써 19~20세기 바하 부흥운동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종교음악, 교향곡, 협주곡, 오르간 소나타, 실내악 등 바하의 수많은 곡들이 극적으로 부활하게 되었다.

 

마태수난곡이 얼마나 훌륭한 곡인지는 한 유명 작가의 평으로 짐작해 볼 수 있는데, 그는 평생을 음악과 함께 했다고 해도 마태수난곡을 접해 보지 못했다면 진정한 감동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과 같다. 마태수난곡은 인류 최고의 유산이며 지상 최대의 걸작이다.”라고 했다.

 

공산 주의자였던 칼 리프크네히트 조차 마태수난곡에 대해 이보다 더 달콤하고 부드럽고 감동적인 것은 없다.”는 찬사를 보냈다. 수난곡이란 4대 복음서의 수난사 즉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음을 당하기까지의 행적에 곡을 붙인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바하는 모두 5개의 수난곡을 남긴 것으로 전해지는데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마태수난곡요한수난곡두 곡 뿐이다.

 

마태수난곡은 종교영화에서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였다. 영화의 성자라 불리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작품 희생(The Sacrifice, 1986)’에서,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뒤 신의 존재를 믿지 않던 알렉산더 교수가 아이슬란드 출신 마리아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서 장엄하게 흘러나오는 곡이 바로 마태수난곡이다.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Concerto for Two Violins) BWV 1043

 

바하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는 현재까지 세 곡이 전해지는데, 세 작품 모두 바하가 쾨텐 궁정에서 레오폴트 공작을 위해 일하던 1717년부터 1723년 사이에 작곡 되었다. 레오폴트는 바하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고 적극 후원했다. 이 시기에 바하는 의욕적으로 작품 활동에 몰입했는데, 이 때 무반주 첼로 모음곡 등 뛰어난 작품을 많이 남겼다. 특히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에 대해 의사이자 철학자였던 앨버트 슈바이처는 바하의 바이올린 협주곡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쓸모 없는 짓이다. 누구도 그 아름다움을 말로써 표현할 수는 없다.”고 할만 큼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던 뛰어난 곡이다.

 

농아학교의 젊은 선생 제임스와 이 학교 졸업생인 청소부 사라와의 사랑을 다룬 영화 작은 신의 아이들 (Children of a Lesser God, 1986)’에서 이 곡의 아름다운 선율을 만날 수 있다. 제임스는 연인 사라에게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들려주고 싶어하지만 불가능 하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비로소 청각장애를 지닌 연인 사라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이다.

 

 

Kelly Na – 문화 & 예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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