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크게 봐야 한다.
좀 더 크게 봐야 한다.
보통, 학교를 찾아오는 분들 중 수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노래를 잘하고 싶기 때문에 노래 수업만 듣고 싶어요”
“프로듀서가 되고 싶기 때문에 난 보컬,작사 수업은 필요 없어요”
라고 많이 이야기하신다.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선 노래만 잘하면 되고, 음악을 잘 만들고 싶으면 보컬이나 다른 수업은 필요가 없다고 많이들 생각하고 계신다..
사실,보컬, 작사, 작곡, 프로듀싱 등등은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다. 노래를 잘하기 위해선 가사와 곡 내용 안에서의 주인공, 즉 캐릭터를 잘 파악해야 하며, 이야기 안에서 만들어 지는 동선에 따라 보컬의 미세한 슬픔과 기쁨, 여러 가지 감정이 적절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큰 그림을 봐야 어디서 보컬이 정확하게 앞으로 나와주어야 하는지를 알게 되고, 또한 어디서 적당하게 음악을 받쳐줘야 하는지 알 수 있다.
3년 전쯤 한 아이와 부모님께서 찾아 오셨다. "우리 딸이 가수로 데뷔하여야 하기에 보컬로만 수업을 부탁드립니다"라며 첫 만남부터 과일 박스를 선물해 주셨다. 그분들께 보컬을 잘하려면 다른 부분의 이해도가 함께 따라가줘야 보컬이 더 주인공 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설득하였으나 그 부모님들께서는 매몰차게 거절하시고 보컬 수업만 강요하셨다.
그래서 난 정말 보컬만 미친 듯이 가르쳤다.
그렇게 6개월 수업을 하고, 오디션을 보러 간 그 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날 찾아왔다. 딸 아이가 드디어 연습생에 뽑혔다며 기뻐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시간이 흘러 그 친구는 한국에서 데뷔를 하게 되었고 부모님이며 그 아이의 친구들 모두 그녀를 축하해 주었다.
재작년 여름,
그 아이의 그룹이 해체를 하게 되었고 회사도 아주 안 좋게 종적을 감추었다.
음악을 한다는 것은,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곡을 잘 만드는 것도 아니다.
“음악을 한다는 것”은 끝까지 음악 안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그 아이가 보컬과 함께 곡을 쓰는 방법, 그리고 음악이라는 그 멋짐 안에서 자신의 미래를 좀 더 성숙하게 건축해 나가는 방법을 알았더라면,
이렇게 안 좋은 결과가 본인에게 닥쳐왔더라도 극단의 선택은 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 음악이란 건 절대 순간일 수가 없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삶을 살리는 훌륭한 예술이기에, 우린 그 앞에서 좀 더 깊고 신중하게 서서 크게 봐야 한다.
Francis Kim | EEI NExtGen Director
323-868-3669 / eeimastar@gmail.com
Vol.68-0412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