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받지 못한 사과..... 김복동 할머니의 유언 - “끝까지 싸워 달라”

에듀스페셜

끝내 받지 못한 사과..... 김복동 할머니의 유언 - “끝까지 싸워 달라”

관리자 0

b87498c3ef93979a3d9f3c9661f4b66b_1549325694_0979.jpg 

 

김복동(金福童 1926년 5월 1일 ~ 2019년 1월 28일)은 대한민국의 인권운동가이자 일본군 위안부 성노예 사건의 피해자다. 세계 여러 곳을 돌며 여성의 인권을 신장시키기 위해 활동하였다. 67주년 세계 인권 선언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2015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을 받았다.

 

 

 

<생애>

 

김복동 할머니는 1926년 5월 1일 경상남도 양산시에서 출생하여 양산보통학교 4학년까지 다니다 어머니에 의해 집에서 내보내졌다. 언니들은 먼저 시집을 갔다. 1941년, 열여섯이 되는 해에 동네 구장과 반장, 일본인에게 속아 징용으로 알고 정신대로 끌려가게 되었다.  

 

대만, 광둥성을 거쳐 홍콩, 싱가포르, 수마트라, 인도네시아 자바 섬, 말레이시아, 방콕 등으로 이동하면서 성노예로 짓밟혔다. 일제 패망 후 5년만에 귀국했다. 후에 결혼했으나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하게 되었고, 재결합 후에 얼마 못 가 남편과 어머니를 떠나 보내며 홀로 살았다. 구멍가게를 운영하다가 가게가 철거되는 바람에 아파트를 보상으로 받았다. 나중에는 채소밭 일을 하며 연명했다. 

 

과거를 숨기고 살았던 김복동 할머니는 1992년 자신의 피해사실을 처음으로 고백하고 199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엔인권위원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처음으로 파견되어 전세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였다. 그후 미국, 일본, 유럽 등 여러 곳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며 평생을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며 싸웠다.

 

2012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에서 함께 기거하는 길원옥과 함께 나비기금을 출범했다. 나비기금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일본의 공식 사죄와 함께 이뤄질 법적 배상금 전액을, 전 세계 '전쟁 중 성폭력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각종 폭력에 고통 받는 여성들을 위해 기부하는 기금이다.

 

김복동 할머니는 2015년 국제 언론단체가 선정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영웅'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등과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공익사단법인 정(이사장 김재홍·김용균)이 제정한 '바른 의인상' 첫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정감사증인>

 

2016년 9월 26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국정감사에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관련한 증인으로 출석한 김복동 할머니는 졸속으로 위안부 합의안을 체결한 박근혜 정부를 크게 꾸짖었다.

 

"이 나라의 대통령 같으면 아베를 만나서 아베가 위로금을 줄 테니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하면,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사랑한다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냐), 일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것 같으면 지금 손떼면 좋겠다. 일본이 제대로 사죄하고 배상할 때까지 국민들과 손잡고 싸우겠다. 우리들 하는 일에 간섭하지 말아라. 지금까지 정부가 한 푼도 안 도와줘도 살았다. 우리는 우리들 대로 싸울 테니 우리들이 하는 일에 간섭만 안 해주면 좋겠다"라고 일갈했다.

 

국정감사가 끝날 무렵 심재권 외통위원장이 김복동 할머니에게 협상에 대한 생각을 묻자 할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대통령이 1억원 받고 할머니들을 팔아 넘긴 것 밖에는 안 된다. 아베의 말과 우리 정부의 말이 다르다. 이런 합의는 결코 인정할 수가 없다. 우리가 돈이 탐이 나서 하는 일이 아니다. 자기들이 한 짓을 기자들을 다 모아놓은 앞에서 법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우리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는 말이다. 이것을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하는 우리 정부를 어떻게 믿겠는가.

이것은 우리들만의 일이 아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어떤 일이 닥칠지 누가 알겠는가. 절대로 우리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끝까지 뿌리를 뽑고 싶다. 우리가 살아 생전에 끝을 못 맺으면 2세들이 있지 않은가. 2세들이 나서서 결국은 사죄를 받고 말 테니, 우리 정부는 이렇게 할거면 여기에 대해서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태까지 우리를 이렇게 고달프게 한 대통령은 없었다. 과거에 김영삼 대통령 때도 일본이 위로금을 준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때 김영삼 대통령은 그런 위로금은 못 받는다. 할머니들은 우리가 돌봐줄 수 있다. 그러고는 집 없는 할머니들에게 영세민 아파트 한 채 씩을 줬고, 우리에게 그때 돈으로 4천만원씩 주지 않았나. 그때 토대를 잡고 우리는 편안하게 잘 살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도 할머니들이 허드렛일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래서야 되겠느냐며 생활비를 더 보태 주라고 해서 지금 생활비도 충분히 나온다. 그래서 그렇게 고생하는 할머니는 없다.  밤낮으로 도와주는 정대협이 있는데 무슨 재단이 또 필요한가. 다른 일로 만드는 건 내가 알바 아니지만, 우리 할머니들 이름 팔아서 재단 만든다고 이러쿵 저러쿵 하지 마라. 돈은 정부에서 받았으니까 정부가 알아서 할 테고, 우리들 중에 돈을 받은 할매들은 실제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정신도 없는 사람들인데 집안에서 받으라 받으라 하니까 받으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서도 그 사람들은 가족 팔아 먹는 것 밖에는 안되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그 돈을 받는 것은 우리 할매들 몸값으로 받아먹는 것 밖에는 안된다. 우리는 그런 돈 필요 없다. 필요 없고 우리는 끝까지 일본하고 싸워서 일본의 사죄를 받고 싶다. 재단을 만드는 분들도 재단을 10개를 만들든지 20개를 만들든지 알아서 해라. 단 우리를 팔지 마라. 그리고 정말 나쁘다. 역사를 팔아먹는 데가 세상에 어디 있나? 아베가 어떤 사람인줄 아나. 등치고 간 내먹는 사람이다. 보통으로 돈 줄 줄로 아는가.  앞으로 위안부라는 소리를 일절 없애고, 소녀상도 없애고, 우리는 할 일 다했으니 한국정부가 알아서 해라. 그럴 거 아니냐.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들도 국민들을 좀 알아줘야 한다. 지금 세상은 권력과 세력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대통령도 국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옛날 대통령들도 이렇게 괴롭히지는 않았다. 같은 여성으로서 어떻게 이렇게 괴롭히고, 이런데 까지 나오게 만들어서 사람을 속상하게 만드냐는 말이다.


얼마나 억울하면 25년간이나 울고 불고 하면서 해결을 지으려고 했겠나. 그래도 안돼서 대통령 보고 해결해 달라 했더니 엉뚱한 짓을 해서 도로 이 모양을 만들어 놨으니 얼마나 화가 나겠느냐. 여러분들 자녀들이 그렇게 끌려 갔다 와서 일생을 망쳤다면 사죄 한 마디의 말도 없이 위로금 받고 누가 좋겠다고 하겠는가. 남의 일이 아니고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해 보라. 너무나도 안타깝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는가."

 

 

<끝까지 싸워달라>

 

2017년 갑작스러운 대장암 판정을 받은 김복동 할머니는 2019년 1월 28일 오후 10시 41분경,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향년 9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상주를 맡았으며, 다음날인 29일 대통령 문재인이 빈소 조문을 했다. 현직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조문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김복동 할머니의 장례는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으로 치러진다.

 

김복동 할머니의 임종을 지킨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김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 끝까지 해달라'는 말씀과 '재일 조선학교 아이들 지원하는 것도 끝까지 좀 해달라', 그리고 그 말씀 끝에 일본에 대한 분노를 강하게 표현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할머니께서 사회에 기부한 것만 약 2억원 정도가 된다"며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내어놓고 가셨다. 시간 마저도 저희 활동가들을 배려해 저희가 다 모인 가운데서 떠나셨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인 이 모(93) 할머니도 28일 오전 별세했다. 이 할머니는 17살에 일본 시모노세키로 끌려가 피해를 겪었다. 두 할머니의 별세로, 피해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두 분 할머니의 명복을 빌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죄를 강력히 촉구한다.

 

 

0 Comments
Facebook Twitter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