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트 전문가, 이현미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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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트 전문가, 이현미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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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의 위대한 힘


퀼트 전문가, 이현미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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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비가 부슬부슬 많이 내리던 12월 첫째주, 플러튼의 한 조용한 주택가, 예쁜 크리스마스 리스가 걸린 입구의 문이 열리며, 퀼트 전문가 이현미씨가 우리 취재진을 반갑게 맞아주셨다.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빨간 계열 색깔의 앞치마를 곱게 입고 계신 모습에서 남다른 감각을 지닌 분 이시라는 인상을 한눈에 받았고, 집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인테리어와 소파 테이블, 벽 등에 장식된 크고 작은 퀼트 작품들이 전체적인 집안 분위기를 더 따뜻하고 포근하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 소파 옆에 작업 공간으로 보이는 듯한 앤틱 테이블과 그 위에 놓인 여러 가지 색깔의 실패들과 함께하는 재봉틀이 인상 깊었다.

 

이현미씨는 한국에서 21년전 일본에서 들여온 퀼트샵에서 처음으로 퀼트를 접하였고, 10년 정도 경기도 일산에서 퀼트샵을 직접 운영하며, 클래스를 통해 제자도 양성하였다. 그 당시 우먼센스와 리빙센스 등의 주부 잡지에 자신의 작품을 소개, 연재하였고, 주요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하였다.

 

바쁘신 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테리어가 연말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립니다. 연말이 되면 이렇게 집을 장식 하십니까?

 

물론이죠. 연말뿐만이 아니라 일년에 크게는 4번 정도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맞춰서 색깔이 다른 소품들로 인테리어 장식을 바꿔요. 절기뿐만 아니라 땡스기빙 이라던지, 크리스마스 등 할러데이에 맞게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한번씩 인테리어가 변화할 때마다 가족들이 너무 좋아해요. 특히 아들들이 칭찬을 많이 해줘요. (슬하에 아들만 두분) 딸이 있어서 같이 하면 좋겠지만 아들들이 칭찬 해주면 너무 기분이 좋아요.

 

퀼트는 무엇입니까?

 

일반적으로는 사각형의 헝겊 조각을 이어 바느질을 하는 것이 퀼트의 기본이고, 나아가서는 사각형이 아닌 다양한 모양의 헝겊 조각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바느질해서 이어나가는 모든 것이 퀼트 작품이죠.

 

장식되어 있는 퀼트작품들이 꽤 다양한데, 퀼트를 이용해 어떤 작품들을 만들 수 있습니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이불이나 배게 커버 에서부터, 작은 소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될 수 있어요. 제가 만든 것들은 케익 모양의 케이스, 휴대폰 케이스, 지갑, 식기받침(placemats), 행주, 접시커버, 테이블 보, 가방, 인형 등이에요. 이불도 꼭 덮는 용도가 아닌 벽에 걸어놓으면 작품이 되죠. (장식장의 깨진 유리문이 예쁜 수건모양의 퀼트작품으로 커버시킨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대부분 100%의 면으로 만들기 때문에 세탁기에 빨아도 되는 실용성 있는 작품을 만들기에는 퀼트가 적합하죠. 좀 더 화려함을 추가하고 싶다면, 비즈로 장식을 더하여 다양하게 변형도 가능해요자수나 비즈 등의 장식을 더할 때는 반드시 종이에 밑본을 그린 다음 천에 옮겨 잘라서 바느질을 해야 완성품의 모양이 정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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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트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완전 초보인 경우는 어느 정도 배워야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요?

 

바느질 경험이 없는 초보라면 일주일에 한번 정도의 수업을 기준으로 4번 정도 수강을 하면 일단 사각형의 작은 조각을 이어나가는 바느질부터 가능하고, 바느질 솜씨는 하면 할수록 늘기 때문에 일단 바느질 솜씨만 익숙해지면, 천을 고르는 방법과 본인의 색깔감각에 의해 멋진 작품으로 발전될 수 있어요.

 

지금 저 같은 경우는 아무리 복잡한 문양이 들어가고 크기가 크더라도 최대 이틀 안에는 다 완성해요. 완성되었을 때의 뿌듯함도 좋지만, 정성을 들이며 해 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돼요. 그런 의미에서 초보도 얼마든지, 즉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 생활이 퀼트인 거죠.

 

조앤이나 마이클스에서 쉽게 재료들을 구입할 수 있고, 이메일 등록을 해 놓으면 쿠폰도 챙겨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주부라면 꼭 한번 도전해 보기를 바래요.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요.

 

퀼트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점, 또는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색에 대한 감각이 중요해요. 천의 색깔배합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죠. 바느질 솜씨는 기술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좋아야겠지만, 작품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조각들의 색깔배합이죠.

 

그 배합에 따라 따뜻함, 차가움, 연말분위기, 가을 분위기 등 본인이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를 나타낼 수 있고, 창의성도 부여되는 것이죠. 이 색깔감각은 많은 경험에서 길러지기도 하지만, 개인의 타고난 능력에 따르기도 해요.

 

혹시 미국에서 퀼트 하시는 분들과의 교류는 있으신지?

 

요즘은 영어 공부를 위해 미국 퀼트 모임, 퀼팅 비(Quilting Bee)를 찾아 일주일에 한번씩 모임을 가지고 있어요. 만나서 천과 바느질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소소한 생활의 이야기도 나누고, 매달 자신의 작품을 하나씩을 만들어 보여주며 의견을 나누어요.

 

한국과 미국의 퀼트차이가 있습니까?

 

한국 퀼트와 미국 퀼트의 차이 중 하나는 한국에서는 항상 면 100%인 천을 주로 쓴다면, 미국에서는 천의 종류가 훨씬 다양하고, (cotton)에만 국한하지 않고 두꺼운 울(wool)도 사용해요. 천의 질감 자체가 다르니까 변화를 주는 요소가 더 늘어나서 느낌이 다양해 지는 것 같아요.

 

또 다른 차이가 있다면, 한국에서는 손바느질을 기본으로 하여 큰 사이즈의 작품도 손으로 한땀 한땀 정성을 들인다면, 미국에서는 손바느질을 거의 하지 않고 재봉틀을 사용하여 시간적 절약과 효율성을 높이죠. 그래서 미국 퀼트샵을 다닌 후 재봉틀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손 바느질의 매력을 버리질 못해 손으로 대부분의 작품을 만들고 있죠. 바늘이 굉장히 작기 때문에 골무를 끼고 하더라도 오른손 두번째와 세번째 손가락 끝이 자주 바늘에 찔려 상처로 남아 있어요. (부끄러우신 듯 손을 감추셨다)

 

퀼트를 하시면서 언제 보람을 느끼십니까?

 

좀 전에도 얘기 했듯이 제가 하나씩 완성하는 작품을 보며 식구들이 기뻐하며 예쁘다고 칭찬해주면 너무 뿌듯해요. 지금은 성인이 된 두 아들들의 여자친구들에게 내가 만든 퀼트 소품을 선물했더니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정성이 담긴 선물을 했다는 의미가 크죠.

 

자식들이 다 커서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진 지금, 자칫 삶의 무료함과 허무함을 느낄 수 있는 이 시기를 퀼트를 하며 안정을 찾고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감을 느껴요. 나 자신의 정서함양과 계발을 할 수 있어서 좋고, 생활소품을 직접 만들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마운 분들께 선물할 수 있어서 좋죠.

 

이제 좀 있으면 아들들이 결혼할 시기가 와요. 요즘 고민은 새로운 식구가 될 며느리에게 어떤 작품을 만들어서 선물할까 하는 것이에요. 의미도 있고 실용성도 있고 예쁘기도 한 것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 고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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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막으로 퀼트는 _____________. 라고 한 단어로 표현해 주신다면? 

 

퀼트는 좋은 엄마 .(웃음) 퀼트에 집중하고 있을 때, 내 자신의 정서적 안정이 자식들의 정서적 안정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이죠. 아이들에게 공부, 학교생활, 집에서의 행동 등 자칫 잔소리로 이어질 수 있는 것들을 바느질을 하고 있는 동안 한번 더 생각하게 되어서 애들을 좀 더 부드럽게 대하게 되요. 한번 더 생각하게 되니까 애들을 이해하려는 여유도 생기게 되고요.

 

애들이 공부할 때도 묵묵히 옆에서 바느질 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며, 푸근한 엄마, 본인들의 결정을 이해하고 믿어주는 엄마가 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퀼트가 큰 역할을 했다고 봐요.

 

 

이현미씨는 내년 2월쯤 클래스를 만들 계획이 있어 퀼트를 배워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희소식이다. 끝으로 이현미씨는 퀼트는 너무나 매력적인 취미활동이며, 특히 자식들이 다 크고 난 뒤 삶의 공허함을 느끼거나 무료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주부라면 꼭 퀼트를 한번 배워 보기를 권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제니 정 기자

Vol.4-20141219

 

Anyone who works on a quilt, who devotes her time, energy, creativity, and passion to that art, learns to value the work of her hands. And as any quilter will tell you, a quilter's quilting friends are some of the dearest, most generous, and most supportive people she knows.”

 

누구든지 퀼트를 하는 동안, 시간, 에너지, 창의력, 열정을 바치게 되고, 손으로 이루어내는 작품의 가치를 알아간다. 퀼트를 하는 동안의 친구는 바로 자신이 아는 가장 사랑스럽고 너그러이 도움을 주는 주변 사람들이다.

 

- Jennifer Chiaverini , an American quilter and author, known for the Elm Creek Quilts novels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6-10-02 07:39:56 에듀컬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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