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아-코리아 자매결연협회 - 낸시 이 회장 인터뷰
브레아 고등학교 한국어 교실, 응원해 주세요!
* 본인과 소속단체의 소개를 부탁한다.
브레아 코리아 자매결연 협회(Brea-Korea Sister City Association, 이하 BKSCA)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다. BKSCA는 브레아 시청에 소속된 기관은 아니지만, 시의 요청에 의해서 만들어진 시청 관할의 단체이다. 2011년에 한국의 안성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다양한 문화, 교육, 경제교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매년 4~5월경에 한국 문화 공연을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5번째를 맞는다. 또,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열리는 브레아 컨트리 페어에서 한국 음식도 판매한다. 역시 5번째를 맞게 된다. 교육 교류로 안성시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금도(인터뷰 당시) 안성시의 중학생 20명이 와 있다. 현재는 특히 브레아 고등학교에 한국어 교실을 개설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 브레아-한국 자매결연 협회는 한인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인가?
아니다. 시의회에서 정식으로 결의안이 통과되어 만들어진 단체다. 모이다 보니 한인 1.5세들과 2세들이 주축이 되었지만, 외국인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 결의안을 최초로 발의한 사람은 누구인가?
지금 이사장을 맡고 계시는 마이클 김 선생님이다. 브레아 시에서 시청에 관계된 일을 하고 계셨기 때문에 그 분을 주축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때문에 전 시의원들도 멤버로 소속되어 있고 행사를 할 때 마다 시와 시의회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 왜 안성시 인가?
경기도와 관련된 분의 소개로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엔 경기도 여주시가 될 뻔했는데, 최종적으로 안성시로 결정됐다. 규모나 산업여건 등이 비슷하고, 두 시의 분위기도 많이 비슷한 것 같다. BKSCA 설립 당시 안성시장을 맡으신 황은성 안성 시장님이 매우 적극적으로 후원을 해 주신다. 자매결연협회로는 한국에서도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한다.
* 왜 한국어 교실을 개설하려고 하는가?
보통 다른 지역 학교의 한국어 교실은 한인 학부모님들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 졌지만, 브레아는 순서가 좀 다르다. 문화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언어라는 것을 문화 교류 사업을 통해 깨달은 것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만해도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서로 오고 싶어 한다는데 여기서 한국에 보낼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그런데 30년이 넘은 일본 자매결연 협회는 서로 왕래가 잘 되는 것이다. 이유를 알아보았더니 학교에 일본어 클래스가 있었다. 부모가 후원해주고, 크레딧도 받을 수 있으니 운영이 잘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한 일일뿐더러 문화 교류사업을 위해서도 한국어 클래스는 꼭 필요하다.
* 한국어 교실은 쉽게 개설할 수 있는가?
절대 그렇지가 않다. 학교와 교육구에서 한국어 클래스 개설을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한국어 교실의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타 인종 커뮤니티의 공감을 얻어내야만 한다.
* 어떻게 타 인종에게 한국어의 필요성을 이해시킬 수 있나?
우리는 먼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부모가 자녀에게 한국을 가르칠 것이고, 어려서 한국어를 배운 아이가 어른이 되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센터에서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달라는 요구가 있어서 시도해 본적도 있다. 하지만, 홍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기로 하고 작년 9월 초등학교 한 곳을 선정해서 한 시간짜리 방과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물론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학교와 교육구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보험도 들어야 했다. 재미위주로 편성한 방과후 한국어 프로그램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문화교류 사업을 추진하다가 한글을 가르치게 된 것인데 관심도 높고 호응이 매우 좋다. “우리 학교에도 한국학생들이 많은데..”하며 많은 문의가 온다. 정규 한국어 교실 개설에 좋은 영향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기존 한글학교도 많지 않은가?
토요일에 운영하는 한글학교가 많이 있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는 부모님들의 뜻에 따라 열심히 나가지만 아무래도 중, 고등학생으로 성장하면서 그 수가 많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할 수는 없을뿐더러 다른 과외활동이나 학원에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방과후 프로그램의 활용도가 더 높을 수가 있다. 또 이번에 6주 프로그램을 개발하신 분이 한국어진흥재단의 한국어 교사 유니스 이(미주한국어교사협의회 부회장) 선생님이다. 프로그램을 아이들이 너무나 재미있어 해서 단 한 명도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6주 프로그램을 모두 마쳤다. 말했다시피 다른 학교에서도 요청이 많다.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유니스 이 선생님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다. 무척 감사하다.
대학교에서도 외국어 과목중 한국어가 매우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런데 그에 비해 고등학교의 한국어 클래스는 매우 적다. 미 전역에 80개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브레아시도 아시안 학생 중 한국 학생들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한국어 교실은 꼭 필요하다.
* 타 인종 커뮤니티의 활동은 어떤가?
브레아에는 자매결연 협회가 세 개가 있는데, 가장 오래된 멕시코 협회는 시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45년 전 로타리클럽에서 멕시코의 빈민지역을 후원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이렇다 할 교류사업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일본이 있는데 일본어 교사가 학생들을 인솔해서 왕래하는 정도의 프로그램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브레아 시에서 원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다. 다양한 커뮤니티가 서로 활발하게 교류를 하면서 조화와 화합을 이루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시민의식을 희망하고 있다.
* 어떻게 이런 일을 하게 됐나?
1977년에 이민을 와서 플라센티아에서 성장을 했고, 1999년에 브레아로 이사를 왔다. 내 아이들이 어렸을 때 교회에서 한글을 가르쳤는데, 한국 학부모들과 학교 또는 교육구 사이의 소통을 돕다가 학교와 교육구, 커뮤니티센터에 이름을 올리고 통역 봉사를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한인들이 주류 사회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고, 서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 같다. 일을 할수록 이 일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우리가 모종의 벽을 느끼고 인종차별로 느끼는 많은 일들이 사실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들이다. 그래서 문화 교류사업이 중요하고, 그것을 위해서 또 한국어 교실이 중요한 것이다.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특히, 브레아에 오시는 분들에게 우리가 비빌 언덕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또, 우리가 주류사회에서 인정받고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주인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길뿐이다. 이것을 계몽하고 싶다.
* 한국어도 완벽하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통역 역할을 하면서 한국어와 영어를 계속 사용하게 되었다. 또 지금은 한국어 선생님들이 주위에 많이 계시기 때문에 계속해서 배울 수 있다.(웃음)
작년 7월에 새로 부임한 브레아-올린다 교육구 교육감께서 눈에 띄게 늘어난 동양권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을 하느냐를 고민하다가 커뮤니티 자문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는데, BKSCA의 활동을 보고 내게 자문역할을 해달라고 요청을 하셨다. 물론 흔쾌히 응낙을 했다. 교육구와 한인 부모들을 포함한 아시안계 부모들과의 소통을 돕는 역할을 열심히 할 것이다.
* BKSCA는 브레아의 주민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자 하나?
브레아 지역에 학부모회도 만들고, 경제 단체도 조성해 드리는 플랫포옴이 되고자 한다. 브레아에 관심이 있는 한국 분들이나 미주의 한인 분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 또는 도움이 필요한 부분들을 상담해 드리고 도와드리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하지만, 한인 학부모회가 별도로 조직되어 운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브레아는 아주 작은 도시이다. 그래서 여러 커뮤니티가 모두 속해있는 브레아 학부모회(PTA)에 한인 학부모들이 많이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봉사하고 서포트하는 모양새가 좋다고 본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보이지 않다가 컴플레인을 할 때만 나타난다면 그 누구라도 인정받지 못하고 환영 받지 못할 것이다.
또 소상공인들간의 경제 교류를 위한 다리 역할도 하고 싶다. 브레아시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중에 하나가 한국 식당이다. 음식판매 행사에서는 김치가 없어서 못 판다. 특히 젊은 층들이 좋아한다. 4월에 열릴 예정인 문화공연에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민속 부스를 설치해서 운영해볼 계획이다. 내년은 브레아시가 생긴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기념 행사가 크게 열린다. 그 때 한국에서 유명한 안성의 바우덕이 풍물단을 초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재정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이사회의 이사들이 회비를 내고, 회원들이 1년에 30불의 연회비를 납부한다. 그리고 후원금을 받고 있다. 협회가 설립된 지 5년 됐는데 지금은 적자가 아니다. (웃음)
* 운영진과 회원은 몇 명이나 되는가?
이사회가 7명, 정규 멤버가 40명 정도 된다. 이중 20명 정도가 매주 꾸준히 모인다. 전직 브레아 시장님들 세 분과 인도, 일본계 등의 외국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한국에 다녀온 학생들과 그 부모님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다. 한인들을 위한 모임을 한다고 하지만 우리끼리만을 위한 모임은 2세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함께하는 활동 속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 교육위원이나 시의원 등 정치에 관심이 있나?
그렇지 않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2세들을 양육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 자녀 교육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비록 교육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자녀를 키워본 부모로서 아이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봉사활동을 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물론 공부도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야 하지만, 봉사정신을 배웠으면 좋겠다.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를 하며 스스로 자부심을 갖는 것이 아이들 교육에 큰 도움이 된다. 한인사회와 커뮤니티를 위한 봉사에 지금부터 참여를 시켜서 우리 아이들이 한인사회를 이끌어 갈 때는 주류사회에 영향력 있는 한인 정치인이 많이 배출되면 좋을 것이다.
* 올해의 목표는?
한국어 클래스를 꼭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정기적으로 외국인 어덜트 코리안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고,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았다. 올해는 브레아 고등학교에 한국어 클래스를 꼭 유치할 것이다. 올해 이루지 못하면 내년에 다시 시도할 것이다. 많은 부모님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를 해주어야만 빨리 성취를 할 수가 있다. 부디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
* 오는 2월 4일에 교육 세미나가 있는 것으로 안다.
2월 4일 오후 7시부터 브레아 시청 컨퍼런스 센터에서 에서 교육 세미나를 개최한다. 브레아 학군의 미래 설계에 대한 세미나와 한국어 교실 유치를 위한 설명회가 열릴 예정이다. 사실 주목적은 한국어 과목 개설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지지서명을 받기 위한 행사이다. 우리는 미주한인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시의 후원을 받는 단체이기 때문에 특정 커뮤니티만을 위한 활동을 전면에 내세울 수는 없다. 그래서, 브레아 시의 교육정책을 설명하는 세미나와 무료 칼리지 카운슬링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 교실 유치사업도 홍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크리스틴 매릭 브레아 시장과 브래드 매이슨 브레아 교육구 교육감도 나와서 연설을 할 것이다. 일을 하다 보면 우리의 수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번 행사에 많은 한인들이 참가해서 시와 교육구를 깜짝 놀라게 했으면 좋겠다.
(denis@caledunews.com)
Vol.56-0129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