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내 레깅스 차림을 자제해달라"는 남학생 어머니의 공개 편지에 반발한 노트르담 대학교 학생들이 항의의 표시로 레깅스를 집단 착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8일 인디애나주 노트르담 대학교 학생들이 이틀간 레깅스를 착용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 대학교의 25일자 신문에는 자칭 가톨릭 신자이며 아들 넷을 둔 엄마라는 마리안 화이트의 편지가 실렸다.

화이트는 'The legging problem'이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작년 가을 노트르담 대학교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했는데, 바로 앞자리에 레깅스와 짧은 상의를 입은 젊은 여성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고통스럽게' 눈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아들들은 내가 곁에 있을 때 (바라건대 내가 없을 때도)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지 않는다. 아들들은 쳐다보지 않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며 "나 역시 여성들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피할 수가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젊은 남자들이 그들을 보지 않는 것이 얼마나 더 힘들었겠냐"며 "다음에는 아들을 둔 엄마들을 생각해서 쇼핑을 가면 레깅스대신 청바지를 고르는 것을 생각해 달라. 레깅스 유행이 지나가길 바란다"고 기록했다.

화이트는 또 "이 문제는 여학생들만이 해결할 수 있다"며 "우리는 우리를 봐야 하는 사람들을 존중하기 때문에 벌거벗고 다니지 않는다"라고 덧붙이면서 "너를 소름 끼치게 바라보는 불미스러운 남자(unsavory guys)와 너를 보는 것을 피하려고 모든 짓을 해야 하는 착한 남자(nice guys) 모두 나를 속 타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 편지를 받은 노트르담 대학교 학생들은 즉시 반발하며, 26일을 '레깅스 프라이데이'로 선포하고, "모든 사람들은 캠퍼스에서 자랑스럽게 레깅스를 입으라"고 독려했다.

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은 "화이트의 편지는 남성의 잘못된 행동의 원인이 여성이 입는 옷 때문이라는 암시를 주고 있다"고 말하며 분노를 표현했다.

학부모인 헤더 피코네는 공개서한을 통해 "화이트의 아들들은 해변에서 셔츠를 벗은 적이 없느냐"며 "화이트의 논리대로라면 그녀의 아들이 자신의 몸으로 내 딸을 유혹하지 않도록 키워야 한다"라고 반박했으며 니콜 워딕이라는 여학생은 "내가 

(레깅스를) 입는 것은 내 몸을 성적으로 봐도 된다는 초청장이 아니다. 따라서 시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26일과 27일, 약 1천 명의 학생들이 '레깅스데이 노트르담' (leggingsdayND)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레깅스 차림의 사진을 찍어 트위터 등 SNS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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