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리버사이드 연구팀, 새로운 모기퇴치 방안 발견
황열병(Yellow fever virus)을 옮기는 모기의 유충과 번데기 변화 과정 [Lewis Hun/UCR 제공]
- 탈피 호르몬 운반 단백질 겨냥한 '표적 살충제' 길 열어
지구온난화로 갈수록 더 기승을 부릴 병원균 매개체인 모기를 완전한 성체로 자라지 못하게 함으로써 무력화하는 새로운 방안이 발견됐다.
UC 리버사이드(UCR)의 야마나카 나오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모기가 탈피 과정에서 꼭 필요한 호르몬인 '엑디손' (ecdysone)을 세포로 운반하는 단백질 중 가장 중요한 한 종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엑디손은 곤충이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되려면 없어서는 안 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세포로 전달되지 않으면 성체가 되지 못하고 번식도 할 수 없게 된다.
이전에는 엑디손이 모든 세포막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야마나카 박사의 연구로 이를 세포로 운반하는 단백질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2018년에 처음 밝혀졌다.
야마나카 박사는 후속 연구를 통해 초파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곤충이 엑디손 운반 단백질을 갖고 있다는 점을 밝혀낸 데 이어, 모기는 가장 중요하고 중심되는 한 종이 빠진 3종만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이는 벌이나 다른 화분 매개 곤충에는 해가 되지 않게 모기만을 겨냥한 살충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는 것으로 발표됐다.
야마나카 부교수는 "(모기가 가진) 엑디손 운반 단백질의 기능은 차단하지만 모기가 갖지 않은 운반 단백질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화학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인체 세포도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으로 교과서에 기술돼 있지만 곤충 연구 결과를 놓고 볼 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면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비 지원을 받는 연구팀은 현재 모기의 엑디손 운반 단백질을 차단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찾고 있으며 다른 동물에서도 엑디손 운반체가 있는지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불임 상태로 만든 수컷 모기를 방사해 암컷이 부화할 수 없는 알을 낳게 하는 방법도 존재하지만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모기에 대처할 방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야마나카 부교수는 "모기를 멸종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 모기가 번식할 수 있는 더 좋은 조건이 되고 더 큰 문제를 유발하기만 할 것이라는 점에서 한가지 도구에만 의존해 통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