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뭐길래…美와튼스쿨 교수의 실험, 학생들에 '의무화'
"강의계획서에 AI 정책 도입…AI 활용하되 이용 사실 밝혀라"
공영라디오 NPR은 명문 MBA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이선 몰릭 교수가 올해 강의계획서에 처음으로 AI 정책을 도입, 학생들에게 챗GPT 사용을 허용한 것은 물론 이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PR은 몰릭 교수가 이를 통해 인간과 기계 모두에 '우리는 함께 잘 지낼 수 없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와튼스굴에서는 최근 한 교수가 챗GPT에 MBA 핵심 코스의 한 기말시험을 치르게 한 결과 일부 수학적 오류가 있었지만 B 또는 B- 학점을 줄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말 인공지능(AI) 챗봇 '챗GPT'(ChatGPT)가 출시된 후 세계 교육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챗GPT의 글쓰기 능력이 사람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부정행위에 악용될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는 한 달도 안돼 미국 교육 현장에서 현실이 돼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12월 말 미국 교사들이 챗GPT를 악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학생들 때문에 큰 고민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익명을 요구한 미국 중서부의 한 대학생은 두 번이나 챗GPT로 숙제를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챗GPT가 내놓은 과제의 답을 손으로 써 제출했다며 "(컴퓨터가 답할 수 없는) 더 좋은 문제를 만드는 건 교수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챗GPT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막는 게 최선이 아니라며 이를 적극적으로 교육과 접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몰릭 교수가 자신의 수업에 챗GPT를 공식 도입한 것이 그런 사례 중 하나다.
기업가정신과 혁신에 관해 강의하는 몰릭 교수는 강의계획서에서 "AI는 새로운 기술이며 틀릴 수 있다. 학생들은 그 결과를 다른 출처와 비교해 확인해야 하고 AI로 인한 오류나 누락에 대한 책임은 학생에게 있다"고 밝혔다.
AI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AI를 언제 어떻게 사용했는지 인정하고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AI 정책에는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학문적 정직 의무를 위반하는 게 된다고 명시돼 있다.
몰릭 교수는 "모두 부정행위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정직하라는 것이다"라며 "챗GPT로 무엇을 했는지, 답을 얻으려고 어떤 대화를 했는지 말해달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챗GPT를 교육에 도입하려는 것은 우리는 지금 공식적으로 AI 세계에 살고 있고 교육자들이 AI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진정으로 못 하게 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몰릭 교수는 "우리는 전자계산기가 있는 세계에서 수학을 가르쳐다"며 "이제 교육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학생들에게 이 세상이 다시 어떻게 변했고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가 교실에서의 평가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여전히 열정과 불안 사이를 오가지만 교육자들이 시대에 따라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