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단이란 무엇인가
한의원에서 처방 받는 보약 중에서도 가장 비싼 가격으로 유명한 것이 바로 공진단이다. 이것은 실제로 구암 허준의 동의보감에 기재되어 있으며 널리 알려져 있는 처방이다. 동의보감에서 그 처방을 찾아보면 의외로 간단하다. 녹용, 당귀, 산수유, 사향 이렇게 네 가지뿐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 기본 처방에 각 한의원 및 한의사의 고유 처방을 더하여 OO단이라고 이름을 지어 환자에게 처방하고 있다. 대체로 위의 기본 처방에 인삼, 꿀을 더하고 금박을 입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진단에 대하여 동의보감에는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장년기의 남자들은 진기가 허약하기가 쉬우므로 음혈을 보하는 것이 좋다. 다른 약재들은 약효가 약하여 효과를 보기 어렵다. 하지만 이 공진단은 몸의 상부에 있는 불기운과 아래에 있는 물기운을 잘 오르내리게 하여 오장이 스스로 조화되게 한다.'
또한 마지막에 이런 표현도 있다. '더운 술이나 소금을 넣고 끊인 물과 함께 복용한다.' 더운 술은 약효를 몸에 잘 퍼지게 하는 효능이 있고 소금 물은 어떤 약이든 몸 안에 잘 스며들게 하는 기능을 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복용하는 용량에 대한 표현으로는 '벽오동씨 만한 크기로 만들어서 하루에 70~100알씩 복용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 문헌을 그대로 따른다면 하루에 27g 이상을 복용해야 하는데 현재 통용되는 공진단 한 알의 크기는 최대 5g 정도 이므로 사실 이것을 5~6알 정도는 복용해야 동의보감에 있는 공진단 복용 용량과 일치하게 된다. 그런데 실제로는 하루 1~2 알로도 충분히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반면 공진단을 복용했을 때 부작용을 볼 수 있는 사람은 한의학적으로 '간실증'이 있는 사람이다. 평소에 화를 잘 내고 옆구리가 당기듯이 아픈 듯한 통증을 보이는 사람이 이 약을 과다하게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한편 공진단의 네 가지 약재 중에서 단위 용량당 가장 가격이 비싼 것은 바로 사향인데 이것은 사향 노루의 수컷의 배꼽에 있는 것으로 암컷을 이끄는 향이 발산된다. 이것은 멀리 퍼지는 효능을 가지므로 막힌 것을 뚫어주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사향 노루는 철저하게 보호를 받는 멸종 위기 동물이기에 그램당 가격이 녹용, 인삼은 물론이고 순금보다도 비싸다. 사향의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이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침향, 목향을 대신 써서 공진단의 가격을 낮추기도 한다. 개인적 임상 경험으로는 공진단에 최고 품질의 녹용, 당귀, 산수유 등을 쓴다면 사향 대신에 침향, 목향을 써도 그 효과는 80% 이상 비슷하다고 본다.
위와 같이 공진단은 한의학에서는 최고의 보약이라고 할 수 있다. 구성 약재가 모두 귀하고 비싸므로 공진단 가격 또한 고가이기에 그만큼 한국이든 미국이든 가짜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만약 공진단을 복용하고자 한다면 그 처방 약재가 어떤 기원을 가지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확실히 믿을만한 의료기관에서 자기의 체질을 진단하여 부작용이 생기지 않게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
이우경 | 자생한방병원 미주분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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