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 이어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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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30 07:40
하버드 대학 진학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큰 딸 말리아 오바마가 올 가을 학기에 대학에 입학하는 대신 1년간 ‘갭이어’(gap year)를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에 합격하면 곧바로 입학해 4년 뒤 졸업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한인 학부모들에게는 ‘갭 이어’ 자체가 여전히 거리감이 있는 것이어서 더욱 새롭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갭 이어를 선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자.
- 갭 이어란?
‘갭’이란 '단어의 틈'이란 의미처럼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일정 기간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자기만의 시간을 이용해 하고 싶은 것, 아니면 해둬야 할 것 등을 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자기 발전의 시간을 만드는 셈이다.
통상 일년의 시간을 갖는 '대학 입학 전 갭 이어'의 경우에는 크게 두 가지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자기 발전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은 해외 여행이나 외국의 빈곤국 등에서의 봉사활동이다. 이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고, 자신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배우는 과정이다.
하지만 어떤 학생들은 자신의 학업 능력을 보완하는데 활용하기도 한다. 대학에서의 수업을 차질없이 따라가고, 그 이후를 대비해 커뮤니티 칼리지 등에서 공부하며 실력을 늘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경제적인 이유다.
대학 등록금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년간 입학을 미룬 뒤 일자리를 얻어 학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 자녀들의 경우 이 방법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매우 효율적인 플랜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 대학이 싫어하지 않나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대학들은 이를 적극 장려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명문대들도 적극적이다.
대학들이 이를 권장하는 이유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경험을 통해 입학한 경우 대학 생활과 학업에서 상당히 좋은 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일년의 시간이 학생을 성숙시킨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이를 택한 학생들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하는 기간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서 일부 대학들은 아예 합격한 학생들을 위한 갭 이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을 정도다. - 추세는?
한 조사에 따르면 매년 4만 명 정도가 이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해의 경우 갭 이어를 택한 학생들의 수가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났다.
미국 캡 이어 협회(AGA)의 지난 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갭 이어를 택한 연령대 조사에서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기 전 연령대가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즉 10명 중 거의 8명이 대학 입학을 앞둔 학생들이었다는 얘기가 된다.
또 이를 택한 동기에 대해 92%는 자기 성장을 위한 경험을 위해, 85%는 새로운 세상과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그리고 81%는 학업에만 매달려야 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물론 갭 이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집안의 경제 사정과 매우 밀접한 연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갭 이어의 개념은 해외여행이나 다른 지역에서의 활동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만큼 재정적인 뒷받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AGA 조사에서 갭 이어를 가진 응답자의 46%가 가구당 소득 10만달러 이상이었다는 것도 이를 단적으로 설명해 준다. - 갭 이어의 옵션은?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대표적인 것들을 소개한다면 다음과 같다.
우선 여행이다. 특히 해외여행은 새로운 문화와의 만남을 통해 세계를 보다 넓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인턴십으로 앞으로 자신이 살아갈 사회를 미리 체험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진로를 바로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 사회 생활에서 자신이 처신해야 할 것들을 미리 배울 수 있다.
다음으론 자원봉사활동이다. 이 역시 자신을 발전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미국 내에서도 할 수 있고, 해외 빈곤국을 찾아가 활동할 수도 있는데 결국 자신의 위치를 깨닫게 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네 번째는 공부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들을 이 시간을 활용해 보완함으로써 대학 공부를 보다 수월하게 진행해 나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취업이 있는데 이는 대부분 학비를 마련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 일을 하고 돈을 벌면서 사회를 배우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 주의점은?
앞에서 설명했듯이 갭 이어를 갖는 것은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고, 이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대학 생활을 누구보다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원동력을 얻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건들이 있고,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실천하지 않는다면 말 그대로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도 높다는 사실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갭 이어를 선택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왜 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이유와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입시 준비를 하느라 몸과 마음이 지쳐 잠시 쉬겠다는 생각으로 갭 이어를 갖는 것은 절대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
때문에 갭 이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목표로 하는 것 등에 관해 분명한 고민을 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갭 이어는 해외로 나가는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은 매우 어리석은 것으로, 집에 머물면서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진행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니어 이그제큐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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