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요" 역시 좋은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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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역시 좋은 대답이다.

관리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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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나름 방학이 끝나고 학생들과의 수업을 다시 시작하였다

아이들이 돌아오기 시작하니 나와 선생님들은 무언가 허전하였던 빈 공간이 차는걸 느끼며 기분이 훈훈해지기 시작하였다. 곁에 있다가 떠난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이 기분은 참으로 묘하면서, 동시에 얼마나 우리가 아이들을 사랑했는지를 한 번 더 느끼게 해준 고마운 경험이기도 하였다.

 

제목 그대로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아니요” 역시 좋은 대답이라는 거다.

우리 학교에는 한국 회사의 연습생이 3명 있다. 그 아이들 중  한 여자 아이는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대략 1년간 우리 학교에서 트레이닝을 받으며 계속 실력을 쌓아나간 프로에 가까운 아이이다. 얼마나 많은 기다림과 시간을 투자하였는지 옆에서 봐온 우리들은 그 아이를 항상 응원하고 있었다.

 

나는, 몇 달 전부터 그 아이의 회사가 상황이 안 좋아져서 사실상 그 아이를 데뷔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을, 회사가 알아서 아이에게 전달하겠지 했으나, 시간이 지나도 답답함만 더해갈 뿐 이야기가 서로 오가지 않았다. 회사의 사회적 지위도 이해하고, 또한 아이의 노력도 이해하여 내 마음 속 깊이 약간의 우울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회사가 사정이 안 좋아져서 사실상 너를 데뷔시키지 못하게 되었다. 미안하다. 좀 더 나은 곳을 내가 소개 해주거나, 네가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이런 식의  용기 있는 그들의 대답이 분명 아이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텐데, 왜 대답을 못해주고 있을까……

나 역시 기다림에 익숙한 사람이다. 회사든, 일이든. 

음악 비지니스는 기다리고 준비하는 그 과정이 너무 힘들지만 긍정적인 마음이 끝내는 나를 좋은 곳으로 이끌었기에 난 꽤 기다림에 능숙해진 사람이 되었다.

 

그 기다림을 아이가 이해하길 바라며 설명을 해주지만 사실 경험 해보지 않은 이상 그들은 다시 우울해질 수 밖에 없다.

 

우린 그러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더 나은 어른이 되도록 만들기 위해 이 학교를 세우게 되었다. 더 크게 나아가 그것이 우리 학교의 철학이다.

 

“음악으로의 성공이 아닌, 성공한 삶의 음악”

 

꿈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이 삶의 지탱되게끔 도와주는 교육,

원하는 음악의 성공이 아니더라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서바이벌. 

“아니요”란 대답을 들어도 다시 일어나서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스스로의 자리, 위치, 철학.

 

 

방학이 끝나고 한 주가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위에서 언급한 연습생 아이에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지만,그 눈물이 얼마나 감사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주는 경험이 되는지 알게 될 그 날이 빨리 오길 기도한다.

 

 

 Francis Kim | EEI NExtGen Director

 323-868-3669 / eeimastar@gmail.com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1-25 07:10:01 EEI 실용음악칼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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